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1년 전부터 인스타그램에 추가된 또 하나의 플랫폼, 스레드threads는 텍스트 기반의 SNS다. 처음 열린 스레드에는 정제되지 않은 자극적인 글들이 우후죽순 올라왔던 것으로 기억한다. 글을 더 잘 쓰고 싶은 사람으로서도, 자영업자로서도 썩 달갑지 않았다.
'인스타그램에 사진 올리고, 릴스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피곤한데 뭘 더 하라고 만든 거야?'
유사해보이는 트위터는 해본 적이 없다. 20-30대가 즉각 반응할만큼 짧고 재치있는 멘트를 쓸 자신도. 한동안 친한 이웃 공방의 사장님이 일상적으로 올리는 글을 읽기 위한 용도로 스레드를 사용했다. 나보다 한 살 어린 그는 평소 핸드폰 사용시간이 길고, 유머러스하거나 시니컬한 글을 자주 올리며 즐거워했다.
나이에 관계없이 반말 문화가 형성되어 있는 건 신선했다. 오프라인에서는 낯선 누군가에게 바로 말 놓기 어려운 현실과 달리 속으로는 많은 이들이 그런 욕구를 품고 있는걸까? 동등한 말의 격은 동등한 관계를 형성하는 데 기여할 수 있고, 유명인과 일반인의 차이도 당장은 눈에 띄지 않게 한다. 때문에 어딘가 '청정'해 보이는 구석이 있었다. 인스타그램처럼 계속 올라오는 광고나 현란한 이미지가 거의 없다는 점도 그렇고.
평소보다 특히 관심있게 보기 시작한 건 베이커리 비수기에 속하는 여름, 그것도 장마가 겹치면서부터다. 어떻게 흘러가는지 두고보자 했는데 '글' 위주의 소통이라는 점이 조금씩 매력으로 다가오기 시작한다. 스크린타임이 늘자 내 관심사가 반영된 결과인지 마케팅과 사업에 관한 내용이 증가. 그 중에는 간혹 책에서나 볼 법한 혹은 책에서도 보지 못할 생생하고 좋은 인사이트도 있었다.
'사용자가 많아져서 양질의 글이 늘었나?'
나처럼 눈팅만 하던 축들과 자영업자들이 너도나도 발담그기 시작하는 모습이 실시간으로 보였다.
기본적으로 스레드에는 특유의 반말 문화 때문인지 서로 편힌 친구가 되자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다. 열심히 포장해서 보여주어야 하는 인스타그램이나 블로그의 '척'하는 태도 대신, 어디에도 토로할 수 없는 내밀한 속사정에 대해 솔직하게 쓰는 사람이 많다. 누군가 힘든 일을 말하면 위로하고 도와주자는 에너지들이 삽시간에 한 곳에 몰린다. 물론, 다소 투박해도 공감이 가는 글을 썼을 때의 이야기지만.
길었던 영상들을 최대한 간단하고 재미있게 압축한 숏폼처럼, 스레드에서는 긴 글 대신 '짧으면서도 궁금증을 유발하는' 글을 쓰는 능력이 중요해 보인다. 제대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다면 자신이 하는 일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기회도 충분히 생길 수 있는 새 땅이다. 인스타그램과 스레드의 이용자는 동일하지 않다. 인스타그램의 팔로워가 스레드로 흘러드는가 하면 스레드 팔로워, 즉 스친이 내 인스타그램을 찾아와 팔로우하기도 한다. 분명 지금보다 더 많은 사람에게 닿을 수 있다는 데까지 생각이 미치자 그 물결에 합류하고 싶어졌다. 게다가 결국, 조금 다른 종류의 '글'을 쓸 수 있는 공간이 하나 더 생긴 셈이니까.
처음 스레드에 잘 모르고 끄적인 혼잣말을 깨끗이 삭제하고 '안녕?'으로 시작하는 짧은 소개글을 다시 써서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