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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투더 폴리틱 Dec 30. 2020

APEC회의가 뭐야?

지금 이 순간 국제정치 핫키워드

  



 APEC(Asia-Pacific Economic Cooperatio)는 1989년 11월 창설된 아시아 태평양 경제 협력체로, 세계인구의 40%, GDP의 52%, 교역량의 45%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의 지역협력체이다. 환태평양 연안 국가들의 경제적 결합을 도모하는 국제기구이며, 싱가폴에 사무국을 두고, 총 21개 국가들이 참여하고 있다. APEC은 다자무역체제를 지속시키고, 역내경제통합을 이루고자 하는 목적을 지니고 있다. APEC의 의사결정은 전원합의 방식을 따르며, 비구속적 이행을 원칙으로 한다. 따라서 회원국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중시함을 바라볼 수 있다. 


 

APEC회의는 공동성명에 대한 구속력이 없는, 어쩌면 명목상의 국제기구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APEC 회의의 중요성은, 회의 자체 지니고 있는 경제적 협력기구라는 역할 이외에도, 국제정치의 상황에 따라 국가들의 소통과 협력을 도모하도록하는 외교 채널이 된다는 사실을 살펴볼 수 있다. 특히 2017년 부터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APEC은 미국과 중국이 통상 아젠다를 두고 정면적으로 충돌하는 갈등의 장이 되고 있다. 이에 따라 APEC의 기능에 대한 일정한 의문의 목소리가 존재하는데, 이는 아래의 내용을 통해서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지금까지의 APEC 


 2020년 APEC 회의는 말레이시아를 의장국으로 개최되었다. 코로나 19로 인해, 두 차례의 정상회는 화상 연결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현재 코로나19의 팬데믹이라는 시급한 사안에 대해, 회원국들은 ‘보건과 경제 협력’을 추진하기로 합의하고 정상선언문을 채택했다. 또한 APEC의 새로운 중장기 비전인 ‘푸트라자야 비전 2040’을 채택했으며, △무역투자 자유화 △디지털 경제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한 성장 등 3개 핵심 영역을 중심으로, 회원국들의 지역경제통합, 아태자유무역지대 관련 작업 진행, 혁신기술개발 촉진, 포용적 인적자원 개발, 환경문제 대응 등의 세부 내용이 포함되었다. APEC의 중장기적 비전은 지난 2019 APEC이 전격 취소되며, APEC의 중장기 비전인 보고르목표 달성연도(2020) 도래에 따른 새로운 목표 수립이 이뤄지지 못한 지점을 2020년도에 이뤄낸 것이다. 



 지난 2019년 APEC은 의장국인 칠레 국내의 반정부 시위 지속으로, 11월 16~17일 개최예정이었던 APEC 정상회의를 취소하게 되었다. 그 대신, 비공식 고위관리회의(ISOM: Informal Senior Officials’ Meeting)를 개최하며, 2019년도 APEC 성과물을 정리 및 발표했다. 당시 고위관리회의에서는 새로운 목표 수립의 비전을 설립하지는 못하였으나, 당시 2019년도 연간 주요 성과를 최종적으로 점검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러나 APEC의 위기는 단순히 칠레의 국내적 문제에 의한 취소 뿐만 아니라, 지속적으로 미국과 중국이 ‘통상 아젠다’에 대해 충돌하며 ‘무역/투자 자유화 및 다자무역체제 지지’에 대한 회원국 간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는다는 문제점도 존재했다. 



중국은 APEC에서 지속적으로 미국의 일방주의/보호주의 무역을, 미국은 불공정 무역을 비판을 해왔다. 2018년에도 ‘모든 불공정한 무역 관행을 비롯한 보호무역주의에 맞서자는 데 합의’ (We agreed to fight protectionism including all unfair trade practices) 문구에 대한 각 국 정상들 간의 의견불일치로 인해, 정상들의 공동성명이 불발되었다. 이 이유는 ‘불공정한 무역 관행’은 미국이 중국의 무역/경제 정책을 비판하는 프레임이며, ‘보호무역주의’는 트럼프 시기 이후 미국이 시행하는 무역 정책에 대한 중국의 비판적 프레임이 내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는 시진핑 국가주석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2018년 APEC 정상회의 직전 APEC 최고경영자 서밋(CEO Summit)에서 통상 문제로 상호 비판한 내용들을 통해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시진핑 주석은 ‘보호무역과 일방주의’에 대해 세계가 이에 반대해야 한다며, 미국의 통상정책을 ‘근시안적 보호주의 접근 방법으로는 실패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펜스 부통령은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와 국영기업 보호’를 비난하며,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이 개발도상국을 ‘빚더미에 깔리게 하는 것’이라 반박하였다. 




