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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르미온느 Apr 05. 2024

인턴이 챗GPT로 쓴 기획서가 통과됐다고?

입사 2주 만에 ChatGPT로 기획서를 쓰다.


매주 1건, one-page 기획안의 굴레


현재 일하고 있는 회사에서 기획자라면 매주 해야하는 일이 있다. 바로, 매주 한 건의 One-page 기획안을 발제하는 일이다. 1-page로 요약된 기획안이 통과되면 그 이후 정식으로 기획안을 작성할 기회를 얻게 된다. 


일상적인 업무와 외부 미팅으로 인해 분주한 가운데, 새로운 아이디어를 도출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더욱이, 기획안을 사내 양식에 맞춰 다듬어 제출해야 한다는 점은 큰 압박으로 다가왔다.












리소스 낭비가 아닐까?


기획 초기 단계의 핵심은 '소재발굴'과 상품화를 위한 '방향설정'이다.

방향성이 뚜렷하면, 그 후 내용 구체화 단계는 팀원들과의 토론을 통해 저절로 따라오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나를 포함한 동료들이 아이디어보다 형식에 맞는 one-page 기획안으로 포장하는데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은 진정 중요한 전략 구상과 소재 발굴에 집중하는 것을 방해한다는 점에서 비효율적이라고 느꼈다. 회사의 입장에서도, 아직 승인되지 않은 아이디어에 시간을 투자하기보다는 핵심 전략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더 이익일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획안 양식에 맞게’, 

'눈에 띄는 마케팅용 언어를 구사해 줄’, 

‘사내 기획서용 GPTs’를 만들기로 결심했다. 









기획안 작성용 GPTs 만들기


'사내 기획서용 GPTs'의 제작 목적은 아주 명확했다. 

매주 요구되는 One-page 기획안 작성의 부담을 줄이고, 대신 아이디어와 전략 구상에 더 집중하게 하는 것. 

이를 위해 나는 다음의 총 4가지 기능을 개발했다. 



(1) 아이디어 생성 도움봇

우리 회사 직원들이 자주 방문하는 기술 관련 웹사이트들과의 연동을 통해, 해당 사이트의 기사와 주제들을 요약하고, 이를 바탕으로 인사이트를 도출해내는 기능을 넣었다. 신선한 아이디어를 찾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함이었다.


(2) 콘텐츠 구체화 도움봇

다음과 같은 프롬포트 엔지니어링 테크닉을 참고하여, 아이디어를 구체화해 나갈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을 넣었다. 

Selection-Inference
: 일련의 해석가능한 원인과 결과의 추론 단계를 생성해서 최 종 답변을 이끌어내는 프레임워크
ex) 질문에 필요한 내용을 추출해서 나열하라고 지시한 후, 질문에 답하라고 지시

Least-to-Most
: 하나의 문제를 작은 하위 질문 여러 개로 분할하는 기법
ex) 이 문제를 답하기 위해 풀어야 할 하위 질문을 하나 만들어주세요. 그 질문에 기반하여 단계별로 답변해 주세요. 등

Expert Prompting
: 프롬포트/질문과 관련된 특정 분야의 전문가를 찾아달라고 하고, 제시받은 전문가인 것처럼 질문에 응답하도록 함.

GPT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팀원처럼 생각하여 아이디어에 대한 피드백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하였다. 


(3) 마케팅 타이틀 제안봇

사내 마케팅 텍스트 데이터를 이용하여, 우리 회사 스타일에 맞는 마케팅 타이틀을 제안하는 기능을 개발했다. GPT에 역할과 태스크를 인지시킨 후, 작동을 시키면, 사내 마케팅 전략을 반영하여 자동으로 적합한 타이틀을 생성해낸다.


(4) 양식에 맞춘 기획서 초안 작성봇

그다음 원하는 길이와 보고서 말투를 지정하고, 기본적인 one-page memo 양식을 프롬포트에 입력했다. 대략적인 아이디어와 내용만 제시하면, 그 후 양식에 맞게 전체 기획서로 작성해주는 기능이다.



물론 사람이 다듬어야 하지만, 꽤 훌륭한 퀄리티의 초안을 작성해 준다.







슬랙을 통해 GPTs를 뿌리다!


기획 그룹분들이 나의 도전을 흥미로워해주신 덕분에, Slack을 통해 나의 GPTs를 공유해 보았다. 공유 후, 개인적으로 본인 부서에서도 적용해보고 싶다며 프롬프트를 문의하는 Direct Message를 보내신 분도 있었다. 팀장님께도 입사2주차의 용감한 시도를 높이 평가해 주셨다. 지나가다가 회사분들이 기획서 도움봇 잘썼다고 칭찬해주실 때마다 괜히 뿌듯했다.






업무 처리 과정에서 반복적이고 비효율적인 일을 매번 피할 수는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맡은 일을 보다 지능적이고 효율적인 방식으로 처리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는 자세는 중요하다. 그래서 이 이후로도, 나의 생산성을 올리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콜드메일 작성 등을 위한 GPTs를 만든다거나, AI툴들을 활용하여 반복적인 업무를 처리한다거나...!









가짜노동을 줄이고 업무효율성을 향상하자.



처음에는 단지 내 귀찮음에서 비롯된 아이디어였지만, 이는 곧 불필요한 작업들을 줄이는, '가치있는 귀찮니즘'이었다고 스스로 평가한다. 내 귀찮음이 단순한 개인적 불만에서 벗어나, 집단적 효율성 개선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나는 항상 '가짜 노동'이 창의성을 억압하고, 진정한 의미에서의 생산성을 방해한다고 생각해왔다. 책상에 앉아 있는 시간이나 회의에 참여하는 시간이 길수록, 사람들은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착각한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은 시간을 사무실에서 보냈는가가 아니라, 그 시간 동안 얼마나 몰입하여 의미 있는 성과를 창출했는가이다.








같은 맥락으로, 일상 생활에서도 항상 '어떻게 하면 내 시간의 생산성을 올려 가치있게 쓸 수 있을까?' 고민한다. 생산성에 대한 고민은 "쉼"과 "성취"라는, 보통은 함께 가질 수 없다 여겨지는 두 가지를 동시에 이룰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이다. 



아래는 내가 책상 앞 포스트잇에 적어둔 말이다.


(1) 할 일을 효율적으로 쳐내고,
(2) 해야만 하는 고정된 일을 습관으로 만들고,
                 (3) 하고싶은 일에 파고들 시간을 만들어내자.                   





내가 정말 원하는 것에 몰두할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우선순위 설정과 효율적 처리방식을 통해, 시간을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이 글을 읽는 독자분들도, 

각자의 목표에 최적화된 

생활루틴을 실천해보기를!

바쁘디 바쁜 현대사회지만...

일과 취미를 다 해내는 여유를 갖자!!!


-워라밸 포기못하는 MZ인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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