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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레일스앤 Oct 15. 2019

[육아 에세이, 975일]19년 10월 14일. 맑음

피엘라벤 클래식 코리아 성료 그리고 가을의 열매. 

아빠 회사의 일 년 중 가장 큰 행사인 '피엘라벤 클래식 코리아'가 지난 토요일 잘 마무리가 되었다. 한국인 참가자 300여 명 그리고 외국인 참가자 100명 등 총 400여 명이 우리나라 제주도에서 56.4km를 2박 3일에 걸쳐 걷는 행사다. 어제는 제주도에서 오후 3시에 비행기를 타고 4시가 넘어 김포공항에 도착했다. 택시를 타고 집으로 와서 급하게 짐 정리를 하고 아빠는 하늘이가 있는 고척동 본가로 차를 몰고 갔다.. 


아파트 정문으로 차를 좌회전해서 들어가는데 아버님이 보이고 그 앞에 하늘이가 아빠 차를 알아보고 운전석 쪽으로 달려왔단다. 하늘이도 아빠가 반가운지 웃으며 "아빠"라는 말을 했고, 아빠도 "하늘아!" 하고 대답을 했단다. 너무나 반가웠단다. 6일 동안 얼굴을 안 봐서 그런지 집에 오기 며칠 전주터 하늘이가 보고 싶다고 노래를 부르던 아빠였단다. 


그렇게 반갑게 상봉을 한 후 아빠의 부모님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한 후 집에 오는 길에 하늘이는 차에서 잠이 들었단다. 집에 와서 못다 한 정리를 하고 엄마와 이런저런 이야기 꽃을 피우고 안방에서 잠시 누웠더니 이내 잠들어 버렸다. 그래서 어제는 일기를 쓰지 못했단다. 그래서 오늘 어제 일기를 쓰고 있단다. ㅎㅎ. 


오늘은 월요일 지난 6일 동안의 피로가 몰려와서 그런 건지 아침 출근길에는 잘 몰랐는데 점심 식사 후 외근을 가기 위해 탄 버스 안에서 꾸벅꾸벅 졸았단다. 하품은 나도 몸은 그렇게 피곤한 거 같지 않은데 긴장이 풀려서 그런 건지 아니면 나이가 들어서 그런 건지 몸에 기운이 업더구나. 


역시 밤은 공주에서 가져와야해. 부모님이 주신 토실토실 알밤. 

하늘이는 오늘 아침에 가을 소풍을 갔단다. 배를 수확하는 과수원으로 가는 소풍이었다. 가을은 결실의 계절이기도 하다. 어제 고척동 본가에서 부모님이 집에 가서 쪄 먹으라고 토실토실한 알밤을 주셨단다. 집에 오니 하늘이가 가져온 배가 식탁 위에 있었다. 아빠는 집에 오자마자 간단히 저녁을 먹고 어제 부모님이 주신 밤을 찌기 시작했다. 모락모락 김이 올라온 후 잘 쪄진 밤 몇 알을 하늘이와 맛있게 나누어 먹었단다. 



엄마가 아침일찍 일어나 싸준 하늘이 도시락. 
베 수확.

오늘은 아빠에게는 지난주 피로가 안 풀려 피곤한 월요일 출근길이었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생을 마감할 정도로 힘든 날이었고,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된 장관은 취임한 지 40여 일 만에 자진 사퇴를 하는 날이기도 했다. 세상일이 모두 자기 뜻대로 되는 것은 아니란 걸 하늘이도 알았으면 한다. 외부의 충격이나 외부 요인으로 내 뜻과는 다른 선택을 해야 될 수도 있고, 정말 최악의 경우에는 못 견뎌 생을 마감할 수밖에 없는 극단적인 상황으로도 갈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바다 건너 일본은 태풍으로 많은 피해가 났으며, 수능은 오늘로서 D-31 남았단다. 프로야구는 플레이오프에서는 키움 이 SK를 3대 0으로 1차전을 승리로 이끌었다. 


저녁 10시가 조금 안되었을 때 하늘이는 침대에 올라오자마자 잠이 들었으며, 아빠는 밤 12시가 조금 넘긴 이 시간에 하늘이에게 보내는 편지를 쓰고 잠을 청하려 한다. 오늘까지만 아빠도 피곤해할게 내일은 활기찬 모습으로 보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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