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말님은 살면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 언제인가요?
이 질문을 받으면 가슴이 답답해질때가 있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여행을 가서 절경을 바라볼때 행복을 느꼈다고 하고, 어떤 사람은 고급 식당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었을 때라고 대답을 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또 다른 사람은 인생에서 중요한 시험에 합격을 이야기 하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도무지 그런 것이 생각나지 않았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저에겐 그렇게 딱 잡아 이야기 할 만한 순간은 기억이 나질 않았습니다. "저는 가장 행복한 순간을 모르겠습니다" 라고 대답을 했습니다.
그 뒤로 한동안 힘들었습니다. 내가 무슨 문제가 있나? 우울증? 불안장애 때문인가? 하며 스스로를 걱정하고 안쓰럽게 여겼습니다. 행복을 느끼지 못하는 불행한 사람이라고 여기면서.
그러다 언젠가 한 심리학자의 영상강연을 듣다가 기쁜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 심리학자가 말하기를 많은 심리학자와 철학자들이 이야기하는데, 사람이 진정한 행복을 느낄 때는 '타인에게 기여를 하고 있을 때'라고 했습니다. 그말을 듣고 저는 너무 기뻤습니다. 제가 행복을 느끼는 포인트가 딱 그거였기 때문이죠.
저는 타인에게 기여를 할때 행복을 느낍니다. 더불어 존재의 가치를 느끼죠. 그렇다고 불특정 다수에게 막연하게 봉사를 하거나 기부를 하거나 하는 것은 아닙니다. 가까운 가족에게 주말 아침 식사를 차려준다거나, 맛집을 찾아 함께 방문하거나 하는 일에 행복을 느낍니다. 때론 함께 시간을 보낸다거나 그들이 즐거워 할 놀이를 함께 할 때도 있습니다. 가족이 아닌 타인에게는 그들이 하는 일에 도움을 줄 때도 행복을 느낍니다. 회의록 작성을 힘들어 하는 사람에게는 간단히 회의록을 작성해주거나, 좋은 제품을 만드는 사람에게는 주변사람에게 소개를 시켜주어 구매를 연결해 주는 일에서도 행복을 느낍니다.
맛있는 것을 먹으러 가고, 재밌는 놀이를 하고 하는 것이 그 자체가 행복한 것이 아니냐? 라고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또한 타인과 타인 사이를 연결해주면서 무언가 댓가를 받는것은 아니랴? 라고 물을 수도 있을 것이구요. 결론을 말씀드리면 '그렇지 않습니다.' 댓가와 상관없이 그냥 그 자체로 즐겁고 행복을 느낍니다. 타인에게 도움을 주는 것 그 자체에서 저는 행복을 느낍니다.
그렇지만 그 과정에서 불안의 증상이 올라올 때가 더러 있었습니다. 그렇게 발현된 증상은 단기간 일때도 있었구요. 몇달이 지속될 때도 있었습니다. 그 이유를 곰곰히 탐색했습니다. 물론, 아직도 정확한 까닭은 잘 모릅니다. 하지만 실마리는 찾은 것 같습니다.
말씀 드린 것처럼 저는 도움을 주는 것에서 행복을 느낍니다. 그러면서도 내가 주는 도움이 그들에게 진짜 도움일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쉽게 말하면 '인정' 이죠. 그들에게 인정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상대방이 진심으로 좋아하면 행복을 느끼지만, 상대방이 나의 도움을 그저 그렇게 여기면 저는 제 스스로를 부정당하는 것처럼 느끼는 듯 합니다.
주말 아침 아이들에게 볶음밥을 해주거나 토스트를 만드는 과정이 저는 행복합니다. '맛있다' 라고 하며 먹는 모습이 진심인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죠. 그리고 업무적으로 일을 하며 나의 역할을 해낼 때거나또는 업무외 적으로 타인에게 도움을 주거나 할 때도 마찬가지 입니다. 내가 이 일을 하는 것이 그 타인이 진심으로 좋아하고 도움을 받는다고 느끼는 것이면 행복감을 느끼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마음이 힘들어 집니다.
'안전감' 어떻게 보면 안전한 관계라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몇번에 걸친 관계 속에서 '저 사람은 나의 도움을 진짜 좋아하는 사람이야' 라는 안전감이 확보가 되면 그 사람을 위한 행동을 하는 그 자체가 저에게는 행복입니다. 반대로 그렇지 못한 관계에선 그 행동을 하면서도 불안한 마음이 가득이거든요.
기여, 도움이 저의 행복과 연결이 되는 것인지? 인정 욕구인 것인지? 아직 잘은 모르겠습니다. 자존감과도 연결이 되는 것 같기도 하구요.
어렵습니다.
행복한 삶이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 정확한 답변을 할 수는 없습니다. 앞으로 조금 더 탐색을 해야 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