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쪽이"들을 포함해 수많은 일들이 벌어지는 학교.
어른 아이 가리지 않고 갑작스레 많아진 것 같은 "비정상적 행동들".
누군가는 "돌아이 질량 보존의 법칙"이라고도, 다른 이는 "GR 총량의 법칙"이라고도 하더군요.
실제로 그런 면이 그런데 좀 생각을 해봅니다. 한편으론 속보성이 높은 미디어가 더 많이 활용되면서 자극적인 내용들이 이전보다 더 빨리 전해지는 것이라고 위안을 해보고 싶기도 합니다. 위에서 말한 고매한 법칙들은 역설적으로 이런 미친 짓(or 사람)들이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다"라는 걸 말하기도 하니까요. 언제나 어디서나 항상 있어왔던 것들을 새삼 그렇게 느끼는 것일 수 있으니까요.
그렇기는 합니다만...
여전히 좀 찜찜하기는 합니다.
상호관계를 갖는 사람의 수는 나이가 들면서 급격하게 늘어나는 것이 아닌데, 왜 그런 사람들은 더 늘어나고, 그런 소식들도 더 자주 들리는 걸까 하고 말이죠.
제 주변의 누군가는 "결국 교육의 문제"라고 말하더군요.
맞는 말일 겁니다. 어떤 방향이든 결국 모든 것 (혹은 최소한 대부분의 것)들은 교육이 해결해야할 것들이죠. 지금 서류 죽어라 싸우고 있는 여러 나라들 (우크라이나 vs 러시아, 이스라엘 vs 팔레스타인, 전 유고연방, 구소련내 자치공화국, 아프리카, 중남미, 중동, 아시아.... 등등등)을 비롯한 한 사회 혹은 국가안의 문제들까지 모두 최종적으로는 교육을 통한 사회 전반의 인식이 바뀌어야 해결될 수 있는 것들일 테니까요.
문제는 속도.
어느 것 하나 기다려주지 않고 새로운 사건이 터져나가는 상황에서, "속편하게(?)" 교육을 운운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기도 합니다. 당장 학교가 끝나면 학원 뺑뺑이에, 새로 바뀌는 입시에 맞춘 설명회도 가야하고, 무슨 놈의 학원 레벨테스트에 대한 대비에서부터, 그 와중에 생활기록부에 적을 활동들까지 챙겨야 하는데 뭘 하려고 해도 무슨 시간이 있어야 말이죠. 하나를 시작하면서 바로 다음 레벨이 있고, 끝나나 싶으면 바로 다음 루틴으로 넘어가야 하니까요.
한편으론 정신없는 시간 속에서 그나마 아이들의 감정을 다스려줄 수 있는 것이 스마트폰이 아닐까 싶습니다. 단 5분만 있어도 유튜브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틱톡 등의 미디어에서는 충분히 재미난 것들을 찾을 수 있으니까요. 정신없는 삶 속에서 느낄 수 있는 "순간순간의 작은 행복"처럼 느껴질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https://www.fortunekorea.co.kr/news/articleView.html?idxno=25584
그러다가..
최근의 문제가 짧은 행복(?)으로 여겨지던 이른바 숏폼 (Short Form)들의 과도한 사용에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다는 분석이 눈에 띄었습니다. 핸드폰을 통한 즉각즉각의 만족에 길들여진 뇌가 "기다려야" 혹은 "참아야"하는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라는 것이죠. 여러 매체나 프로그램들에서는 분명 청소년들에 대한 해악을 주로 얘기하고 있지만 저만해도 요즘 한참씩이나 핸드폰에 빠져있으니 남얘기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최근들어 부쩍 '왜 이렇게 책이 안읽히지?'라는 생각이 들던 것도 연관이 있을 수 있겠다 싶네요.
