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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날

그 시절을 떠올리며

by 글사랑이 조동표


어린이날이 되니 문득 내 어린 시절이 떠오른다. 지금은 분명 어른이 되었지만, 나 역시 어린이였던 시절이 있었다. 어린 시절을 거치지 않은 어른은 세상에 단 한 사람도 없다.


그 시절을 돌이켜보면, 가수 이용복의 노래가 떠오른다.


“진달래 먹고 물장구치고 다람쥐 쫓던 어린 시절에 눈사람처럼 커지고 싶던 그 마음 내 마음"

이 노래를 흥얼거리면 자연과 어우러져 뛰놀던 날들이 아련하게 떠오른다.


어린 시절의 놀이터는 산과 들, 냇가, 마을 어귀의 방죽, 학교 운동장이었다. 꽃과 나무와 곤충은 손만 뻗으면 닿을 수 있었다.


꽃잎은 바람에 날리고 나무는 푸르르고, 자연은 늘 우리 곁에 있었다. 높은 건물도 드물었고, 도시는 그리 번잡하지 않았다. 그저 자연이 삶의 일부였고, 우리는 그 속에서 자유롭게 뛰어놀았다.


하지만 지금 어린이들의 모습은 많이 다르다. 요즘은 태어나자마자 철저한 관리 속에서 자라난다. 부모와 양가 조부모의 손에 ‘황제’처럼 길러지며, 정해진 시간표에 맞춰 치열한 경쟁 속으로 뛰어든다.


친구도, 음식도 ‘가려서’ 선택해야 하고, 스마트폰을 들고 세상과 소통을 시작한다.

폰 화면과 모니터를 가까이하며 자라다 보니, 유치원 시절부터 안경쟁이가 늘어난다.


학교에 가서도 따돌림을 걱정해야 하고, 방과 후에는 학원과 과제가 기다리고 있다. 피곤에 지쳐 잠드는 아이들, 그들이 과연 진정한 어린 시절을 누리고 있는가 묻게 된다.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머릿속에는 온갖 지식을 집어넣는다. 미래의 꿈도 달라졌다.


과거에는 대통령, 장군, 법관, 의사, 교수, 과학자처럼 사회적 명망 있는 직업이 인기였다면, 지금은 아이돌 연예인, 운동선수, 유튜버, 요리사, 프로그래머가 더 선망의 대상이다.


오늘은 어린이날이다. 아이들이 하루쯤은 즐겁게 보냈기를 바라지만, 내가 겪었던 어린이날과는 너무나 다르다. 세상이 바뀌며 어린이에 대한 개념도, 어린이의 눈빛도, 그들의 생활도 모두 바뀌었다.


어린이날을 맞아, 나는 다시 한번 그 시절의 나를 떠올려 본다. 자유롭고 소박했던 그 시절, 자연과 친구 삼아 뛰놀던 그 순간들...


오늘의 아이들도 언젠가 그리운 추억을 품을 수 있기를 바란다.


초등학교 시절의 일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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