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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ment designer Jun 11. 2021

걱정 말아요 그대.

걱정을 해서 걱정이 없어지면 걱정이 없겠네.



결혼을 하고, 첫 아이를 낳고, 둘째 아이를 낳고, 셋째 아이를 낳고.. 점점 가족 수가 늘어남에 비례하여 많아진 것이 있다. 그건 바로 '걱정'. 소중한 게 많아질수록 걱정은 커져만 갔다. 엄마들이 왜 걱정이 많은지 '자나 깨나 자식 걱정'이라는 말을 왜 하는 건지 온몸으로 체감하는 요즘이다.


자식 걱정 말고도 나에겐 수백만 가지의 걱정거리가 있다. '일이 잘 안되면 어쩌지' , '글이 잘 안 써지면 어쩌지' ,  '집 대출금이 잘 실행이 안되면 어쩌지' , '내가 혹시 아프게 되면 어쩌지'  등등  작은 것부터 큰 걱정거리까지 실타래처럼 엉킨 걱정 뭉치들이 머릿속을 점령하고 있다.


언제부터 이렇게 걱정이 많아져 버린 걸까.


10대 20대를 돌아보니 그때는 '걱정'이 아닌 '고민'을 했다. 연애 고민, 진로 고민, 취업고민. '고민'은 모두 앞을 향해 있었다. 처음엔 걱정에서 시작했을지도 모르는 고민들은 걱정에서 머무르지 않고 적극적인 해결 방법을 찾는 생산적인 활동으로 이어졌다.



고민과 걱정의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니,


고민 : 마음속으로 괴로워하고 애를 태움.

걱정 : 안심이 되지 않아 속을 태움.


두 단어의 의미는 얼핏 비슷해 보이지만 내가 체감하는 두 단어 사이의 온도차는 크다.

숨어있는 뜻을 더해 다시 정의해 보자면,


고민 : 

마음속으로 괴로워하고 애를 태워 해결할 방법을 찾음.

걱정 : 

안심이 되지 않아 속을 태워 속만 까맣게 태움.


내가 하는 걱정들을 카테고리별로 묶어보면,


첫째, 이미 벌어진 일에 대한 후회. 

둘째, 앞으로 벌어질 일에 대한 두려움.

셋째, 벌어지지도 않을 일에 대한 노파심이다. 


후회, 두려움. 노파심 같은 부정적인 감정들로 쓸데없는 걱정을 하느라 소중한 에너지와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 것이다.


걱정이란 녀석은 하면 할수록 점 몸집을 불린다. 처음엔 먼지 한 톨만큼의 크기로 시작하지만 꼬리에 꼬리를 물다가 순식간에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나 버린다.


걱정이 시작된다면 우선, 해결할 수 있는 일인지 해결할 수 없는 일인지를 판단해 보자. 후자라면 걱정이 더 커지기 전에 단호하게 생각을 멈춰야 한다.


이 녀석이 가진 또 하나의 특성은 뒤통수치기이다. 마음 졸이며 걱정하던 일이 막상 닥치고 나면 '왜 그렇게 걱정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허무하게 해결되는 경우가 허다하다.'걱정의 90%는 일어나지 않는다'는 과학적 근거를 굳이 입증하지 않더라도 경험치로 알 수 있다. 우리가 하는 걱정들은 대부분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란 걸.


예측되지 않는 미래는 누구도 예외 없이 불안하다. 불안에 떨며 '걱정'만 하고 있을 것인지, 불안을 받아들이고 미래를 준비하는 '고민'을 할 것인지에 따라 삶의 방향도 달라질 것이다.


그러니 걱정은 그만 접어두고 다시 20대의 파릇했던 마음으로 돌아가 즐거운 '고민'을 해보는 건 어떨까?








내일, 곰돌이 빵 작가님은 '대형서점'과 '독립서점' 사이에 선을 긋습니다. 모호한 경계에 선을 긋고 틈을 만드는 사람들! 작가 6인이 쓰는 <선 긋는 이야기>에 관심이 간다면 지금 바로 매거진을 구독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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