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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동현 Jun 09. 2024

청년 농업인의 이커머스:와디즈를 추천 안하는 이유 #1

청주 신활력 아카데미 MD교육 출강을 검토하며

안녕하세요, 임동현입니다.


지난 3월에는 충청북도 청주로 출장 강의를 다녀왔습니다. 지방 출강은 오랜만이라 설레는 마음으로 중부고속도로를 달렸던 기억이 납니다. 역시 청주에서도 식품, 체험 상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성 높으신 지역 농업 대표님을 많이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이번 컨텐츠에서는 청년 농업인이 겪는 이커머스 고민에 대해 제가 생각하는 본질적인 접근 방법에 대한 내용을 써보려고 합니다. ※ 청년 농업인이라고 포괄하여 표현했지만, 비교적 연세가 있으신 대표님도 꽤 계셨습니다.


농촌 신활력 플러스와 액션그룹

정부에서는 농촌 신활력 플러스라는 이름으로 농촌 내 지역자산을 활용한 특화산업 육성, 일자리 창출 등 자립적 발전을 꾀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사업에 참여하는 기업을 보통 '액션그룹'이라 부르고 이 액션그룹은 신활력 플러스 사업 추진단이 구성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다양한 사업 지원을 받게 됩니다.



액션그룹의 온라인 판로 개척 수요

요즘 청년 농업, 귀농·귀촌 등 농업인을 위한 지원 사업이 꽤 많다는 건 익히 알고 계실 겁니다. 하지만 요즘 농업은 농사만 짓고 끝나는 게 아닙니다. 농작물 자체를 잘 키워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농작물이나 서비스를 어떻게 판매할지에 대한 고민 비중도 매우 큽니다. 바야흐로 이커머스의 시대, 그 고민은 온라인 판로 개척이라는 수요로 이어집니다. 청년 농업인은 온라인 판매를 하루빨리 시작하고 싶고, 지방자치단체에서는 그 방법과 과정을 찾습니다. 보통은 이런 흐름으로 강의가 열리게 됩니다.


전문가의 부재가 불러오는 문제

사실 이커머스 자체는 누구나 쉽게 시작할 수 있습니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쿠팡 등 유명한 쇼핑 플랫폼에서는 이미 셀러 유치를 위해 굉장히 친절한 온라인 교육 자료(예:네이버 비즈니스 스쿨)를 만들어 배포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커머스에 대해 전혀 경험이 없는 지역 농업인 대표님들께서는 설사 '청년' 농업인이라 하더라도 새로운 세계의 진입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습니다.


눈높이에 맞는 교육을 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해집니다. 이커머스 시장의 거대한 규모만큼 이 안에서도 다양한 사람(강사)이 있습니다. 이커머스는 어떤 관점으로 보느냐에 따라 시장 해석이 판이하게 달라지는 곳이므로 적합한 강사를 찾기 위해서는 높은 수준의 리터러시가 요구됩니다.


문제는 이곳에서 발생합니다. 직접적인 수요가 있는 청년 농업인, 그 수요를 지원해야 하는 사업 담당자들은 그런 리터러시를 가지고 계실까요?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심지어 현업자라도 경험이 많지 않거나 다양한 경험을 쌓지 못한 단계에서는 쉽지 않을 겁니다. 최대한 많은 조언을 받아보는 것도 임시방편은 되겠지만, 1회 조언 받기조차 예산이 들기 때문에.. 성과를 낼 수 있는 혹은 눈높이에 맞는 교육을 위한 강사를 찾는다는 게 마음처럼 쉽지 않습니다.



출강을 검토하며

최초 제안이 왔을 때, 수강 대상(액션그룹) 정보가 확실하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따라서 커리큘럼을 어떻게 꾸려서 보내드려야 할지 난감했습니다. 와디즈 펀딩을 하고 싶어 하는 분도 있고, 상품 기획을 더 고도화시키고 싶은 분도 있다는 게 전부였습니다. 1차 운영 실무자 미팅을 나누고 2차로 코디네이터분들과 검증과 조율 미팅을 나누며 분명하게 우려되는 부분 몇 가지를 확인했습니다.


가장 먼저 진행한 것은 수강 예정자분들의 이커머스 이해도 조사였습니다. 관심, 인지, 이해 정도, 경험 등 사전 진단 내용에 기반하여 3주 차 강의에 대한 윤곽을 잡아나갔습니다. 단기적인 교육만으로 즉시 눈에 보이는 성과가 있어야 하는(?) 현실적인 부담도 분명 있었습니다. 저는 현실적으로 되는 것과 안 되는 것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해드렸고, 소통 과정에서 관계자분들도 충분히 납득해 주셨습니다. 그렇게 합리적인 커리큘럼을 만들 수 있는 상황이 따라주어 강의 제안에 승낙했습니다.


지역 농업인의 이커머스 고민

나름의 사전 조사를 했어도 실제 현장은 또 달랐습니다. 단순히 어디선가 들어본 적 있다는 이유로 와디즈 프로젝트 오픈을 검토하고 계신 분, 판매할 상품 자체가 없는 분, 기관에서 진행하는 교육이니까 들어두면 뭐든 도움이 되겠지 싶어 신청하신 분 등 다양한 배경이 많았습니다. 어느 정도 이커머스 경험이 계신 분들만 추려 통계를 내어보니 몇 가지 대표적인 고민이 도출되었습니다.


스마트스토어는 이미 해봤는데 잘 안됐어. 어디 새로운 곳 없을까? 듣기로는 와디즈가 좋다던데?

스마트스토어를 만들고 상품 등록도 했어. 근데 매출이 잘 나질 않아. 어떡하면 좋을까?

뭐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어. 홈페이지, 상세페이지도 만들었는데 다음은 뭘 하라는 거야?


주어진 시간은 3주 차. 위 3가지 고민 중에 한 가지 고민만 집중하여 커리큘럼을 꾸려도 부족한 시간이었습니다. 모두가 빠짐없이 만족하는 커리큘럼을 만드는 게 쉽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제가 결정한 방법은 수강하시는 한 분, 한 분께 개인 컨설팅을 해드리기로 했습니다. 다행히 강의나 컨설팅에 대한 만족도는 높았지만, 각 고민에 대해 더 자세히 풀어볼 시간이 없었다는 게 아쉬움이 남습니다.



강의를 마치고, 본질적인 도움을 많이 드리지는 못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액션그룹과 사업 관계자분들께서 이커머스에 대해 더 많은 정보가 있으셨다면 어땠을까? 더 다양한 관점을 파악할 시간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이런 질문을 많이 떠올렸습니다. 특정한 시즌에는 브런치를 통한 강의 제안이 꽤 오는 편입니다. 강의를 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이나 결국 시간을 낸다는 점에서 서로 진심인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수강생 분들께 단순하게 '어떤 하나의 과정만 도와주고 끝'인 교육을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특히 시작 단계에서는 더 근본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청년 농업인의 이커머스 : 와디즈를 추천하지 않는 이유 #2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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