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려에 대한 생각
식탁에 마주 앉은 두 사람이 있다.
하나는 오른손잡이, 다른 하나는 왼손잡이다.
이때 반찬이 어느 쪽에 놓여 있는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오른손잡이는 오른쪽에 놓인 반찬이 편하고, 왼손잡이는 왼쪽이 익숙하다.
그저 반찬을 차려 주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진짜 배려는 어디에, 어떻게 놓아주느냐에 있다.
그 사람이 젓가락을 뻗을 때, 서로의 손이 부딪히지 않고 자연스럽게 닿을 수 있게 해주는 것.
그런 작은 배려가 오히려 큰 감동을 남긴다.
왼손잡이 친구와 식사를 한 적이 있다. 식사 내내 친구의 손은 어색하게 멈칫거렸다. 젓가락이 내 손과 겹치고, 반찬이 먼 쪽에 있어 불편해 보였다. 그제야 깨달았다. 내가 대접하는 음식이 아무리 맛있어도, 그가 편하게 먹지 못한다면 진심이 전달되지 않는다는 것을.
그 후로는 식탁 위 자리를 바꾸었다. 친구를 왼쪽에 앉히고, 좋아하는 반찬을 그 손에 가까운 곳에 놓았다.
그날, 그는 웃으며 말했다.
“오늘은 이상하게 더 맛있네.”
반찬의 맛은 같았지만, 마음을 담는 방식이 달랐던 것이다.
배려는 ‘무엇’을 주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어떻게’ 주느냐가 중요하다.
다른 예도 있다.
어떤 이가 아깝지 않다며 먹다 남긴 음식을 건넨다. 정성이 없고 포장도 성의 없다.
“이거 맛있는데 난 너무 배불러서. 너 먹을래?”
받는 사람은 눈치챈다. 이것은 ‘버려야 할 것’을 건넨 것이지, ‘생각해서 준비한 것’이 아님을.
반대로, 같은 음식을 조용히 덜어 접시에 담고, 따뜻한 말 한마디를 곁들이면 상황은 달라진다.
“네가 이거 좋아했던 거 기억나서 조금 덜어놨어.”
이 차이가 바로 배려의 질을 가른다.
사람 사이도 이와 같다.
내가 전하려는 마음이 아무리 크더라도, 그것이 상대에게 부담이 되거나 불편하게 다가간다면 오히려 상처가 될 수 있다.
포장 없는 진심은 때로 날것의 감정처럼 거칠다.
진심을 담는 그릇, 말의 온도, 눈빛의 방향까지 함께 어우러질 때 비로소 배려는 완성된다.
배려는 상대가 편안하게 마음을 열 수 있도록 먼저 자리를 내어주는 것이다.
맛있는 음식 앞에서 서로의 젓가락이 부딪히지 않도록 한 발짝 물러서는 마음.
그렇게 작은 행동 속에서 진심이 묻어난다.
오늘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건넬 기회가 있다면, 한번 더 생각해 보자.
그 사람이 왼손잡이일 수도 있다는 걸.
그리고 나는 그에게 어떤 방향에서 마음을 전하고 있는지를.
당신의 마음은 지금, 어느 쪽에 놓여 있나요?
*이미지: 네이버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