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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레일스앤 Feb 28. 2020

50 살 먹고도 아직 책을 안 읽는 그대에게

 책을 읽은 다는 것이 인생에서 중요하냐고 묻는 사람이 있을 수 도 있다. 나는 책이 인생에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던 사람이었다. 책을 읽지 않고 살아온 시간이 벌써 50년이 다 되어간다. (내 나이는 48살이다) 이제 곧 반 백 살인 것이다. 세월은 화살처럼 빨리 흘러가 버렸다. 나이를 먹어갈수록 왠지 모를 불안감과 초초함이 찾아오기 시작했다. 시간을 넋 놓고 있을 수 없는 노릇이다. 나에게는 책임져야 할 가족이 있다. 나이가 먹어가면서 하루하루가 너무 소중해졌다. 뭘 하나라도 해야 되는 상황. 그렇게 혼자 조바심을 느끼며 고민하고 생각했던 때가 재작년 가을 즈음이었다.


 인생에서 나이가 들어가며 관리해야 될 것이 많겠지만, 그중에서 내가 생각하는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이다. 젊었을 땐(20대 후반) 야근을 해도 밤새 술을 먹고 출근해도 그 날 하루 정도는 버틸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잠을 못 자면 몸이 너무 힘들고 무기력해진다. 더불어 나는 당뇨와 고혈압도 40대 중반 이후 얻게 되었다. 아마도 나의 식습관과 가족력 때문일 것이다. 어렸을 적 우리 집은 부자는 아니었지만, 항상 집에는 탄산음료와 아이스크림, 과자와 인스턴트 음식들이 있었다. 이는 술 담배를 안 하시는 아버님의 영향이 가장 컸다. 그래서 나는 어려서부터  몸에 좋은 음식보다는 맛있고 달콤한 음식들을 먹을 수 있었다. 


 결혼 후에도 무절제한 식습관(?)으로 인해 살이 찌고 지병을 얻게 되고 몸은 점점 더 안 좋아져만 갔다. 2017년 2월 우리 부부에게는 소중한 한 생명이 찾아왔다. 아이를 키우면서 정신없이 2년이 흘러 2018년이 되면서 걱정이 하나 늘었다. 건강검진에서 당뇨 수치가 130 정도로 공복혈당이 높게 나오고 협압도 130에 90 정도로 높게 나오면서 급기야  18년 말부터는 약을 복용하기 시작했다. 약을 먹지 않고 운동을 하면서 수치를 조정하겠다는 나의 바람은 지켜지지 않았다. 


 눈이 나쁘면 안경을 쓰듯이 나는 몸이 안 좋아지면서 약을 복용하기 시작했다. 아이에 대한 미안함이 마음 한구석에서 피어나기 시작했다. 아이는 이제 겨우 2살인데 아빠는 벌써부터 건강이 안 좋은 사람이 될 수만은 없었다. 체력적으로도 많이 힘들었다. 아이가 한 살 한 살 커 가면서 또래 남자아이들처럼 뛰어다니고 몸으로 놀기 시작했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간헐적 단식이었다. 하루에 한 끼 정도만 먹고 살을 빼기로 작심했다. 175cm 80kg이 넘는 과체중 비만이었다. 회사에 출근하며 점시시간에는 사무실에 홀로 남아 시간을 보냈다. 그 시간이 나에게는 책을 읽게 되는 시작이었다. 

작년부터 내가 읽었던 책들이다. 지금은 내 책상 바로 옆에 있다.


 조금씩 조금씩 습관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몸무게도 조금씩 빠지면서 가벼워지기 시작했다. 작은방으로 들어가는 문에 철봉을 설치했다. 작은방을 오가며 한 번씩 매달리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두 손으로 내 체중을 감당하기도 힘들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매달리는 시간이 길어지고 한 개도 제대로 못하던 턱걸이를 마침내 하게 되었다. 내 두 손으로 내 몸을 끌어올리고 있었다. 중력을 거스르는 새로운 경험이었다. 그러면서 나의 책 읽기는 2019년 봄부터 변화되고 발전되기 시작했다. 체중을 줄이는 간헐적 단식을 하고 출퇴근을 하면서 유튜브로 관련 영상을 찾아보곤 했는데 어느 날  나는 동기부여 영상과 자기 계발 영상 등을 시청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나는 교보문고에 책을 주문하고 있었으며 19년 3월부터는 월정액 독서 앱인 '밀리의 서재'를 구독하기까지 이르렀다.

