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파는 아저씨

by HAy

잠을 팔러 다니는 아저씨가 있었어요.

잠 파는 아저씨는 잠 보따리를 매달고 이 마을 저 마을로 잠을 팔러 다녔지요.

“잠 사세요! 잠 사세요!”



아저씨는 예고 없이 찾아 오는 때가 많았습니다.

어느 날은 낮부터 찾아 와 잠을 사라며 성화를 하곤 했습니다.

“낮에 오지 마세요!”

몇 번을 말했지만, 아저씨의 방문은 늘 갑작스러웠습니다.

그렇게 몇 번 구박을 했더니 예고 없던 방문이 어느 날 부터는기약이 없어졌습니다.

몇 번 기분 나쁘게 돌아 간 잠 아저씨는 요즘은 도통 잠을 팔러 올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잠 아저씨의 보따리는 알 수가 없습니다.

어느 날 보따리에는 3시간 잠이, 어느 날 산 보따리에는 10시간 잠이 들어있었지요.

저번에 산 잠 보따리에는 사용 설명서가 없었습니다.

어떻게 쓰는 건가… 보따리를 풀지 못하고 밤새 보따리 푸는 법을 찾아 뒤척이다 결국 풀지 못하고 날이 밝았습니다.


요즘 아저씨는 팔 잠이 모자라다며 쉽게 잠을 잘 팔지 않습니다.

아저씨가 잠을 팔기 시작한 옛날에는 장사가 되지 않아 그날 팔지 못한 잠을 따로 모아 둘 곳이 필요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부터인가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잠을 사고 싶어 하는 사람이 갈수록 많아졌습니다.



얼마 전 부터 잠 아저씨는 잠 보따리 말고도 잠으로 만든 초를 팔기 시작했습니다.

초가 타 들어가는 동안 방 안에 잠이 솔솔 퍼진다고 했습니다.

‘잠이 솔솔’ 이라는 말에 오늘은 잠 보따리 대신 잠 초를 하나 샀습니다.

집으로 들어오는 길에 산 잠 초를 집에 오자마자 불을 붙여 보았지만 쉽게 불이 붙지 않았습니다.

방 안에서 한참을 씨름하다 초를 들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밤 공기 속에서 한참을 궁리하고 나서야 심지에 겨우 불이 붙었습니다.

이 불이 꺼지지 않도록 잘 들고 들어가 방 안 가득 잠이 잘 퍼지도록 잘 놓아 두어야 텐데요.



잠 파는 아저씨는 언제 또 올까요?

약속을 하고 만나거나 정기적으로 잠 보따리를 배송 받을 수는 없을까요?

잠 아저씨 내 말 들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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