숏폼 콘첸츠는 그 특성상 대부분이 휘발성이 강하고 자극적인 소재들, 혹은 즉각적인 즐거움을 주는 소재들을 다루게 됩니다. 짧은 시간안에 영상과 함께 제공되므로 깊은 주제나 복잡한 구조를 가진 것들은 적합하지 않겠지요. 물론 새로운 콘텐트가 자체적으로 제작되고 그로 인해 많은 스타와 제반 산업이 발달한다는 점에서는 사회발달의 한 축인 것은 맞겠지만 말이죠.
다만 좀 배신감이 들기는 했습니다. 애플신화의 잡스가 그랬던 것처럼, 실리콘밸리의 내노라하는 숏폼 플랫폼 구성원들은 자신의 자녀들에게 Low Tech (전자기기들의 사용을 제한하는) 비율이 높다니 말이죠. 즉각적인 반응과 수동적인 만족을 통해 사용자를 무비판적인 수용자로 만들 수 있는 이른바 숏폼의 문제점을 이미 알고 있었다는 뜻일테니까요.
https://www.sisa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51130
사실 새삼스런 내용은 아닙니다.
과거 텔레비전을 "바보상자"라고 부르기도 했었고, 기숙학교를 취재하면서 일반학교 (통학)와 다른 점의 하나로 TV 시청시간과 핸드폰 사용시간을 비교하는 내용을 넣기도 했죠. 실제로 예전에 "스마트폰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 유학을 보낸다고 하셨던 학생 부모님도 생각이 나네요.
https://blog.naver.com/anima221/221598808894
실제로 대부분의 기숙학교에서는 스마트폰 사용시간에 대한 제한을 둡니다. 학교별로 다르기는 하지만, 특히 초등학교 학생들의 경우에는 일과 시간중 핸드폰을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이 아주 적고, 특히 밤에는 기숙사 선생님이 핸드폰이나 노트북 등의 전자기기를 수거하기 때문에 과도한 사용자체를 줄일 수 있기도 하죠. 기숙학교의 특성상 학교안에서의 규정이 하루 일과의 대부분을 차지하다보니 여기서 전자기기 특히나 핸드폰을 사용한 숏폼의 유혹에서부터 어느 정도 떨어져있을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https://blog.naver.com/anima221/223216895648
다만...
미국의 경우 대략 10%, 영국의 경우 6~7%에 불과한 사립학교, 실제 "기숙" 환경을 고려하면 영국이 미국보다 높아지기는 하겠으나 실제로는 학령인구의 5%에도 미치지 못할 수준이라는 점일 것입니다. 세상을 점점 빠르게 발전해나가는 가운데, 독이든 성배마냥 대부분의 사람들이 파도에 휩쓸려 표류하는 가운데 일부는 자연스레 그런 환경에서 한 발 떨어져 지낼 수 있다는 것이 조금 씁쓸하기는 합니다. 한편으론 그게 교육의 역할이기는 하겠지만 돈이 많이 들어가는 사립 기숙학교가 아니더라도 조금더 생각해보고 노력해보면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희망을 가져봅니다.
말하고나니 어제만해도 자료찾으면서 두 번에 걸쳐 3시간도 넘게 유튜브를 보던 제 자신부터 반성을 하게 됩니다. 조금더 불편하고 조금더 시간이 걸리겠지만 그게 옳은 길이라면 그 길을 걸어야하는게 부모된 사람들의 역할이 맞기는 한데.... 뭐 안다고 다 하면 제가 예수님이고 부처님이고 공자님이겠죠.
일단은, 책이 안읽힌다고 다시 처음부터 읽자고는 조금읽다 다시 묵혀두고 있는 녀석부터 끝내야겠습니다. 처음 읽는 책도 아닌데 벌써 올해만 세번째 다시 읽기시작하는 상황이 제 정신머리 상태를 드러내는 증거가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이래놓고도 올해 안에 못 끝내면 뭐... 아들 녀석에게 잔소리할 자격도 없어지는거라 생각하고 다시 도전(?)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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