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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쇼핑을공장에서 Oct 15. 2019

데님 세탁, 해야 할까? 말아야 할까?

SHOGONG MAGAZINE




전 세계 어느 곳을 가더라도 데님을 입고 지나다니는 사람을 흔하게 볼 수 있다. 누구나 옷장 속에 청바지 하나쯤은 가지고 있지 않은가? 그만큼 데님은 유행을 타지 않고 상대적으로 코디가 쉽고 튼튼하기 때문에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패션 아이템 중 하나이다. 이처럼 데님 제품의 높은 인기 때문인지 데님은 그 세탁 방법에 있어서도 여러 논쟁을 야기해왔다. 가장 큰 이슈인 데님을 빨아야 하는지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하여 청바지를 세탁하는 기본적이고 올바른 방법에 대해 설명드리겠다.  

필자는 데님 제품, 그중에서도 청바지를 정말 좋아한다. 지금은 덜하지만 한 때 1년 365일 중 300일 이상을 청바지를 입고 다녔을 정도였다. 갓 성인이 된 20살 시절 처음 아르바이트를 해서 번 돈을 처음 지출한 곳도 고가 브랜드의 생지 데님을 사는 일이었다. 당시 오랫동안 가지고 싶었던 제품인 만큼 굉장히 소중했고 그래서 어떻게 이 옷을 더 오래 예쁘게 입을 수 있을지 관심이 많았다. 그러한 연유로 청바지 관리에 대한 정말 많은 방법들을 찾아보았고 직접 시도해 보았다. 이러한 필자의 경험과 해당 글을 쓰기 위해서 추가로 알아본 내용을 바탕으로 데님의 세탁과 관련한 이야기를 풀어보겠다. 



데님 빨아야할까? 말아야할까? 


데님의 세탁과 관련된 이슈 중 가장 큰 부분은 ‘과연 데님은 얼마나 자주 세탁해야 하는가?’ 일 것이다. 본인이 패션에 관심이 많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누구나 한 번쯤 청바지는 빠는 것이 아니다는 말을 들어보았을 것이다.  

그만큼 핫한 이 이슈는 쉽게 ‘데님은 되도록이면 세탁하지 않는 것이 좋다’ vs ’ 자주 세탁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의 두 입장으로 정리된다. 두 주장에 대한 다양한 근거가 존재하고 어떤 방법을 택하더라도 개인의 건강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때문에 여기서는 두 입장을 모두 설명할 것이고 판단은 이 글을 읽는 독자 스스로 하는 것이 좋겠다.  



빨지 않은 데님의 워싱이 아름답다. 


먼저 ‘데님을 세탁하지 않는 것이다’라는 주장의 가장 큰 이유는 데님은 오래 빨지 않을수록 예쁘다는 것이다. 크게 생지와 워싱진 두 가지로 분류해보면 우선 생지의 경우 세탁을 자주 할수록 생지의 목적인 아름다운 워싱을 만들기 어렵다고 이야기한다. 생지를 세탁할 때 발생하는 인디고 염료의 탈락으로 인한 워싱이 착용자가 옷을 입고 생활하면서 마찰에 의해 생긴 워싱에 비해 그 선명도가 낮기 때문이다. 워싱 제품의 경우에는 세탁을 할수록 워싱 부분과 기존 부분의 경계가 희미해지고 결국엔 기존 제품이 가진 워싱의 색감과 다르게 옅어져 바래진 느낌으로 바뀌게 된다. 착용자가 구매할 때 반하게 된 워싱이 사라지게 된다는 것이다.  


환경을 위해 데님 세탁을 자제해야 한다.  


다른 주장으로는 데님을 자주 세탁하지 않음으로써 세탁 시 사용되는 물, 세제와 같은 것들을 줄여 환경 문제를 예방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실제 대표적인 데님 브랜드인 리바이스의 회장 ‘칩 버그’는 자신이 입은 청바지를 10년째 세탁하지 않았다고 고백하며 지속 가능한 환경의 실현을 위해 물의 사용량을 줄여야 하고 이를 위해 청바지를 세탁하지 말라는 인터뷰를 진행하여 화제가 되기도 하였다.  

