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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름다운CEO Mar 04. 2021

C레벨의 걱정, 무서운 '요즘 애들'

맥락 없는요즘 얘들과 잘 지내기

“와, 요즘 애들 무섭다, 무서워.”

얼마 전 저녁 식사를 함께하기로 한 모 글로벌 기업의 임원분이

약속 시간이 조금 지나 상기된 얼굴로 자리에 들어오면서

다짜고짜 무섭다고 혀를 내두릅니다.

놀란 마음에 무슨 일이 있었냐고 물어봤습니다.

퇴근 시간 직전, 자리에서 일을 마무리하고 있는데

한 젊은 여성 직원이 불쑥 나타나서는

‘저한테 왜 그러세요?’ 하면서 펑펑 울더랍니다.

순간 사무실 전체에 정적이 흐르며

모든 직원들의 시선이 집중.

여기까지, 누가 봐도 이건 막장 드라마 스토리 아니겠습니까?

황당 X 당황 콤비 펀치 맞고 잠시 호흡을 가다듬은 후

그 직원에게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자신의 성과평가 결과가 왜 이러냐?’라는 하소연을 하더랍니다.

일단 ‘요즘 애들이란 ㅉㅉㅉ’하며 맞장구치고 대화를 이어갔습니다.   

  



알타미라 동굴 벽화에도,

메소포타미아 수메르 점토판에도,

이집트 피라미드 내벽에도

‘요즘 애들’을 나무라는 탄식의 내용이 발견됩니다.

그러나 이 문제를 단지 ‘세대 차이’라고 치부해버리면

‘세대 갈등’을 해결할 방법이 없죠.


‘세대학’은 이미 통계적으로 유의미하다고 밝혀졌습니다.

그러나 세대학에 대한 이해가 올바르지 않아

오히려 갈등이 조장되거나 확산되는 경우가 있는 듯합니다.    

 

세대를 올바르게 이해하기 위해

크게 세 가지로 구분되는 접근 방법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연령 효과에 의한 세대 구분입니다.

‘라떼는 말이야’ – 아시죠?

(혹시나, 혹시나 하는 노파심에 적어봅니다. ‘나 때는 말이야’)

앞서 얘기한 동굴벽화 등에서 발견된 글들과 일맥상통하는 거죠.

젊어서는 혈기왕성하게 패기 넘치며 도전적이었는데,

나이가 들면서 안정적인 것이 좋고 보수성을 갖게 되는

그래서 ‘라떼는’에 대해서는 기억 보정을,

아직 철없는 후배들에 대해서는 ‘요즘 애들은’이라 하며

자발적 꼰대가 되어버립니다.

대체로 우리는 세대 차이를 이 연령 효과의 틀에서 보려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코호트 효과에 주목해야 합니다.

‘코호트(cohort)’라는 말은 요즘 많이 들어보셨죠?

자주 듣게 되는 ‘코호트 격리’란, 감염 질환을 막기 위해

감염자가 발생한 의료기관을 통째로 봉쇄하는 것을 의미하고요,

여기에서 코호트는 어떤 특정한 기간에 태어나

같은 경험을 한 동년배를 의미합니다.

그리고 각각의 코호트(동일 집단)는 일정한 패턴을 보입니다.

그래서 코호트 효과의 틀에서 세대 차이를 바라보고 이해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는 기간 효과가 있는데요,

전 세대가 특정한 기간에 모두가 같은 경험을 하게 되는 것을 말합니다.

현재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 상황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코호트 효과에 의한 세대의 구분은

무 썰 듯이 명확히 나뉘는 개념은 아닙니다.

즉 세대 간 서로 중첩되는 부분이 존재하고요,

개인의 사회경제적 지위(Social Economic Status) 변수도

무시해서는 안 됩니다.

이를 반드시 유념하여,

각 세대에게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특성을 파악하면 됩니다. 

    

그렇게 ‘요즘 애들’이 아닌 ‘MZ세대’를 이해해보겠습니다.

밀레니얼세대와 Z세대를 아울러서 MZ세대라고 표현하는데요,

우리나라 기준으로 밀레니얼세대는

80년대 중반에서 90년대 중반에 태어난 이들을,

Z세대는 90년대 중후반 이후에 태어난 이들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이들은 태어나면서부터 연결된 세상에 있었습니다.

무슨 말이냐 하면, 항상 ‘디지털 모바일 폰’과 함께

네트워크 안에서 활동하며 성장했습니다.

이들에게 온라인과 오프라인은 경계가 없는 것이고요,

사진이나 영상으로 남기지 않은 일상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누군가에 의해 기록될지도 모르는 오픈된 공간을 경계하고

개인정보에 대한 인식도 철저합니다.     


최근 초대권을 받아야만 가입이 가능하다는 ‘클럽하우스’라는 어플 아시나요?

원칙적으로 녹음·녹화가 불가능하며,

오로지 음성으로만 소통하는 커뮤니티인데요,

‘폐쇄성’‘휘발성’이란 특징으로 MZ세대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죠.     


또한 이들은 항시 위태로운 저성장 경제만 겪어봤기에

경제관념이 투철하고, 보수적으로 행동하지만

사고방식은 매우 혁신적입니다.

기업가정신이 뛰어나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실제 다양한 방법으로 수익을 창출한 경험도 많고요.    

 

그리고 ‘공정성’과 ‘진정성’에 매우 민감합니다.

그런데 공정성을 인식하는 데에 있어 다소 특이한 점이 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 MZ세대들에게 그 특징이 더욱 뚜렷한데요,

혹시 지난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남북단일팀 구성을 논의할 때

이들이 반대 의사를 밝혔던 이유 기억하시나요?

대의를 위해 왜 개인이 희생해야 하는가가 문제가 되었죠.

분명 논쟁이 존재할만한 사안이긴 하나,

자신의 이해관계를 중심으로, 자신이 불공정한 상황에 처하는 것에 대해

지나치게 반응한다는 점이 지적되었습니다.     


여기에 콘텍스트(context), 즉 맥락에 대한 이해가 다소 부족하다는 평도 있습니다.

업무를 수행하는 데에 있어 사실·정보 검색은 거의 완벽하게 잘합니다.

그러나 앞뒤 상황에 대한 파악이 부족한 경우가 많은데요,

그래서 앞서 말씀드린 글로벌 기업의 임원분께서 겪은 일의 원인이 된 거죠.    

 

자신은 분명 일을 매우 잘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신의 평가에 대한 최고 결정권자는

자신의 성과가 아닌 다른 이유로 불이익을 주었다는 전개.

그러나 이러한 현상은 앞으로 더욱 심해질 수도 있습니다.

앞뒤 잘라먹은 막장 드라마 찍든가, 조직을 이탈하든가.     


신입사원의 입사 후 1년 이내 이직률은

작년 기준으로 무려 거의 50%에 가깝게 상승하였습니다.

조직에서는 어마어마한 큰 손실이 아닐 수 없습니다.

     

따라서 조직은 서로 다른 세대의 배경과 특성을 이해하고

이제 막 진입하는 MZ세대들에게

부족한 부분은 맥락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또한 공정성에 대한 올바른 시각을 갖출 수 있도록 

상생을 위한 온보딩 전략을 잘 마련해야 합니다.     






MZ세대의 또 다른 일탈 사건 분석하고 이해하기 :

신입사원이 전 사원에게 돌직구 이메일 송부! 이게 머선 129?

☞ https://brunch.co.kr/@hryonlim/33



공정성에 대한 올바른 이해

☞ https://www.slideshare.net/HRyonLim/l-understanding-of-fair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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