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한 통찰, 그리고 정확한 목적지에 도달
회사에서 일을 하다 보면 서비스를 분석하는
눈이 부서마다 다르다는 걸 알 수 있다.
부서별 다각도의 시선을 가지고
명확한 문제정의와 해결책을 도모한다.
이 순간,
전체를 보고 가장 중요한 문제를 찾아
해결책을 내세우는 사람,
다른 사람들은 보지 못한 것을 보는 사람,
사용자 입장에서 시선을 캐치하는 사람 등
모두가 소실점 만을 찾을 때 전체를 따라
올바른 소실점으로 향하는 사람들이 있다.
보통 그런 시각을 가지고 논의하는 사람들은
어느 정도 직급을 가진 사람들이었다.
(내 경험에선 그렇고 직급과 상관없을 가능성이 높다)
나도 그런 시야와 통찰력이 가지고 싶었다.
그래야 제품이든 서비스든 그 무언가를
관통하는 힘이 생기고 더 나은 서비스를
만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통찰력은 어디서 나오는가?
통찰은 영어로 insight, Inner + Sight에서
유래된 말로 Inner는 내 면을, Sight는 본다를 의미하며 내면을 꿰뚫어 본다는 뜻이다.
국어사전에선 '예리한 관찰력으로 사물을 꿰뚫어 봄'이라고 나와 있다.
안을 본다, 꿰뚫어 본다는 나에게 '겉으론 보이지 않는 본질을 본다'라고 의미로 들렸다.
그리고 본질을 보는 통찰력을 가지기 위해 할 수 있는 노력들을 찾기 시작했다.
내 것은 아니지만 내 것처럼 책임감을 가지는
'주인의식'이라는 단어는 내게 와 닿지 않은 용어였다.
회사에서 나의 노력이 온전히 나의 성과, 연봉으로 이어지는 일이 드물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비스를 관통하는 힘 중 하나가 '주인의식'이라는 것을 알게 된 사례가 있었다.
팀원 A - 서비스의 전체적인 퀄리티를 높이기 위해선 어떤 걸 해야 할까요?
팀원 B - 일단 디자인 리뉴얼과 00 기능과 00 기능을 넣는 게 좋을 거 같습니다
팀원 C - 더불어서 000도 추가되면 좋을 거 같습니다. flow를 전체적으로 살펴보니 000단계에서
사용자가 불편해하고 있는 걸 캐치했습니다. 그래서 이번 분기에는 팀원 B께서 말씀하신 기능 00 추가를 하면타임라인도 괜찮을 거 같은데 어떨까요?
팀원 C는 자신의 직무에 한정되어 말하지
않는다. 마치 자신이 PM인 것처럼 전체적인 타임라인을 보고 있다.
대게 이런 언급을 하는 사람들은 C레벨이나 팀장인 경우가 많다.
자연스레 책임감과 주인의식을 가질 수밖에 없는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카페 파트타이머 분들은 오늘 해야 할 일과 퇴근시간을 기다릴 때
카페 사장님은 앞으로의 방향과 해결책을 강구하는 것과 같다.
하지만,
나 또한 주인의식을 가지기엔 여러 처우가 좋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1가지 원칙만 가졌다.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나의 처우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단지 이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뿐이다.
라는 생각으로 업무를 진행했었다.
그 결과 평소보다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는 경험을 했었다.
주위를 살피기 전
감정은 경우에 따라 더 풍부한 예술적 가치를 증명하기도 하며
타인과의 소통을 이끌기도 한다. 반면에 올바른 판단을 하는데 방해를 할 때도 있다.
그리고 여기서 말하는 감정은 ‘개인의 무조건적인 성향’ 또는 ‘고집’이다.
팀원 A : 지금 000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000이 필요할 거 같습니다.
팀원 B : 음... 그렇군요. 저는 의견이 다른데요. 000으로 진행하길 원합니다.
팀원 A : 저는 000 부분이 ~부분에선 좋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000을 야기할 수 있어 반대입니다. 혹시 다른 이유가 있으실까요?
팀원 B : 저는...(난 이 000 방법이 옳다고 생각해. 이유는 모르겠지만, 내 감으론 그래)
감정적으로 자신의 입맛에 맞는 선택을 할 때 개인은 만족스러울 수 있다.