그 외에도 청바지를 오래 입기 위해서는 세탁을 자주 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세탁 방법에 의한 문제일 가능성이 크고 실제 청바지를 손상 없이 오래 입기 위해선 적절한 주기의 세탁이 필요하다. 그 이유에 대해서 ‘청바지도 자주 세탁해야 한다’는 주장을 소개하면서 함께 이야기해보도록 하자.  


데님을 오래 입기 위해서는 세탁을 해야 한다.  


데님 제품을 세탁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제품을 오래 입기 위해서이다. 데님 제품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섬유는 그 특성상 만들어지는 순간부터 산화하기 시작한다. 여러 이유들이 존재하지만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원인으로는 인체에서 분비되는 땀과 지방산을 비롯한 각종 물질로 인한 부패를 들 수 있다. 착용자가 옷을 입을수록 이러한 물질들은 옷에 지속적으로 쌓일 수밖에 없다. 이를 오랫동안 세탁하지 않고 방치해두면 원단 섬유를 부패시킬 뿐만 아니라 섬유의 장력을 떨어뜨려 섬유가 약해져 쉽게 찢어지게 된다. 즉 데님을 오랫동안 세탁하지 않는 것은 옷의 수명을 단축시키며 냄새의 주범이 된다. 따라서 데님을 오래 입기 위해서는 주기적으로 올바른 방법을 통해 세탁해야 한다.  


자주 세탁해도 아름다운 워싱을 만들 수 있다.  


청바지 워싱의 기본 원리는 청바지를 착용하며 착용자의 신체적, 행동적 특성에 따라 자주 마찰되는 부분은 마모되는데 이 마모된 부분의 차이와 세탁 과정에서의 인디고 염료의 탈락이 합쳐져서 만들어지는 앙상블이다. 


때문에 세탁을 자주 하더라도 충분히 아름다운 워싱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복각 데님의 선구자로 일컬어지는 레졸루트의 ‘하야시 요시유키’는 청바지를 두 번 입고 세탁할 정도로 자주 빨면서도 아름다운 워싱을 만들어 낸 것으로 유명하다.  

또한 데님 콘테스트에서 세탁을 자주 진행하고 많이 착용한 청바지가 좋은 결과를 내는 경우도 빈번히 존재한다. 세탁을 하지 않음으로써 아름다운 워싱을 만들어 낼 수 있지만 절대적인 조건은 아니며 세탁을 자주 하면서도 충분히 아름다운 워싱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청결을 위해서는 세탁을 해주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개인의 청결을 위해서 자주 세탁해주어야 한다. 옷은 착용할수록 흙과 먼지 그리고 인체에서 분비되는 땀을 비롯한 물질들이 옷에 점점 쌓이게 된다. 이러한 불순물들은 세탁하지 않는다면 옷에 지속적으로 남게 된다. 그것은 식물성 섬유인 면으로 만들어진 데님 역시 당연하게도 해당하는 부분이다.  

또한, 청바지는 세탁하지 말아야 된다는 생각에 세탁을 미뤄왔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청바지 특유의 그 꿉꿉한 냄새를 경험해 보았을 것이다. 그리고 그 냄새를 세탁하지 않고 없애기 위해 다양한 방법들을 찾아보고 해 보았을 것이라 확신한다. 섬유 탈취제, 일광 건조, 신문지로 말아 냉동고에 넣기, EM 원액과 물을 섞은 액체를 분사하기 등 다양한 방법들이 존재하지만 이는 아주 일시적인 효과만 가져올 뿐 궁극적으로 청바지의 악취를 없애기 위해서는 반드시 세탁을 해야 한다. 아무리 멋들어진 워싱을 청바지를 입은 사람이라도 악취가 난다면 누가 좋아할까?   


여기까지가 상반된 두 주장의 대표적인 근거들이었다. 두 주장 모두 그럴 듯 한 근거들을 여럿 지니고 있으며 어떠한 방법을 택하더라도 개인의 몸에 유해한 선택은 아닐 것이다. 때문에 나의 청바지 관리법으로 어떤 방법을 택할 것인지는 스스로의 선택에 따르는 것이 좋을 것이다.  



