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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호성 Jul 17. 2022

일에 관하여-2부

당신의 일은 어디를 향하고 있는가  


근속을 위한 몇 가지 팁

 

 또 한 가지 일의 지속성을 위해 노력해야 할 부분은 이성과 감정의 분리다. 많은 사람들이 일을 오랫동안 지속하지 못하는 이유는 바로 이성적으로 처리해야 할 일을 감정적으로 처리하거나 감정적으로 대해야 할 상대를 이성적으로 대해버리기 때문이다. 일은 이성에 의해서 돌아가고 사람은 감정에 의해 돌아간다. 일을 오랫동안 잘하기 위해서는 마치 뇌에 이성과 감성이라는 버튼을 탑재한 인간 모습의 하이브리드 AI라도 된 것처럼 행동해야 한다.

 

 논리적인 문제제기를 감정적으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이성 on). 유관부서의 항의를 개인에 대한 공격으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이성 on). 부하직원이 힘들어하는 상황을 잘잘못을 따지며 타이르면 안 된다(감성 on). 선을 넘는 거래처의 발언에 맞받아 쳐버리면 안 된다(이성 on).

 

 만약 논리적인 문제제기를 감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유관부서의 항의를 개인에 대한 공격으로 받아들이고, 부하직원에게 잘잘못을 따지며 타이르고 거래처의 발언에 싸움을 일으킨다면 아마도 오랫동안 회사생활 하기는 힘들 것이다.  

  세대 간의 갈등을 탈피하는 현명한 자세

 세대 간의 갈등을 탈피하는 현명한 자세  


 모든 기업이 다 똑같진 않겠지만 요즘 대부분의 회사의 중요한 이슈는 바로 ‘세대 간의 화합’ 일 것이다. 어느 순간부터 관리자급 이상 인사들은 젊은 직원들에게 ‘MZ세대’라는 프레임을 씌우고 반대로 젊은 직원들은 그들에게 ‘꼰대’라는 불명예스러운 타이틀을 부여한다.

 

 관련 주제로 논문을 쓰거나 책을 써서 인세를 받는 대학 교수들이나 작가들에게 부를 선사할 수는 있어도 이런 식의 프레임은 함께 화합해서 성과를 만들어야 하는 한 조직 내에서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관련 주제가 화두가 된 이후 많은 회사에서 세대 간의 갈등이 오히려 증가했음을 살펴볼 수 있다.

 

 갈등이 증가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입장이 극명하게 다르기 때문이다. MZ세대는 ‘할 말 다 하고’ ‘본인의 이익에 민감하고’ ‘워라벨’이 소중한 이들인데 관리자급 이상 인사들은 ‘할 말 안 할 말이 정해져 있고’ ‘회사에 본인의 인생을 희생하며’ ‘필요시 회식이나 야근이 동반되어야 한다’ 주의이기 때문이다. 각자의 시각에서 상대방은 절대로 이해할 수 없는 집단이다. 아무리 서로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서 잘 안다고 한들 서로가 이해가 안 되는데 어떻게 서로 싫어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젊은 직원들이 꼰대들을 포용할 것인가? 꼰대들이 MZ들을 포용할 것인가? 그 누구도 포용력이 없는 상황에서 대부분의 기업들은 일종의 스테일메이트(stalemate)에 갇혀버린 셈이다.

 

 문제는 이런 식의 세대 일반화는 일부 인원들에게 피해를 준다는 것이다. MZ세대라고 해서 모두 회식을 싫어하지 않을 수 있고 부당할지라도 상사의 의견을 수용하는 성향을 가진 사람이 있을 수 있다. 반대로 관리자급 이상 세대라고 해서 모두 재택근무를 싫어하고 회식을 좋아한다고는 할 수 없지 않은가? 이들에게 이런 식의 프레임 씌우기는 서로에 대한 잘못된 꼬리표 달기에 불과하다. 나이가 많다고 해서 모두 꼰대는 아니고 나이가 적다고 해서 모두 MZ 스럽지는 않다. 상대방을 잘 모르는 상태에서 프레임을 씌워버리면 상대방을 이해하는데 매우 큰 장애물을 스스로 만들어 놓는 셈이다. 직장생활을 하는데 인간관계가 중요하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하나의 이론으로 참고하는 수준에서 멈춰야 한다.   

 

 다시 같은 질문으로 돌아가 보자.

 

 당신은 왜 일하는가?
A.   먹고살기 위해서
B.   본인의 목표와 꿈을 이루기 위해서
C.   세상에 어떤 긍정적인 영향과 변화를 주기 위해서

 

 일을 잘하려면 A, B, C라는 목적을 모두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일을 잘하는 것은 능력과 마음가짐에서 기반한다. 때로는 마음가짐이 능력을 초월하기도 한다. 그리 똑똑한 사람이 아니더라도, 가방 끈이 짧은 사람이라도 일류 기업을 이끌거나 엘리트 동료들보다 뛰어난 성과를 가져오는 인재들이 있다. 일을 잘하는 이들에게 일은 단순한 돈벌이 수단이 아니다. 본인만을 위한 것도 아니다. 이들에게 일의 목적은 타인을 위한 것이며 일의 포커스가 내부가 아닌 외부를 향해져 있다. 그렇게 해야 일에서 보람을 찾고 기쁨을 맛볼 수 있음을 이들은 잘 알고 있다.

 

 대단한 사람처럼 보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본인이 오랫동안 일을 하기 위해서 우리는 반드시 일이 주는 기쁨과 의미를 찾아내야만 한다. 멀리서 찾으려 하지 말고 가까이에서 찾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내가 하는 일이 누군가에게 어떤 도움을 주는지에 대해 잘 생각해 보라. 그 도움을 받은 사람은 어떤 기분을 느낄지 생각해 본다면 조금이나마 내가 하는 일에 보람을 느껴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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