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13일
도서관에서 7시간을 보냈다. 낮엔 너무 더워 집에 있을 수 없으니, 여름 주말엔 일어나 동네에 갈만한 피서 루트를 정한다. 오늘은 밀면을 먹고 장을 보고 거실에 잠시 누워 뒹굴거리다 커피를 내려 집에서 제일 가까운 도서관에 갔다. 새로 연 도서관은 시원하고 쾌적하고 고요하고 깨끗한 화장실과 커다란 창문과 책이 있다.
오늘 본 책은 '화석을 사냥하는 여자들'. 1800년대 초반, 여자는 런던거리를 혼자 걸을 수도 없었던 시절에 화석을 발굴해왔던 두 명의 여성 이야기다. 다윈이 종의 기원을 쓰기도 이전에 일. 가난한 노동자의 딸인 애닝은 아버지로부터 화석 발굴의 지식과 재능을 불려받았다. 그와 그의 가족은 바닷가 절벽에서 발견한 화석을 팔며 생업을 유지했다. 화석 수집가들은 그가 발굴한 화석을 헐값에 사들이고 다시 박물관에 비싼 값을 주고 판매하면서 발굴자에 자신의 이름을 붙였다. 그 수집품은 당대 지질학계에 크게 영향을 주는 발견이었으나 여성이라는 이유로 지질학계에 가입조차 하지 못한다. 남성들에게 빼앗기고(빼앗긴다는 의식 자체가 없음) 의심과 환심에 어지러운 시절을 여성의 연대로 통과하는 이야기. 소설을 끝내고 메리 애닝을 검색해보니 실제 이야기도 흥미롭다다. 그가 발굴한 화석 사진은 이야기를 넘어서는 놀라움. 절벽에 매달려 화석을 떠내는 여성을 상상해봤다.
메리 애닝과 화석을 검색하다가 화석을 파는 사이트를 발견. 쬐꼼한 사이즈는 비싸지도 않아 미니 암모나이트 화석을 갖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집에 고생물 화석이 있다면 얼마나 멋질까.... 나도 부안이나 안면도 가서 화석을 발견할 수 잇음 좋겠다.. 그럼 나도 화석 사냥꾼이 되려나... 그나저나 사람들은 참 각자의 즐거움 속에서 잘 산다. 엉망진창 세계의 한 구석에서 여전히 화석을 찾는 사람, 주기율표 외는 사람, 철새 쫓아다니는 사람 사람.... 그런 사람들을 생각하면 이 일상이 반드시 지켜야만 하는 소중한 것처럼 느껴진다. 나는 그냥 이런 사람들을 잘 관찰하는 사람만 되어도 좋겠다는 생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