물론 직관이 뛰어난 사람의 선택일 경우, 프로젝트를 더 좋은 방향으로 이끌 수도 있다.
그러나, 급속도로 변하고 발전하는 시대에 사는 우리는 매일 다른 기술을 직면한다.
이 과정에서 개인적 취향과 관습은 그 변화에 적응하기 어렵게 만든다.
과거에 맞는 답이 현재에선 틀릴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나는 업무를 진행할 때 3가지를 꼭 염두한다.
최대한 일 적으로만 생각하며 불필요한 감정은 배제한다.
개인적 관계는 생각하지 않는다.
개인적인 디자인 성향을 버린다.
보면 볼수록 다른 것이 보이는
계속해서 관찰하고 보다 보면 새로운 것들을 볼 때가 있다.
한 편의 영화를 처음 볼 때와 다르게 두 번 볼 때
이전에 보지 못한 것들을 볼 때가 있었는데 아마도 이 원리라고 생각한다.
내가 주로 사용하는 서비스 관찰법은 5가지이다.
1. 서비스를 자주 사용한다.
2. 서비스를 외운다. 눈 감고도 다음 화면이 떠올라야 한다.
3. Information architecture을 작성한다.
개인적으로 가장 도움이 됐던 방법이었다. 화면을 정보 단위로 나누는 도식도로
많은 플로우를 전체적으로 볼 수 있어 서비스를 빠르게 외울 수 있었고,
불필요한 구조를 파악할 수 있었다.
4. User flow를 작성한다
*기존 flow chart, User flow와 달리, 나는 중점이 되는 플로우 별로 정리한다.
이렇게 하다 보니 여러 경우의 수를 나열하며 개선점을 찾을 수 있었다.
**하지만, 무조건 이 유저 플로우(나만의)를 신뢰하긴 어렵다. 경우의 수를 가정하며
생각하기 때문이다. 데이터 분석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고 판단된다.
5. 비슷한 서비스를 사용해본다.
이 서비스가 문제를 해결했는가
이 서비스는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가
이 서비스의 강점이 무엇인가
를 염두하며 사용하면 많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선 1. 서비스를 자주 사용한다. 를 실행 후 하는 것이 좋은 거 같다.
내가 고민하고 있는 서비스를 속속들이 알아야
무의식 중에서도 생각하고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현상이 아닌
IT서비스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설루션으로 탄생한다.
누군가의 필요에 의해서, 자기 자신이 겪은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서 등
어떠한 Painpoint를 해결하기 위한 Solution으로 서비스가 구축된다.
그렇다면 서비스의 중요한 DNA인 [문제정의와 해결책]을 인지한다면
서비스의 본질을 캐치할 수 있지 않을까?
'기획은 2 형식이다'라는 책에서
우리는 문제를 볼 때 핵심이 되는 문제보단 현상을 보고 있다고 말한다.
따라서, 왜?라는 계속적인 물음을 통해 결정적인 문제점을 찾아야 한다고 얘기한다.
위 그림과 같이 어떠한 문제 발생을 인지했을 때 직면한 문제가 정말 핵심문제인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해결책만을 강구하기 전에, 핵심 문제점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랜딩페이지 이탈률 상승을 캐치했을 때 페이지 리뉴얼을 진행한다.
리뉴얼을 하기 앞서 '왜 사용자가 랜딩페이지에서 이탈을 하는가?'로 시작해
핵심 문제점을 찾아야 하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건
학부시절, 나는 비염이 코피가 날 정도로 심했다.
A병원에선, 코수술을 권했다.
B병원에선, 알레르기 검사와 생활패턴 인터뷰를 진행했고, 계절성 알레르기라며
환절기에만 비염 스프레이와 마스크 착용을 권장했다.
나는 이제 비염으로 고생하지 않는다.
누군가는 보편적인 문제라고 가정하며 보편적인 해결책을 제시했고,
누군가는 한번 더 상황을 분석하고 그에 맞는 해결책을 제시한 것이다.
이번 글을 작성하며 고민한 결과, 나에게 있어 통찰력은 다각도의 시선으로 분석하고
본질을 찾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또한, 이 모든 과정엔 본질을 보려는 마음이 가장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이런 마음이 모여서 서비스뿐만 아니라
내 삶을 보는 눈도 달라질 거란 기대가 생겼다.
[참고 도서]
기획은 2형식이다 - 남충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