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는 아버지의 권유와 학교에서의 정기점검 대비, 그리고 내 성격이 맞아떨어져 열심히 썼었고 다행히 지금까지도 보관되어 있었다. 해외주재 시에도 분실하지 않고 갖고 다녔던 보물이나 다름없는 존재이다.
네이버밴드나 카카오톡으로 이름을 들어본 친구들은 제법 많이 일기장에 이름이 등장하고 있고, 의미 있거나 반가운 내용들이 눈에 띄면 많은 친구들에게 일기장을 사진 찍어 개별적으로 공유해 주었다.
코흘리개 1학년 시절은 그림일기여서 내용은 없었다. 그러나 2학년부터는 질 나쁜 연필로 질이 더 나쁜 갱지 위에 순진하고 어린 눈에 비친 느낌들이 가감 없이 표현되어 있었다. 신설된 기린국민학교로 전학을 가버린 친구들에 대한 아쉬움이 묻어 있었다. 특히 이 OO 김 OO 최 OO...
2학년이면 어린 동심의 표현일진대, 때론 성적에 대한 경쟁심도 드러나 있었고, 싸워서 누구를 때렸다거나 맞았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6학년까지의 주된 내용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온갖 놀이 문화에 얽힌 친구들과의 어울림은 알롱구멍, 댕깡, 막가 맞추기, 딱지치기, 따이한과 빨치산놀이, 계급장 따먹기, 미국 소련놀이, 땅따먹기, 오징어살이, 구슬치기, 쌈치기, 거머리살이, 술래잡기, 빵울 치기, 야구, 축구, 배드민턴, 팽이치기, 연날리기, 자치기, 썰매 타기, 곤충 잡기, 양서류 잡기, 물고기 잡기, 날아다니는 새 잡기도 했다고 쓰여 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