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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달 Oct 05. 2023

우울이 나쁜 것만은 아니란 걸 [아티스트 다니 인터뷰]

"벽이 있으면 일단은 부딪혀봐야 하지 않나"

https://www.instagram.com/dani_02.1/

우울이 나쁜 것만은 아니란 걸 [아티스트 다니 인터뷰]

"벽이 있으면 일단은 부딪혀봐야 하지 않나."


암울한 시기의 인간은 무척이나 고독해진다. 사람으로 채워지지 않는 공허함이 있다. 우리에게 구원이란 무엇인가? 우연으로 비춘 음악이라는 얼굴이 농익으면서, 살갑게 다가온다. 음악이 그에게 다가오면서, 우울했던 순간들이 구원으로 바뀌고, 지금의 그가 되었던, 16살 '감정예술가' 다니(가명)을 만나보자.








Q. 인터뷰 받아들여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런 황금 같은 주말에....


A. 하하. 네.


Q. 와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A. 나이 중3, (중학교 3학년) 감정예술가 다니라고 합니다.


Q. 개학한 지 얼마 안 됐잖아요. 그동안 뭐 하고 지내셨어요?


A. 작년이랑 다를 거 없이 공부도 열심히 놀기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Q. 그렇군요 (웃음). 본격적으로 가면, 인스타그램에 그림들이 많이 있잖아요. 되게 단순하고 발랄하고, 다채롭더라고요. 그림들 보면 되게 어린이 같은 느낌이 드는데 또 작품 설명을 보면은 뭔가, 그렇게 밝지만은 않더라고요. 상반되는 주제 같은 거요. 표현하고자 하는 바와 그림체와의 연관성을 염두에 두고, 장치적으로 사용하시는 편인가요?


그의 작품들.



A. 일단 그림은 어떤 시점에, 경험, 아니면 특정한 날로 인해서 든 감정이나 성장한 계기, 그런 것들을 주로 그리는 편이에요. 제 그림 스타일은 두들 같고 낙서 같은 스타일인데, 그림이 엄청 깨끗한 거, 아예 실수 하나 없이 완벽주의적으로 그리는 게 특징이에요.  


그렇다고 해서 그림을 장치적으로 사용하기보다는 그냥 드는 감정 기분대로 표현하고자 하는 걸 그리는 거 같아요. 제 그림체가 뭔가 둥글둥글하고 귀엽고 밝다고 많이 그러는데 제 속에 있는 감정들은 그러지 못해서 상반되는 거 같기도 해요. 그래서 저는 시각적으로 보이는 거보다 그냥 제가 표현하고 싶은 것들을 그리는 거여서 연관성을 두지는 않는 거 같아요. 물론 어떤 예술가들은 바다는 수채화로 표현해야 더 돋보이고 감성적이니까. 그래서 그림체와의 연관성이 중요하다 보는데 지금의 저는 그냥 제 감정을 한 일기장처럼 써 내려가고 있는 거 같아서 연관성을 두지 않아요.


그리고 이 부분은 질문과 무관하지만 제가 약간 10대에 일찍 음악을 시작한 아티스트들을 많이 들어서 그런지 생각이 드는 부분이, 일찍 음악을 시작한 아티스트들을 보면 어리고 순수한 시절의 음악과 그때만 느낄 수 있는 사춘기 같은 반항적인 감정, 이별해서 느끼는 슬픈 감정,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시간 낭비하며 살아가는 순간들에 대한 허무함 같은 감정들을 더 잘 표현하는 거 같아요.

 

아무래도 10대 때가 가장 정서적으로 성장하는 기간이라 생각해서 그들이 성인이 되고 나서 하는 음악과, 10대 때 음악들을 비교해서 들었을 때 뭔가 예전 음악들에서 더 표현이나 전달하고자 하는 게 풋풋하고 직설적이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10대 때에만 느낄 수 있는 감정들을 많이 간직하고 싶어서 그림을 많이 그려요.


Q. 그렇군요. 인스타그램에 작업물 엄청 많잖아요. 꽤나 성실하게, 부지런히 작품 활동을 하고 계시는데, 영감을 얻는 부분이나, 어떤 일을 겪고 '아 이건 내가 그려야겠구나'했던 게 있나요?


A. 한 번도 정해본 적이 없어요. 그림을 그릴 때도 ‘내가 여기다 이 글씨를 넣어야지, 저 글씨를 넣어야지' 그렇게 생각해 본 적은 없어요. 왜냐하면 정해두고 그린다고 하면, 제 입장에서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둔다고 생각해서 머리에 그때그때 떠오르는 그림들 하나하나를 종이에 채워 나가는 방식으로 작업하고 있어요. 그림을 그릴 때 머리에 생각이 많으면 안 돼서 좋아하는 음악, 때로는 우울한 음악을 들으면서, 감정이입을 해 자연스럽게 그려나가는 거 같아요.