올해의 APEC

 무엇보다 올해의 APEC의 화두는 현재 국제정치에서 지속적으로 충돌하고 있는 미국과 중국 정상의 참가와 대화의 여부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불복 논란에도 불구하고, 미국 대선이 후 첫 공식 석상으로 2020 APEC 회의에 모습을 드러냈다. 트럼프는 “인도태평양 평화와 번영 그리고 미국의 코로나 19 백신개발 성공”을 강조했다. 그리고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을 향후 20년간 APEC의 의제로 삼자며, 푸트라자야 비전 2040을 지지했다. 그러나 트럼프가 대선 조작 논란에 대한 소송이 기각되고, 대선에서의 패배한 기색확연해지며, 트럼프의 발언은 회원국들의 큰 지지를 받지 못했다. 


 시진핑은 ‘일방주의와 보호주의’를 미국을 겨냥해 비판하고, 코로나 19 극복 차원에서 국제협력을 강조했다. 특히 코로나 백신 연구와 관련해 회원국들은 세계보건기구에 협조하고 공평하게 백신을 분배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이는 WHO에 비협력적이고 독단적인 백식 계발에 집중하고 있는 트럼프 미국을 비판하는 목소리로 해석됐다. 


 일각에서는 올해 APEC의 주인공은 ‘시진핑’이라는 평가가 이뤄지고 있다. 시진핑은 대미 전략으로서 ‘다자주의’를 일관적으로 실시하며, 최근 중국 주도의 역내경제통합 공동체 RCEP를 타결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시진핑은 2020년 APEC에서 코로나19의 전세계적 보건/경제 협력과 더불어, RCEP(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Regional Comprehensive Economic Partnership)의 체결 결과를 대대적으로 강조하며, CP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Trans-Pacific Strategic Economic Partnership) 가입을 적극적으로 고려하겠다고 주장했다. 중국의 CPTPP 가입이 예외적인 것은, CPTPP는 이전 오바마 정부 당시 미국의 환태평양 지역의 경제적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해 만들었던 TPP의 후신이기 때문이다. 당시 중국은 TPP에 대해, 미국의 중국에 대한 경제적 봉쇄 및 압박정책으로 인식됐는데, 현재 중국은 CPTPP에 대해 전향적인 태도의 전환이 엿보이는 것이다. 시진핑은 트럼프 행정부에 들어서 ‘미국의 일자리가 사라진다’라는 이유로 미국이 탈퇴한 CPTPP에 선제적으로 가입해, 현재 트럼프와 바이든의 정권교체 기간 동안 다자주의 무대에서의 주도적인 목소리를 획득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또한, 기존의 보호주의/일방주의로서 중국에 대해 적대적이었던 트럼프와 달리, 보호주의와 자유무역주의를 주창하는 바이든과 협력적인 동반자관계 및 대화의 채널을 형성해 나아고자 노력하는 지점으로 읽힌다. 




2021년 APEC회의는 어떨까?

2021년 APEC은 뉴질랜드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2021년 APEC 회의는 일방주의/보호주의 노선으로 통상 정책 및 외교 정책을 실시했던 트럼프 행정부가 물러나고, 다자주의와 자유주의를 기본 골조로하는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면 큰 틀에서 변화할 것으로 파악된다. 무엇보다, 중국은 국내의 경제 성장을 위한 역내 공동체 형성과 지속에 관심을 두고 있고, 바이든 또한 적극적으로 UN, APEC, TPP 등 다자주의 무대에 설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이와 같은 다자주의 무대에서의 미중의 관계가 건설적인 대화가 될 것인지, 혹은 패권국과 패권도전국가 간의 패권투쟁의 장이 될지는 미지수로 남아있다. 바이든은 미국 대선의 과정에서, 중국의 노동 인권 문제와 남중국해 방공식별구역 설정을 강하게 비판했고, 미국은 중국이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규범에 편입되기를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이 주장하는 국제규범으로의 중국의 편입의 실질적인 내용에는, 지적재산권 침해 문제, 환율조작 의혹, 본국 투자 해외기업에 대한 기술력 갈취와 같은, 중국의 입장에서 자국의 정치 및 경제적 주권을 침해할 수 있는 첨예한 사안이 포함되어 있다. 그렇기에 양 국가 간의 건설적인 논의의 과정은 결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참조자료

2019년 APEC 고위관리회의 결과 및 향후 전망, 대외경제정책연구원

2018 APEC 정상회의 결과와 향후 전망,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오바마 행정부와 트럼프 행정부의 동아시아 전략 연속성과 단절에 대한 평가, 공민석(서울대학교)경성대학교 사회과학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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