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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명주 May 22. 2023

회사는 공동체다

책임님께 존경과 사랑을 담아서


IT업계에 비전공자로 입사한 1년간의 이야기 - 7


회사를 뭐라고 할 수 있을까.

‘공동체’라는 단어가 이토록 잘 어울리는 집단이 또 있을까?


오늘 정말 의지하는 선배님과 이야기를 나눴다. 책임님께는 늘 너무 감사하고 죄송하다. 내가 회사에서 울고 웃는 데에는 책임님에게 오는 정신적 지지가 기반이 되었다고 할 만큼 존경하고 좋아한다.


자연스레 나는 힘든 일이 있으면 책임님에게 가서 고민상담을 했는데 오늘도 그런 날들 중 하나였다. 내 고민은 회사 내 인간관계로 인해 꾸준히 지속된 이슈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하는 일이었다.


점심때 감정의 불안감을 느낀 나는 바로 책임님을 호출했다. 1층 의자에 앉은 우리는 이야기를 하고 감정을 나눴는데 오늘은 그동안 힘듦을 모두 보답받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힘이 되는 시간이었다.


내 이야기를 모두 하고 상황에 대한 해답을 같이 찾아보고 나서 책임님은 자신의 이야기를 해주셨다. 나로 인해 자신도 같이 힘들었던 이야기. 팀원을 잘 챙기지 못했다는 생각에 많이 속상하셨던 순간에 대해서.


책임님은 자리를 비울 정도로 힘듬을 느끼셨다. 나를 생각해 직접적으로 상대에게 나를 옹호했다. 뒤에서 대신 화를 내주셨다. 나로 인해 흔들리셨다.


회사에서 누군가 나로 인해 흔들렸다는 말을 토로했을 때 감정은. 그 순간에 떼려야 뗄 수 없는 하나의 유기체가 된 기분이다. 말로 설명하기 힘들 정도로 성큼 화사가 나에게 다가온다. 많이 놀랐고 나로 인해 속상하셨을 책임님이 그려져서 참 감사하고 죄송했다.


돌아봤을 때 내 뒤에 참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책임님의 마음이 와닿자 주변 사람들의 마음이 또 와닿았다. 인간관계의 이슈가 있는 건 맞지만,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또한 한 회사에 있다. 그리고 그 사람들은 나를 생각해 주고 나에게 정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우리 회사 안에는 내 자리가 분명하게 있다. 요즘 내 자리를 많이 느낀다. 우리 사무실과 사람들의 마음속엔 내가 있구나.


사람들과 나는 긴밀하게 연결되어 서로의 감정을 나눈다. 누군가의 하루가 온전히 숨 쉬는 곳. 그 안에서 매일 보는 사람들은 가끔 가족이 되고 친구가 되고 동료가 되어준다.


내가 인간관계에 스트레스를 받는 것도 모두 그런 이유일테다. 내 힘듬은 해결되지 않았지만, 나는 흔들리지 않고 싶다. 나로 인해 힘든 누군가가 있을 수 있다는 걸 알게 됐기 때문에. 내 주변사람들에게 힘이 되는 존재가 되고 싶기 때문에.


누군가가 나를 통해 힘을 얻고, 웃고, 좋아하고. 내가 이 팀에 기여하고, 팀이 나를 인정하고 인정받았던 그 순간들을 모아서 잊지 않을 거다. 도망치지 않고 나도 내 몫을 하고 싶다.


늘 사람이 사람을 살린다. 나를 지켜주는 사람들에게 존경과 사랑을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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