밀리의 서재

올해 초 연말정산을 하다 보니 작년 도서구입비가 480,000원 정도 되었다. 35권 정도를 구매를 했다. 밀리의 서재로 읽은 책은 작년 3월 이후 현재까지 57권 정도가 된다. 작년 한 해동안 구입하고 전차책으로 읽고 집에 있는 책을 다시 보고해서 어림잡아 100여 권 정도의 독서를 하게 되었다. 정말 리마커블 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내가 책을 10권, 20권도 아닌 100여 권을 읽게 되다니 책을 읽은 권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지만 정량적으로 계산할 수 있는 데이터가 있다는 것이 너무 신기했다. 습관을 들이니 그다음부터는 조금 수월해졌다.   


 시간이 나는 데로 나는 책을 읽기 시작했다. 출퇴근하면서 복잡한 만원 전철에서는 오디오북을 다운로드하여 들었고, 역에서 내려 회사로 가는 길에서는 유튜브로 경제상식 영상 클립을 들으면서 걸어갔다. 점심시간에는 점심을 안 먹고 책을 펴고 읽어 내려갔다. 집에 오면 의례 했던 것이 저녁 9시 정도 아이를 재우고 소파에 앉아 뉴스를 보고 드라마를 보고 오락프로그램을 보는 잘 짜인 스케줄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웬만하며 저녁 9시 이후에는 책상에 앉거나 식탁에 앉아서 책을 보려고 한다. 새벽 1시 전후까지 책을 읽고 잠자리에 든다. 정말 놀라운 변화가 아닐 수 없다. 내가 이렇게 변화 다니 아직 특별히 내 인생에서 변화는 없지만, 조금씩 변화되는 모습에 항상 감사하며 살아가고 있다. 


책을 읽어가며 변화된 나의 작은 변화  

말을 할 때 머릿속에서 생각이 정리되면서 논리 정연하게 말을 할 수 있게 됨 

변화되는 세상의 정보와 지식을 배울 수 있게 됨. 

평생 공부해야 한다는 사실을 이제야 알게 됨. 

시간을 허투루 쓰지 않고 아끼며 그날그날 매시간을 알차게 보내려고 함. 

하루를 정리하는 하루를 시작하는 글을 다이어리에 적기 시작함. 

그동안 잠자고 있었던 블로그를 다시 하고 있음. 

올해 초부터는 주식투자를 시작함. 

경제관념이 생겼으며 돈에 대한 무지를 반성하고 자본주의 사회에 적응하기 시작함. 

어제 보다 나은 오늘을 위해 하루하루를 보람되게 보내려고 함. 

틈나는 대로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싶은 충동이 강하게 일어 남.                                                                         

소박하지만 내 공간을 만들어 놓았다. 이곳에서 책일 읽고 글을 쓰고 영상도 편집한다.


소박하지만 내 공간을 만들어 놓았다. 이곳에서 책일 읽고 글을 쓰고 영상도 편집한다. 

그동안 학교에서 공부한 지식으로만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지금이 어떠한 시대인가? 자고 일어나면 정보의 홍수에 밀려 헤어 나오질 못한다. 인공지능, 전기차, 클라우드, 자율주행, 드론 등 내가 학교 다닐 땐 배우지도 않았던 단어들이 일상화되고 있는 시대이다. 내가 가만히 있으면 나는 점점 더 도태되고 나중에는 따라갈 수 도 없어 포기를 하고 만다. 그렇게 되지 않으려면 인생에서 가장 젊은 오늘 시작해야 된다. 변화해야 한다. 그리고 책을 읽어야 한다. 바쁘다는 핑계로 책일 읽지 않고 있다가 더 큰 낭패를 볼 수 있다. 물론 자수성가하고 노후가 보장된 사람이라면 그냥 쉴 수 있을 수 있다. 생각해보라 자수성가하고 노후가 보장된 사람들은 더 노력한다. 책을 읽지 못하게 해도 그들은 이미 책을 읽으며 평범한 나 같은 사람들이 따라올 수 없는 곳에 이미 가있을 것이다. 암울하지만, 이게 현실이고 사회다. 


50살에 은퇴하고 놀고먹을 수 있다면 책을 읽지 않아도 좋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지금이라도 책을 읽어야 한다. 인생에서 가장 젊은 오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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