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브런치 활동을 시작했다.
본격적으로 글을 쓰고 싶어서,
글로서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이 좋아서,
브런치에서 활동하는 수많은 작가들처럼
나만의 작품을 펼쳐보고 싶었다.
그렇게 호기롭게 시작했으나...
어찌 된 것인지 요 며칠 글을 쓰는 게 쉽지 않다.
썼다 지웠다, 썼다 지웠다의 무한 반복.
주제도 ABCDEFG...까지 계속 바꾸고.
도대체 내가 쓰고 싶은 게 무엇인지 모르겠다.
윤동주 시인의 <쉽게 쓰여진 시>를 읽었다.
인생은 살기 어렵다는데 시가 쉽게 쓰이는 것에 대해
그는 부끄러워했다. 이와는 정반대로, 단 한 줄 쓰는 것도 어려운 나 자신이 부끄러웠다.
사실... 글을 쓰고 안 쓰고 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에 직면하고 있는 듯하다.
도대체, 내가 진짜로 원하는 건 뭘까?
내가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지...
가슴 한구석이 답답하고 돌덩이가 얹혀있는 기분이다.
요즘 삶에 생기를 잃어버렸다.
아이들을 돌보고 하루하루 커 나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 또한 감사하고 귀한 시간임을 안다.
그러나 온전히 '나'로서 인정받고, 일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다시 그때로 돌아갈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
나의 커리어가 멈추어 있다는 것,
거기서 오는 공허함, 허탈감이 너무 크다.
아... 이렇게 주저리주저리 일기 쓰듯 적어보니
마음은 한결 편하다.
그래, 누구에게 평가받기 위해 글을 쓰는 건 아니니까.
나 스스로 '엄격한 잣대'를 내려놔야겠다.
잘하려는 것보다 일단은 꾸준하게 성실하게 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