Q. 틀에 가두는 것보다는, 의식의 흐름처럼 손에 가는 대로 그리는 게 편하고 자신만의 방법이라로 생각하시나요?


A. 네 그래서 올라와있는 모든 그림들은 스케치가 없어요.


Q. 오, 러프 없이 그리시군요. 그림뿐만 아니라 옷도 리폼하고, 음악 아티스트와 콜라보도 해서 사운드 클라우드에 음원도 있고. 그렇게 그림을 그리거나 패션 스타일에 관심 가지게 된 계기, 예술을 처음 접하게 된 시작한 계기가 어떻게 될까요?


A. 코로나 터지고 나서와 연관이 되어있는데, 원래 외향적 성격이어서 땀을 흘리면서 뛰어노는 삶을 더 지향했었거든요. 초등학교 5학년 2학기때 어학연수를 가면서, 5학년 2학기때 학교에 있는 친구들과 같이 보낼 시간을 가지지 못했어요. 저는 5학년때가  성숙해지는 시기의 첫 발걸음, 예민해지고 감각적이고 부정적 생각도 많이 하게 되는 사춘기의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딱 그때 주변 사람들, 가족, 친구들과 같이 시간을 보낼 수 없었고. 6학년 딱 코로나 터지면서 1년간 친구들이랑 제대로 만날 기회가 없었어요. 그러다 보니 중학교 오면서 알던 친구들과도 서먹서먹해지고 취향 차이도 많이 느낀 거 같아요. 보통 남자애들은 게임이나 운동을 좋아하는데, 저는 운동을 잘하는 편도 아니고 게임에 흥미가 없어서. 중학교 때 취향이나 관심사로 무리가 나뉘는 거 같은데, 나와 맞는 사람도 없고, 그때 정서나 감정이 많이 불안정하고 안 좋았던 거 같아요. 그러다 보니 주변 아이들이 반에서 취향 특이한 저를 이상하게 보고 배척한 거 같아요.


그러다 보니까 속에 불안, '더 이상은 못하겠다' 같은 부정적인 감정이 많이 쌓였고 그렇게 그냥 몇 개월을 살았어요. 시간은 가고, 아무 진전은 없으니까 극단적인 생각도 들고 ‘난 도대체 무엇을 위해 이 세상에 탄생했을까’ 같은 생각이 머리에 너무 많아지게 된 거예요. 그런 와중에 원래 음악 듣는 걸 좋아하지 않았는데 중학교 2학기부터 음악에 많이 빠지게 됐어요. 힙합? 힙합으로 치기에는 많이 애매하지만 EMO라는 장르에 빠지게 되었어요.


EMO는 2000년대 초반에 락 문화가 섞여 파생된 장르로, 밴드 Nirvana의 보컬인 커트코베인에게 영감 받은 아티스트인 Lil peep이 EMO 힙합을 언더그라운드에서 메인스트림까지 끌어 올려놓았다고 생각해요. Lil peep, Juice WRLD, Mac Miller, XXXTENTACION, The Kid LAROI, blackbear, MGK, iann dior, Post Malone 등등의 EMO 힙합 아티스트들을 들어보면서 자신의 상처나 슬픔 과거에 대한 후회, 우울했던 순간들을 음악으로 직설적이고 적나라게 표현하는 게 너무 멋있어 보였어요.


특히 The Kid LAROI - WITHOUT YOU, iann dior - emotions , Post Malone - Circles blackbear - hot girl bummer 라는 곡들을 많이 들었는데요, 이 곡들은 개인적으로 추천해드리고 싶어요.

https://youtu.be/CZrEcslERe8?feature=shared

그가 추천한 곡들 중 하나인 'The Kid LAROI - WITHOUT YOU'



EMO 힙합 아티스트들은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을 과감하게 표현하면서 비슷한  감정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넌 절대 혼자가 아니야”


같이, 음악을 통해서 세상에 그러한 감정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매일매일 위로해 주고 일어설 수 있게 해주는 거 같아 점점 빠지게 되었어요. 그렇게 저는 항상 노래를 듣는 것이 좋아졌고 EMO 음악들이 어떻게 보면 저에게 진통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느껴져요. 그렇게 음악이 진통제 역할도 하고 전에 언급했던 아티스트 보면서 '멋있다'라고 느끼면서 그런 사람들이 자신을 ‘표현’ 하는 게 너무 멋있다고 생각했어요.


