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요즘 볕은 조금만 걸어도 정수리가 따가워진다. 올 여름부턴 아무래도 양산을 써야겠다. 걸으면서 양산을 골라 장바구니에 넣어두고 점심을 먹고 왔다. 더 더워지는 여름은, 더더더워지는 여름은 어떤 모양이려나.
수영장에 가려다가 말고, 헬스장에 가려다가도 말고 집에 오고야 말았다. 조금 늦게 퇴근했는데 호철이 애호박초밥을 준비해줬다. 들기름과 김을 넣은 꼬소한 파스타와 얼마 전 만든 드레싱을 넣은 샐러드! 밥을 먼저 먹으면 운동하기 정말 싫어질 것 같아 부랴부랴 홈트를 했다. 5분만 스쿼트를 해도 땀이 줄줄났다. 차라리 땀을 흘릴 수 있어서 도리어 시원했다. 애호박초밥이 기다리고 있으니 운동을 조금 빨리 끝냈다. 나만 알기가 너무 아까운 애호박초밥의 맛. 기록이나 자랑이라도 해야할 것 같아 스토리에 'kikikitchen'코너를 만들었다.
스토리를 자주 하는 것만으로도 심각한 인스타 중독인가 싶다가도 작년 스토리 보관함을 살필 때마다 계속 더 열심히 해야지, 생각이 든다. 좀 하찮은 기록같았는데 그 풍경 안에 있었다는 것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좋은 기분이 된다.
그런 의미에서 일기 쓰고 자기. 더우지니 밤 시간이 아까워진다.
요샌 이 시간엔 후덥지근하고 새벽에 더워서 솜이불 위에서 자다가 새벽에 솜이불 아래로 옮겨가 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