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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밤비 Jul 30. 2022

나는 우영우가 불편하다

요새 들어 엄청 핫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보며 중도에 시청하기를 포기했다.

브런치에서나 기사에서나 어디서든 우영우에 대한 긍정적인 말들과 응원의 말들이 쏟아진다. 심지어 신문을 구독 중인데 극 중 자폐인인 우영우를 보며 그에 대한 전문가들의 자폐에 대한 기사들이 자주 등장한다. 우영우 신드롬을 체감케 하는 그와 관련된 기사들이 너무나 많이 내 눈에 띈다. 일반 사람들이 인식하지 못하고 제대로 알지 못하는 자폐에 대한 생소함이 우영 우로 인해서  드러나고 그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들로 많이 변하고 있다면 좋은 신호탄이 될 수 있겠다.


 극 중 우영우는 말 그대로 자폐인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천재 자폐인이다. 법을 술술 외울 수 있는 천재 자폐인이 결국 변호사가 되고 실제로 로펌에서 활약하는 모습은 나도 모르게 가슴이 뭉클해진다. 하지만 드라마를 보는 내내 나는 마음이 불편해지기 시작했다. 드라마를 드라마로 보지 않고 현실로 보기 때문이다. 극 중 우영우의 아버지가 사법고시에 패스한 우영우를 취직시키기 위해 여러 군데 지원서를 써도 되지 않았다는 말이 사실상 현실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동료들과 법정 싸움을 벌이지만 사실상 우영우 혼자 서 있다면 가능했을까 싶다는 개인적인 생각이 들기도 한다.


결국 아무리 뛰어난 우 영우 같은 자폐인이 있더라도 함께 일을 하기 위해선 누군가 써브 역할을 대신해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영우 주변에 긍정적이게 바라보고 도와줄 수 있는 사람들이 있듯이.

우영우의 아버지, 로스쿨 동기 최수연, 시니어 변호사 정명석, 송무팀 직원 이준호, 절친 동그라미까지..

자폐인 우영우가 로펌에서 제대로 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보이지 않는 노력을 기울여 주는 멤버들이다.

이들의 보이지 않는 노력과 지원으로 천재 자폐인 우영우는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게 되었다.


극 중 제일 현실적이라고 생각했던 대사는 권민우, 최수연 변호사의 대사였다.


최수연 변호사가

"내 말은요. 그냥 영우를 괴롭히고 싶은 거면서 정의로운 척하지 말란 말이에요. 진짜 사내 부정을 문제 삼고 싶으면 대표님부터 문제 삼으세요. 왜 강자는 못 건드리면서 영우한테만 그래요?"

권민우 변호사는 답답하다는 듯이 소리친다.

 "그 우영우가 강자예요! 로스쿨 때 별명도 어차피 일등은 우영 우였다면서요. 이 게임은 공정하지 않아요. 우영우는 매번 우리를 이기는데 정작 우리는 우영우를 공격하면 안 돼요, 왜? 자폐인이니까. 우리는 우변한테 늘 배려하고, 돕고, 저 차에 남은 빈자리 하나까지 다 양보해야 된다고요! 우영우가 약자라는 거, 그거 다 착각이에요"


드라마를 보는 내내  마음이 불편해 시청하기를 포기한 이유. 권민우 변호사의 대사에서 나의 깊은 마음의 소리를 찾았다.


나는 극 중 권민우 변호사가 밉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사람들의 오류를 정확하게 샤우팅 했다고 생각한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차별하지 말자고 하면서 결국엔 차별하고 있다. 행동으로는 차별을 하면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차별하면 안된다라고 얘기한다. 그게 참 모순이다. 

나는 장애를 먼저 인정하고 다르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장애인을 멸시하고 무시하란 얘기는 아니다. 

장애가 있기 때문에 배려를 받아야 하고 장애가 있기 때문에 특권도 있어야 한다는 생각 한다. 그래야 장애인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정당해지지 않을까 싶다. 대놓고 얘기하자면 우영우가 자폐인이기 때문에 낙하산도 가능하고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고 우영우를 공격하면 안 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된다. 차별이라는 의미가 나쁘게 쓰이면 독이지만 좋게 쓰이면 조화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극 중 권민우 변호사가 답답해하는 그 부분. 장애인이기 때문에 배려할 수 있는 부분을 모두가 인정하고 있다라면 우영우가 강자고 이 게임은 공정하지 않다는 얘기는 대화에서 나오지 않았을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결국 장애인을 제대로 이해하고 인정하는 부분이 너무나 안돼 있고 어쩔 수 없이 배려해준다가 아니라 당연히 배려를 받아야 하는 사람들이라고 더 인식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장애에 대해 어설프게 인정하고 있는게 오히려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갈라 놓을 수 있는 꺼리가 되지 않을까.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매우 희망적이고 긍정적이다. 몇 번이고 좌절을 경험했을 장애를 가진 부모에게 큰 희망을 줄 수 있는 드라마이기도 하다. 하지만 너무 이상적인 면이 나를 불편하게 만들었다. 여전히 우리 사회는 현실적인 부분이나 마주하고 싶지 않은 부분은 그냥 덮어두고 감성만 쫓는 게 아닐까 싶다는..


드라마일 뿐이다. 하지만 많이 불편한.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된. 역대 드라마 중 하나이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대한 저의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장애인에 대한 생각이 조금은 다를 수 있습니다. 보이지 않게 인권에 대해 노력하시는 분들도 많을 테고 제가 보지 못한 부분에 대한 안타까움을 느끼는 분들도 많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제 글을 보시고 불편한 마음이 드셨다면 그냥 패스하셔도 좋을 듯합니다. 또한 제 의도와는 다르게 기분 나빠하신 분들도 분명 있으실 텐데 다른 부정적인 뜻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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