저는 예전에 다양한 그림 보는 걸 좋아했었는데, 그림을 막 잘 그리는 것도 아니고 따라 그리기도 정말 못 하는 아이였어요. 성격이 급해서 차분한 거 하나 제대로 할 수 없는 아이였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상상 가는 대로 그림을 그려보자’해서 그림을 시작했어요. 인터넷 쇼핑몰 같은 데 보면 80색 정도로 싸게 파는 마커펜이 있어요. 제가 소유욕이 좀 있어서 그때 그런 걸 되게 갖고 싶었어요. 어느 시점에 그것을 갖게 됐는데, 아예 사용을 안 하다가 1학기 말 그 시점부터 그림을 막 그리게 되었어요. 마음이 가는 대로 그림을 그리고 색을 칠해서, 미술선생님께 보여드렸는데, 저보고 되게 색을 되게 잘 쓴다고 말해주셨어요. 안 어울릴 것 같은 색도 잘 어울리게 한다고 하면서.


그가 처음 마커로 그렸던 그림.



그때를 계기로 그림에 자신감이 조금 생겨서 그림을 더 많이 그리게 된 것 같아요. 새벽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그림만 계속 그렸던 기억이 나요. 그때는 그림 그리는 게 마냥 너무 행복했어요. 아무래도 중학교 1학년 때 친구들이랑 잘 안 맞다 보니까, 어떻게 보면 외톨이처럼 보일 정도로 말을 잘 안 했어요. 그래서 말도 많이 없어지고 낯도 많이 가리게 되는 아이로 변했지만 반면에 그림의 윤곽이 잡히기 시작했어요. 제가 스케치를 잘하는 스타일은 아니어서 사인펜으로 마음 가는 대로 그림을 그리는 스타일인데, 제가 완벽주의적 성격이 있어서 한번 실수해서 선이 깔끔하지 않거나 내가 볼 때 이상하게 보이고 만족하지 못했어요. 그래서 그걸 어떻게 하면 보완할 수 있을까 걱정했었는데 열심히, 꾸준히 했더니 지금 보시는 그림들과 같이 깔끔한 그림체를 얻은 거 같아요.


Q.  중학교 1학년 때 안 좋은 일도 있었지만, 오히려 그런 시간들로 인해 그림 그릴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 준 것이나 마찬가지겠네요. 그 당시 자신에게 그림의 의미랑, 지금의 나에게 그림의 의미를 좀 다른가요? 아니면 여전한가요?


A. 그림 초기에 시작했을 땐 의미보단 그림이 그냥 재밌어가지고. 아티스트들의 음악을 많이 들어본 게 계기가 되어서, 본인의 감정이나 정서들을 녹이고 있는데 어느 특정 시점부터 그림이 깔끔하게 그려진 이후로는 어떤 정서적 시점의 감정, 계기를 그리게 된 것 같아요.


Q. 음, 그러면 중학교 1학년 때 어려웠던 시절도 있었고, 친구들도 많이 있고 활발한 시기도 있었는데, 어떤 게 가장 '나' 같다고 느끼세요?


A. 어려운 시기를 겪고 난 다음의 나가 가장 나답다고 느껴요


Q. 내향적인 동시에 그림을 그리는 내가 가장 나 같다고 느끼시는 건가요?


A. 한번 정이 떨어진 사람에게 다시 다가가는 게 어렵기도 하고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집돌이가 되어서 내향적인 동시에, 그림 그리는 내가 가장 나 같다고 느껴요.


Q. 다니라는 활동명을 정하게 된 계기나 이유가 있을까요?


A. 네, 원래는 지금처럼 밝은 그림보다 어두운 그림을 주제로 했었는데, 그때 만든 중2병 같은 이름이 '다크니스' 이름을 가지고 활동했었어요. 어두운 이름을 나중에 지양하게 되어서 어쩔 땐 내가 좋아하는 아티스트들이 좌절만 하는 게 아니니까. 좌절로 인해서 배운 게 있고 그로 인한 성장을 보여주는 의미를 함축시켜서 ‘다크니스'에서 '다'랑'나'를 따 다니'로 활동명을 변경하게 되었어요.


