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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산공원 May 04. 2024

열번째 다이빙

궁금했던 대전 알프스다이빙샵에 갔다. 딱 맞춰서 출발했는데, 중간에 고속도로에 사고가 있어 10km 넘게 정체 되었다. 체감상 딥스보다 멀게 느껴지고 밀리기까지 했으니 대전에 올 바에야 다음엔 용인을 가야지 생각하며 갔다.

 30분 늦게 도착해 부랴부랴 입수 준비. 딥스에 피해 풀장도 샤워실도 작았는데 사람도 적어 쾌적한 느낌이다. 갔을 땐 3팀 정도가 다이빙을 하고 있었고 우리가 놀 땐 1팀이 수영하고 있었다. 그 팀은 처음 배우는 날이라 그런지 스태틱이나 피닝 연습을 하는 터라 5m,15m 수심이 우리 차지였다. 


사람이 적고 소음도 적고 방해받는 요소가 없어서 그런지 릴렉스가 무지 잘됐다. 바깥에 커다란 창문으로 보이는 연두색 산도 안심이 되는 풍경. '아, 이런 곳에서 고요히 다이빙할 수 있어서 정말 좋다' 라는 생각을 하면서 준비호흡을 했다. 볕이 수영장 벽에 닿아 하얗게 반짝이는 구간을 통과할 때엔 아주 찰나지만 잠시 몸이 빛에 휘감기는 느낌. 덕다이빙을 하며 놀다가, 수심을 하다가 했다. 


다이빙 오기 전날에 C02 테이블을 했다. 준비호흡을 하면서 호흡의 일정함을 찾으려 노력했다. 복식 호흡은 쉬운 거라고 생각했는데 의식을 할수록 어렵다. 단전부터 힘을 의식하는 호흡엔 너무 힘이 많이 들어가고, 그래서 뱉은 후엔 보상처럼 거칠게 호흡하고 싶어진다. 배에 서서히 힘을 잘 주면서 차분하게 호흡을 하면 최종호흡도 편안해지고 그럼 컨트렉션이 천천히 온다. 그런 일정한 감각을 찾고 싶은데 이건 정말 연습이 많이 필요한 일 같다. 


물 밖에선 알 것 같으면서도 물 안에서 호홉을 할 땐 더 어렵다. 오늘도 어려웠지만 방해 요소가 없어서 그나마 차분히 할 수 있었다. 호흡을 할 때 가장 힘이 많이 들어가는 가슴과 어깨부분에 힘을 풀어보려고 노력했다. 그러다 내가 스노클을 너무 꽉 물고 있고 그 힘이 턱과 어깨까지 이어져있는 걸 발견했다. 아구의 힘을 풀어보니 그때부터 호흡이 조금 더 편안해졌다. 조금 더 커다란 숨 구멍이 생긴 느낌이랄까.


내려갈 땐 10m지점에서 자꾸 가슴이 답답하니까 이퀄할 때 숨을 끌어올리려고 힘을 준다. 그럼 물 안에서 혼자 끄윽끄윽 꼴깍 꼴깍 난리 브루스를 한다. 그런 느낌이 오기 전에 힘을 빼고 가볍게 이퀄을 하려고 했는데 그러니까 전보다 가슴이 답답한 느낌이 덜했다. 그러면 돌아올 때도 조금 더 수월하게 온다. 호흡이 조금 더 남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편안한 다이빙을 3번 정도 했다.


두시간이 정말 훌쩍 지나갔다. 확실히 전보다는 다이빙의 긴장이 덜 하다. 이제야 깊이에 대한 이해나 몸의 감각이 조금 생긴 같다. 물 안에서 힘을 풀고 폭 빠지는 느낌이 좋아서 물에서 나오자마다 다음 다이빙이 기다려진다.


물 도나스 잘 만들고 싶다. 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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