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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창인 Feb 10. 2023

112. 사과

뉴턴

우리는 앞으로 가야 했다. 힘은 언제나 존재했지만, 모두가 그 힘을 느껴야 앞으로 갈 수 있었다. 오랜 친구가 사과 이야기를 제안했다. 우리는 거짓으로 참을 말하는 것이 내키지 않았다. 그러나 우리가 발견한 상수 G는, 우리 머리 위로 떨어진 적도 없는 사과보다 무의미했다. 우리는 세계를 이해했지만 세계를 바꾸지는 못했다. 그래서 우리는 이미지가 필요했다.


잡스

우리는 이미지가 필요했다. 단번에 이해될 만큼 쉬운 이미지가 필요했다. 우리는 가장 쉬운 알파벳으로 시작하는 가장 쉬운 단어를 찾았다. 그러나 apple의 이미지는 apple 자체만큼 쉽지 않았다. 사과의 실루엣만 보고 그것이 사과라고 단언할 수 있는 사람은 드물었다. 존재의 완전함이 존재를 보장하지 못했다. 그래서 우리는 사과를 한 입 베어 물었다.


백설

우리는 사과를 한 입 베어 물었다. 그것은 필연적인 죽음이었다. 사과를 먹지 않았더라도 왕비는 우리 앞으로 죽음을 데려왔을 것이다. 삶이 죽음과 맞서 싸워 이길 방도는 없다. 우리는 일단 한 번 죽어야 했다. 온 힘을 다해 죽음을 삼켜야 했다. 찢긴 살은 다시 붙을 수 없고 끊긴 숨은 다시 뛸 수 없다. 그러나 삼킨 것은 다시 뱉을 수 있다. 우리는 그로 인해 다시 살아날 수 있었다. 그래서 사과는 죽음이자 삶이었다.


하와

사과는 죽음이자 삶이었다. 사과가 죽음을 잉태했고 죽음이 삶을 완성했다. 삶이 시간을 만들었고 시간이 방향을 결정했다. 그래서, 태초부터, 우리는 앞으로 가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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