Q. 활동명의 변화에 본인의 변화도 함께 담겨있네요. 그러면 요즘에는 마음이 편한 상태세요? 여전히 가끔은 우울하나요?


A. 고립된 생활을 오래 하다 보니까 일상생활 하는 데에 있어서 힘든 부분은 없지 않아 있죠. 저는 뭔가, 누가 옷을 사서 그 옷이 마음이 들면, 5명이 있으면 3명 정도는 똑 같이 따라 살 거란 말이에요. 그러면 그 옷은 흔해지죠. 근데 보통 다 똑같이 입으면 소속감이 드는데, 저는 속하고 싶지 않고, 끼고 싶지 않은 느낌이 있어요. 그 옷을 똑같이 입는 기준도 한 틀에 있는 건데, 그 틀에 있으면 그 안에서만 발전이 있고, 그 이상으로 발전을 못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 면에서 가끔씩은 우울함도 느껴요. 저는 그런 틀에 속해있고 싶지도 않고 그러다 보니,  반항적인 요소도 없지 않아 있어서. 지금의 삶은 저울인 것 같아요. 저울은 무게가 한쪽에 쏠리면 반대쪽은 기울 어지잖아요. 행복한 시점일 때는 행복하다가, 좌절할 때는 좀 좌절하고 그러다 또 일어서고 다시 생활하는 거 같아요.

그의 평소 옷 스타일. 상의는 그가 직접 만든 옷이다.




Q. 코로나라는 게, 저는 중학교 2학년 때 겪었어요. 제게는 그 시기가 제가 사람을 좋아한다는 걸 깨닫게 된 계기였거든요. 이게 또, 삶의 공백이었으니까. 공백의 시간이 누군가에게는 귀중한 시간이지만, 누구에게는 절망인 것 같아요. 그래서, '공백'을 어떻게 생각하세요? 나중에 또 비슷한 상황이 오면 버틸 수 있을까요?


A. 저는 중학교 1학년 그 당시에는 지금이 마냥 안 좋은 기억으로만 남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때는 정말... 모든 게 싫었어요. 그냥, 세상이 나만 왜 안 좋은 쪽으로만 흘러가게 하는 걸까, 그렇게 생각했어요. 하지만 이 시점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수용하는 사람도 있는 한편, 외면하려고 도망치고 안 좋은 방법으로 푸는 사람도 있을 거란 말이에요. 처음 안 좋은 감정을 느껴보면서, 좋을 때 나쁠 때가 분명히 있고, 그래서 아무 의미 없었던 시간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Q. 그러면, 나중에 또 그런 시기가 와도 나에게 의미 있는 시간일 것 같다?


A. 네. 왜냐하면 한 사람이 평지인 길을 걷고 있는데, 앞에 구덩이가 파여있는데, 걸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에요. 이미 그 길을 걸어봤던 사람이면 어느 정도 적응을 했을 테지만 처음 걸어가는 사람이면 좌절할 수밖에 없단 말이에요. 벽이 있으면 일단은 부딪혀봐야 하지 않나.


