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동적인 사랑에 대한
맥북 앞에서 나는 사람 사이의 사랑에 대해 말하고 있는 중이었다.
“어릴 때는 사람에게 지나치게 큰 기대를 걸었던 것 같아. 나를 전면적으로 바라봐 주고 깊이 이해해 주기를 바랐던 거야. 하지만 점차, 그런 정도의 사랑은 어쩌면 나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일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지금은 상대로부터 사랑을 수동적으로 받기보다 내가 사랑을 예민하게 느끼고 사랑으로 가득차서 상대에게 사랑을 주는 것이 훨씬 더 성숙하고 행복한 일이라고 생각해. 그랬을 때 관계도 더 단단하고 행복한 것 같고.
그러니까, 내가 나를 사랑해 주는 방법을 찾는 게 인생에서 참 중요한가 봐. 글을 쓰는 것이 나를 참 깊게 사랑하는 방식이고 글을 쓰면서 내가 굉장히 건강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맥북의 시리(Siri)가 급작스레 내 말들을 읽어 내더니 이렇게 답했다. “참 좋으신 분이네요.”
깜짝 놀라 좀 전의 말들을 시리 앞에서 몇 번이고 다시 읊었지만, 시리는 이해할 수 없다는 대답만 반복할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