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팥칼국수
함께 나아가고 싶은 시간-에세이
엄마! 근데 팥 칼국수는 어찌 만드노?”
“팥을 이러가꼬 물을 제법 부어가꼬 밥 앉히드끼 물을 그만~치 부어가꼬 푹 삶아라
나는 마트에서 사 온 팥을 깨끗이 씻어서 큰 솥에 넣었다. 그리고 밥물을 맞추듯 물을 넣고 가스불을 켰다. 엄마는 능수능란한 솜씨로 밀가루 반죽을 이리저리 굴리고 눌렀다.
그리고 다시 내려치고 달래며 반죽을 치대고 있었다. 엄마는 도마에 반죽을 적당히 떼어 내 올려놓고 납작한 네모로 다듬은 뒤 마른 밀가루를 도마에 뿌리고 밀가루 반죽 위에도 뿌렸다. 국수 가락이 잘 떨어지게 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그런 다음 반죽을 서걱서걱 잘랐다. 잘라낸 반죽을 손으로 휘~날리며 떼어내니 칼국수 면발이 되었다.
이제 팥이 푹 삶아지도록 기다리면 된다. 팥을 삶고 있는 냄비가 들썩거렸다. 궁금한 게 많은 나는 엄마한테 또 물었다.
“엄마! 팥이 다 익으면 그다음에는 우찌 하는데?”
“파틀 푹! 푹! 삶아가꼬 그걸 퍼자가꼬 씨버바가꼬 비린내가 안나고 파삭파삭허이 익었다 싶으면 꺼내가꼬 얼기미 겉은 데다가 부어라. 이리이리 손을 문떼가면서 껍질허고 알하고 물을 쪼깨서 부어 가면서 개가꼬 걸리면 된다.”
“그럼 다 된기가?”
“그러면 껍띠만 남고 알은 물에 안 빠지나 그쟈? 껍띠는 꺼내삐고 그 물을 다시 팔팔 끼리가 아까 밀가리 면 만든 거 여으면 된다.”
“아이고 뭐가 이리 어렵노?”
엄마는 구수한 섬마을 사투리로 팥칼국수 레시피를 알려주었다.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다 보니 시간이 한참 흘렀다. 엄마는 냄비에서 팥을 하나 꺼내 먹어 보더니 잘 익었다고 하였다. 그리고 다 삶은 팥을 꺼내 국자로 눌러서 팥 껍질을 걸려냈다. 팥 껍질은 식감이 거칠어서 걸려내는 것이라고 했다. 엄마는 팥 삶은 물에 팥 알갱이만 넣고 다시 끓여서 아까 만들어 놓은 칼국수 면을 넣고 퍼지지 않게 주걱으로 저었다.
“엄마! 이제 다 됐나?”
“다 됐다. 이리 주개로 휘 저어가 팔팔 끼리가 간장을 붓든지 소금을 넣튼지 하면 된다. 아주 숩다!”
“엄마! 한 개도 안 쉽다. 내는 그냥 엄마 옆에서 보조할란다”
“하는 거 배워야 될낀데......, 엄마가 맨날 해줄 수 있나?”
“안 배울란다. 엄마가 오래오래 사시면서 그냥 해주이소 ”
“흐흐흐”
그 사이 엄마가 팥 칼국수를 담아 주었다. 나는 설탕을 약간 넣은 다음, 팥 칼국수를 먹어 보았다. 보드랍고 달콤했다.
엄마, 나는 엄마가 해 준 팥 칼국수가 이 세상에서 제일 맛난 것 같다”
나는 팥물을 입가에 묻히고, 아이처럼 웃었다.
엄마가 휴지로 내 입가에 묻은 팥물을 닦아주었다.
엄마의 말, 시골 섬마을 말이 저는 참 정겹고 좋습니다.
찬바람이 부니 엄마의 팥칼국수가 먹고 싶고,
엄마도 더 보고 싶어 집니다.
* 이미지 출처(팥칼국수 만드는 법도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