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게임>이 미친 흥행을 이어가기 전, 나는 <D.P.>에 빠져 있었다
구교환 배우의 신작을 보면, 연어처럼 매번 유튜브의 단편 영화들을 다시 찾아보게 된다
<WELCOME TO MY HOME>까지 다 보고 나니 추천 영상에 W Korea 인터뷰가 떴다
주제가 주어지면 그림을 그리고 설명하는 형식이었다
왠지 모를 감동을 받았다
나는 뜬금없이 감동 받곤 한다
내 좌우명? 좌우화(銘)?
가 되었다
6개월로 예정되어 있던 인턴을 3개월만에 끝냈다
2000년(당시 5세) 이래, 처음으로 완벽한 백수가 되었다
해야할 일이 아예 없다
마음은 홀가분하고 삶은 평화롭다
당연한 소리겠지만
당연하지 않기도 하다
해야할 일이 많았을 땐
해야할 일이 없어질까 두려웠으니까
그래서 원래대로라면
지금쯤 불안해서 죽기 직전이어야 하는데
그렇지가 않다
계속 홀가분하다
감사합니다 구교환 선생님
[Wlfgrl]는 버릴 트랙이 하나도 없지만, 그중에서도 <Krystle (URL Cyber Palace Mix)>, <Ghost>, <Phantasy13> 같은 스타일이 가장 취향에 맞다. Machine Girl은 주로 클라이밍할 때 앨범째로 듣는데, 여러 스타일의 곡이 섞여 있어서 가끔은 좀 부담스러울 때가 있다. 잠깐 쉬는 타이밍인데 <Excruciating Deth>가 나온다거나...
그렇기 때문에 작년에 발매된 [RePorpoised Phantasies]가 운동할 땐 베스트다. 딱 내 취향에 맞는 스타일만 담고 있다. 전체 길이도 20분 남짓이라 쉼없이 달리기 좋다.
이게 약간 플레이스테이션 초창기 모델의 고전 게임 감성이라는 사실을 최근에서야 알았다
복고라고 하기엔 애매하게 현대적이고 최신이라고 하기엔 촌스러운 시기라고 보면 될까?
이도저도 아니라는 게 재밌다
ElFamosoDemon의 플레이리스트는 다른 느낌으로 이러한 감성을 담아내고 있는데
문득 생각날 때가 있다
보지도 않고 판단하긴 싫지만
뭘까 이 불안함은
나도 어쩔 수 없는 원작충인가 봐...
에드가 비밥호를 떠나는 에피소드(Session#24 Hard Luck Woman)를 가장 좋아한다
마지막 시퀀스의 낭만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되찾은 기억 속 자신의 집을 찾아가지만
이미 폐허가 된 터를 보며 생각에 잠긴 페이
정든 비밥호를 뒤로 한 채
아버지를 따라나서는 에드
에드의 뒤를 따르는 아인
삶은 달걀을 입에 욱여 넣으며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하는
스파이크와 제트
그리고 <Call Me Call Me>
<호문쿨루스>를 봤다
'내가 보는 타인의 모습엔 결국 내가 투영되어 있고,
내가 타인에게 하는 말은 결국 나에게 하는 말이다'
큰 감명을 받았고
가치관에 큰 변화가 생겼다
김심야 선생님의 픽이다
역시
아주 오랜만에 국립현대미술관을 방문했다
자유의 마을(대성동)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전시는 조금 난해했고
[워치 앤 칠]은 마음에 들었다
EBS 다큐멘터리에 기묘함을 한 스푼 더한 듯한 <엘리의 눈>은 아주 흥미로웠고
<썰매>로 처음 만났던 김희천 선생님의 또 다른 작품도 좋았다
무엇보다 차지량 선생님의 <뉴 홈>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동명의 퍼포먼스를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영상화한 작품인데,
꿈에 카메라를 가져올걸의 라이브 공연과
음악 위로 오버랩 되는 관객들의 뭉클한 행진이 계속 머릿속에 떠오른다
나도 이 논의에서 자유롭지 못한 세대가 되었기 때문일까?
이건 동질감, 연대감, 그리고 부끄러운 안도감일까?
https://indienbob.tistory.com/592
https://youtu.be/O1PrZvWD9BU
철도 없이 아직도 무언가를 만들고 싶다
민구홍 매뉴팩처링의 제품을 보면 더욱 그렇다
<범용 오프닝 디제잉>을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무언가를 만들고 싶다
더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배우고, 생각해야지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