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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레일스앤 Oct 07. 2019

[육아 에세이, 966일]19년 10월 5일. 맑음.

생애 처음 파마한 하늘이.

일주일 전에 급하게 머리를 깎은 바람에 평소에 찾던 미용실이 아닌 곳을 가서 머리를 잘랐는데 의도치 않게 투블럭이라는 머리 스타일로 했지만 영락없는 영구머리로 만들어 놓았단다. 머리를 손 바 주신 디자이너에게는 미안하지만, 머리에 잘 모르는 아빠가 보기에도 익숙해지지가 않았단다.


그래서 급 평소에 다니던 김하연 미용실 원장님에게 예약을 하고 하늘이는 난생 처음 파마를 하게 되었단다.

몇 개월 전만 해도 머리에 이발기를 갓다데면 울부짖던 하늘이가 파마를 하려고 머리를 말았는 데도 가만히 있는 하늘이가 이제는 많이 컸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단다.

하늘이의 첫 파마 ㅎㅎ.

원장님께서 하늘이 머리에 파마를 하고 난 후 약 1시간이라는 시간이 지난 후 머리를 푼 순간 너무나도 귀여운 하늘이가 내 눈앞에 있었단다. 양배추 머리를 한 하늘이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귀여움을 보여 주었다. 미용실에서 머리를 감을 때도 의젓하게 누워 있는 하늘이란다.


미용실 스태프는 당연하게 머리가 너무 잘 나왔고 귀엽다고 이야기를 했지만, 정말이지 아빠가 보기에도 너무 귀여운 꼬마 였단다. 하늘이도 거울을 보고 본인 모습이 적응이 안되었는지 머쓱하게 거울을 쳐다보는 하늘이었다.

그동안 바가지 머리를 해서 머리에 볼륨이 없어 딱 달라붙는 머리스타일을 고수했건만 파마를 하고 나니 머리도 풍성해 보이고 볼륨감이 살아나서 하늘이 인물이 더 살아나는 것 같았다. 머리를 하고 난 후에는 일산에 있는 아쿠아리움에 갔단다. 엄마 아빠는 꼭 아끼려고 한 것은 아니지만, 저녁 할인권을 티켓팅 해서 들어갔는데 워 하나 제대로 운영되는 것이 없었단다.  앞으로는 평일이든 주말이든 낮 시간에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썰렁하고 조명도 다 켜져 있지 않아서 아빠는 많이 실망을 했다.

다음에는 평일이던지 주말이던지 낮 시간에 가야 겠다.

인생에 있어서 첫 경험이라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자아가 커지고 내 행동에 대한 인지능력이 성립되는 시기가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그 전에는 주위에서 지켜보는 사람이 잘 지켜봐 주고 기록을 해주면 나중에 본인이 살아온 기억들을 하늘이가 시간이 날 때 되돌아볼 수 있을까 하는 그 물음에서 아빠는 오늘도 하늘이의 하루하루를 기록하고 있단다.


내일은 어떤 첫 경험이 기다릴까 아빠의 내일은 하늘이 덕분에 신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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