다음으로 청바지를 세탁하는 일반적이면서도 간단한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1. 청바지를 뒤집은 후 모든 지퍼와 단추를 채운다.  

(청바지를 뒤집는 이유는 청바지를 뒤집었을 경우 바지의 물 빠짐이 덜하기 때문이다) 

(지퍼와 단추의 경우에는 세탁 과정에서 청바지의 좌우가 뒤틀리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사실 세탁기에 돌리는 것이 아닌 손세탁의 경우 크게 중요하지 않다)  


2. 그 후 차가운 물에 세제를 풀고 청바지를 담근다. 손으로 오염 부위 위주로 살살 문질러준다.  

(뜨거운 물에 청바지를 세탁할 경우 청바지가 크게 수축하여 더 이상 입을 수 없는 낭패를 볼 가능성이 크다)  


3. 깨끗한 물로 청바지를 헹군 뒤 옷걸이에 거꾸로 매달아 햇빛이 직접 닿지 않는 그늘에 말려둔다.  

(물에 젖어 무거워진 청바지는 변형의 가능성이 큰데 뒤집어 건조할 경우 변형을 최소화시킬 수 있다) 

(햇빛에 직접적으로 노출되는 곳에서 건조할 경우 햇빛에 의해 탈색의 가능성이 있다)  


간단하면서도 누구나 할 수 있는 손세탁 방법이지만, 이 방법마저 귀찮다면 지퍼와 단추를 모두 채우고 뒤집은 채 세탁기에 돌려도 괜찮다. (잊지 말자. 청바지는 광산의 광부들이 작업할 때 편하게 입기 위해 탄생한 옷이다. 그 세탁 과정 또한 복잡했을 리 없다.)  



청바지 드라이클리닝 해야 할까?  


또 한 가지 청바지의 세탁과 관련하여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드라이클리닝에 관한 것이다. '청바지를 오래 입기 위해서는 첫 세탁은 드라이클리닝 하는 것이 좋다'는 말을 흔히 접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틀린 말이다.   

먼저 세탁의 측면에 있어서 드라이클리닝은 유기용제를 사용하여 기름 성분의 유용성 오염을 제거하는 세탁 방식이다. 드라이클리닝으로 세탁할 경우 옷의 변형이나 손상이 적다는 장점이 있지만 소재의 특성을 변화시키거나 어떤 기능을 추가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다음 세탁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게다가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의 70~80%는 물이나 땀 등의 수용성 물질이며 청바지의 오염 역시 대부분 일상 오염에 해당하는 수용성 오염으로 드라이클리닝으로는 제거하기 힘들다.  


그렇다면 드라이클리닝이 데님 소재의 세탁 시 발생하는 수축을 예방할 수 있을까? 청바지의 세탁과 관련한 국내 대학의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청바지를 드라이클리닝 시 데님 직물은 거의 수축하지 않아 5회 드라이클리닝 후에 0.8%만이 수축하였다고 한다. 이렇게만 보면 드라이클리닝이 청바지의 수축을 막는데 큰 효과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해당 연구의 다른 실험에 따르면 처음부터 청바지를 물세탁하는 상황에 발생하는 수축률과 1회 혹은 2회의 드라이클리닝을 진행 한 뒤 물세탁을 하는 상황에서의 데님의 수축률은 거의 차이가 없었다. 즉, 청바지를 계속해서 드라이클리닝 할 것이 아니라면 첫 세탁을 드라이클리닝 하더라도 이후의 세탁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는 것이다.     

그 외에도 청바지의 세탁과 관련되어 냄새 제거, 색 빠짐과 관련한 가지각색의 이슈들이 존재한다. 이런 이슈들을 찾아보고 직접 시도해보면서 나만의 청바지를 만들어 가는 과정은 옷을 입는 데 있어서 또 하나의 즐거움을 제공해 줄 것이다. 






Writer : 김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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