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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쓰민 May 07. 2024

의지의 한국인

행운에 기대지 않는다

글을 쓰려 파일을 열고 50분이 흘렀다. 7줄을 적고도 뭔가 풀리지 않는 듯한 답답함에 진도가 나가지 않아 결국 글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마감선을 그었다. 머릿속에선 정리가 된 느낌, 그대로 쓰면 될 것 같은 느낌이 있는데 막상 글로 풀어낸 표현들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이렇게 내 생각과 표현을 잇는 미숙함을 한 번씩 마주할 땐 답답함에 큰 한숨이 나오다가도 뭐 그런 것도 이렇게 쓰면 되는 것 아니겠냐며 하소연하듯 쓰기를 이어가면 이상스럽게 막힘없이 잘 써지는 이유는 뭘까? 6 줄 쓰는데 10분이다. 참네 이 간극을 무엇으로 메꿀 수는 있는 것인지! 여하튼 이렇게 글쓰기의 물꼬를 트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벌써’ 내지는 ‘아직도’라는 시간에 대한 두 가지 반응. 식상한 표현이지만 5월의 시작이 엊그제인데 ‘벌써’ 일곱 번째 날에 ‘벌써’ 저녁시간이 다 되었다. 기다림 보다 아쉬움이 잦은 것은 완성되지 않은 자신에 대한 두려움인가? 등판할 시간을 앞두고 준비되지 않는 모습. 그것이 시간 앞에 ‘벌써’라는 두 글자를 불러내는 이유일지도 모르겠다. 아쉬움과 두려움보다 내일을 향한 기대와 호기심으로 방향을 전환해 보자. 몰입을 통해서만 ‘벌써’를 맞이하며 훈련하며 등판하는 날을 기대하며 기다리자 다짐해 본다. 

 이런 맥락에서 오늘은 정신승리의 날이라 정하겠다. 오늘 꽤나 두 시간 남짓 긴 시간을 쓰기와 씨름하면서 끝을 맺을 수 있었던 것은 정신 승리다. 행운보다 더 값진 불굴의 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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