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20일경 인도 바라나시 여행 중에 처음으로 코로나19 소식을 인터넷 기사로 들었다. 그때는 '우한폐렴'이라는 이름으로 중국 우한지역에서 퍼지는 변종 독감이거나 중국 일부지역에서 유행하다 사라질 바이러스 정도로 느껴졌다. 2월 초에는 인도에서 포르투갈로 이동하여 리스본에 있었는데 그때도 유럽에서는 아무도 우려하지 않는 먼나라 중국의 이야기였다. 귀국할 때도 일상적 수준의 공항 검색과 분위기였다.
그랬던 코로나19가 이제는 우리의 일상을 위협하고, 삶 자체를 뒤흔들고 있다. 코로나가 먹고사는 문제를 틀어쥐었다.
노동의 중단은 생산의 중단, 소비의 중단을 연쇄적으로 일으키고, 소비의 중단은 생산의 중단, 노동할 자리를 소멸시키고 있다. 바이러스 자체도 무섭지만 경제활동의 통제권을 빼앗아 쥔 것이 더 두렵다. 비교적 안정적인 직장을 갖고 있는 이들도 맞물려 살아가는 사람들의 노동이 중단되면 영향을 받게되고 그것은 모두를 무너뜨릴 것이다.
최근 집에서 휴가아닌 휴가를 보내며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를 몇 편 시청하다가 '부캐'를 만드는 일이 연예인 뿐 아니라 먹고사는 문제 앞에 놓인 모든 사람들에게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캐가 필요한 연예인도 결국은 생존 때문이니까 말이다.
나는 오래전부터 직장생활 외에 그림도 그리고, 여행 글도 쓰고, 책도 출간하는 부캐를 갖고 있었지만 어느 것 하나 생계에 큰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닌 내가 즐거워서 하는 일이었다. 나의 전업이 아니기에 목숨걸고 할 이유가 없었다. 그러나 이제는 목숨걸고 해야할 생존을 위한 '부캐'를 만들어야 한다는 위기감이 등골을 서늘하게 했다.
코로나가 사라진 후에도 다른 바이러스와 재해들이 수시로 우리의 삶을 침략할 것이다. 그 안에서 나와 내 가족이 견뎌내기 위한 생계수단으로 난 무엇을 더 갖고 있을까? 지금 없다면 어떤 '부계정 캐릭터'를 만들어 키워야 할까?
### 추가
노트를 앞에 두고 이것저것 적다가 하나씩 영상으로 찍어봐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라면 하나 겨우 끓이는 실력으로 요리도 해보고, 갖고 있는 가방 리뷰도 해보고, 책 리뷰도 하고, 여행에서 찍어 온 영상으로 여행이야기도 해봤다. 앞으로 캠핑 영상도 찍어보고, 노래도 불러보겠지만 그 안에서 내 삶을 지탱할 부캐가 있을지 모르겠다.
살치살 짜파구리 만들기-https://youtu.be/bn-73F_CFng
여행 슬링백 리뷰-https://youtu.be/wzxl_-LmtDI
책 리뷰-https://youtu.be/k_3aWmvZcV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