Q. 그러면 한 가지 질문을 할게요. 어두웠던 시절에 음악이나 그림 말고 도움을 주었던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친구라던지, 가족이라던지.


A. 친구라고 설명하기에 좀 그렇고. 그때 제가 연락을 다 차단했거든요. 연락을 다 끊고. 그때는 음악 어플도 없어서 mp3로 음악 듣던 때여가 지고요.


Q. 어, 몇 년 전인데 mp3를 쓰셨어요?


A. 네, 그때까지 제가 휴대폰이 없어가지고.


Q. 충격적이네요.


A. 하하. 제가 밤에 산책하는 걸 되게 좋아했어요. 밤에 음악 들을 때만 느낄 수 있는 감정이 있는데 그런 감정도 영향을 많이 준 거 같아요.


Q. 위안도 되고.


A. 위안도 되고, 저만 그런지 모르겠는데 음악에서 울분 토하는 노래가 있으면 그런 부분에 서 자극을 느끼고 의외로 하입도 느끼는 거 같아요.


Q. 대신 해소시켜 주는 느낌이네요.


A. 그렇죠.


Q. 그러시구나. 그런데, 음악이나 그림 같은 예술이 나에게 안 좋은 영향을 끼칠 것 같다고 는 느끼신 적 있나요?


A. 제 그림체가 워낙 깔끔하다 보니까. 저는 그림을 선 하나라도 망치면 바로 폐기 처분 했어요. 그게 제 그림에 있어서 원칙인데, 저는 그림이 하나라도 애매하게 보내면 그거에 대해 생각이 계속 나는 편이어서. 그리고 아이디어가 안 떠오르고 머리가 너무 복잡할 때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편이에요. 그림 그리다가도 스트레스를 받은 적 있고, 그럼에도 예술을 계속하는 이유는 내가 하고자 하는 걸 표현할 수 있어서. 모든 사람이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방식도 다 다르고, 그냥 참고 사는 사람도 있을 텐데. 저는 안 좋은 감정을 표현함으로써 나와 맞는 사람과 공감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런 면에서 계속하는 것 같아요.


Q. 혹시, 예술하는데 특히 영향이 된 사람이나 계기가 있을까요?


 A. 네. 앞에 언급했던 사운드 클라우드에 올라온 작업물은 사실 제 친구가 작업한 거예요. 다 제가 다른 이름으로 활동한 거라 생각하시던데, 사실은 에스드콜이라고 비트 만드는 친구가 있어요. 제가 듣는 음악 취향이나 장르가 원래 남들이랑 정말 안 맞는 편이었어요. 근데 체육 시간에 The Kid LAROI의 WITHOUT YOU라는 곡을 틀었는데, 그 친구가 그 곡 이름을 말하면서 전 되게 놀랐어요. 그렇게 조금씩 친해졌고 그 친구는 비트를 찍고 드럼 밴드음악에 관심이 많은 걸 알게 되었어요.


그 당시 처음 그 친구를 보았을 때 열정이 보이는 동시에 잘 나아가지 못해서 안타까웠어요. 그래서 이 친구한테


‘같이 콜라보해 보면 어때?
네가 비트 만들고 내가 음악 표지 만들면서 안에 이야기를 담아보자!’


해서 DANi와 Asdkol 의 콜라보가 시작되었는데 같이 하면서 속마음도 털어놓고 경험이나 생각 등 많이 공유하면서 콜라보하는 게 서로에게 되게 재밌고 독특한 취미가 된 거 같아요. 그 친구와 얘기를 많이 나누면서 밝은 영향을 많이 받아서 되게 고마운 거 같아요. 그렇게 전해주고 싶어요. ‘너의 꿈을 언제나 응원하고 고마워..!’라고요.  



https://on.soundcloud.com/1B6qpBLyTWEcqXuu5






Q. 감동적이네요. 이제 슬슬 마무리를 할게요. 과거의 아팠던 기억이 내 예술적 방향을 만들어주고, 그런 삶을 지금 살고 있지만, 미래는 알 수 없잖아요. 10년 뒤에 '나'는 어떨 것 같아요?


A. 10년 뒤에는.... 바쁘게 살 것 같아요. 일단 성인이 되고, 제가 하고자 하는 게 실현시킬 수 있으니까. 바쁘겠죠.

Q. 마지막으로 10년 뒤 바쁘게 살고 있을 나에게 한 마디.


A. 지금까지 잘 걸어왔고, 그 후로도 잘 걸어 나갈 거야.


Q. 진짜 마지막으로, 10년 뒤에도 여전히 나의 곁에 있을 것 같은 사람들에게도 한 마디 해주세요.


A. 이런 부족한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줘서 고마워.


Q.  울지 마요. 눈물 닦아요. (웃음)


A. 너희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나도 있는 것 같아. 이런 부족한 나 옆에 있어줘서 정말 고마워. 그리고 제 그림 보는 사람들에게도 전해 주고 싶은 말이 있는데. 사람들이 우울이란 감정에 대해서 안 좋게 보고, 마냥 부정적으로 본단 말이에요. 근데 제 기준에서 우울은 가족과 같거든요. 저에게 다가오면서  반성을 주고 좌절로 인한 깨달음을 주고, 우울이 오면 다독여 줄 때나 기분이 안 좋을 때 더 우울해질 수도 있지만, 울고 일어나서 다음날에 다시 일어서는 것처럼 그 사람들이 우울이란 감정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치부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어쨌든 사람이 지닌 감정이니까.  


Q. 좋은 마인드네요. 인터뷰 마치도록 하고,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





우울한 감정을 딛고, 오히려 활용해서 자신만의 예술 세계를 펼치는 어린 아티스트에게 아낌없는 응원을 보내며 인터뷰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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