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안경 있으세요?

편견이 필요하신가요?

by 오필


색안경에 대한 경험을 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저는 색안경에 대한 경험이 선입견이라는 말은 알아도 인지를 못하던 어린이일 때 시작되었는데요. 어리다는 이유만으로 묵살당한 의견이나 아이디어를 어른이 다시 말하면 좋은 아이디어라고 인정받을 때가 종종 있었어요. 그럴 때면 "그거 내가 먼저 말한 건데"라고 열심히 말해봤지만 오구오구 그랬어라는 식으로 넘어갔고 기분이 나빠서 내가 먼저 말했다고 따져도 오히려 먼저 말했다고 우기는 아이처럼 되더라고요. 그렇게 진실을 말하고도 따가운 시선을 받다 보니 어린 마음에 ' 내가 먼저 얘기하지 않았는데 우기고 있나 보다' '내가 잘못했나 보다'라는 자기 의심도 생겼었는데요. 다행히도 제가 먼저 말한 게 맞는 사소한 사건들이 반복되었고 오히려 색안경을 낀 어른들의 문제였다는 인식이 생겨서 자기 의심은 사라졌어요.


자기 의심이 사라진 뒤에는 반대로 '내가 말하면 어차피 틀린 의견이 될 거야'라는 색안경이 생겨 의견이나 아이디어를 말하는 빈도수가 급격히 줄고 누가 먼저 물어보기 전에는 말을 아끼는 성향도 생겼었어요.


그 외에도 남자아이는 나가서 뛰어놀아야지 뭐하냐는 색안경부터 로봇 장난감이 아닌 인형을 가지고 놀고 있으면 뭐하냐는 색안경, 모두가 YES를 말하면 따라서 YES를 말해야지 뭐하냐는 색안경 등 정말 무수히 많은 색안경 속에서 따가운 시선을 받았었는데 한 번쯤 색안경에 대한 경험 해보시지 않으셨나요?


이런 경험을 한다면 어떤 선택을 하실 거 같으세요?


제 경험으로는 대부분 자아가 형성되기 전에 그 시선을 견디지 못하고 남들과 같아지려고 노력했던 거 같아요. 남들과 같아지려고 노력하지 않더라도 자신의 잘못 아닌 잘못을 인정하게 되기도 하고요. 저도 스스로를 다른 사람이 아닌 정해진 기준대로 살지 않고 고집을 부리는 사람, 청개구리인 틀린 사람으로 생각했던 거 같아요.



그렇게 살던 중 대학교에서 비슷한 경험을 또 하게 되었어요.


공연을 위해 너도나도 한 마디씩 하는 자리에서 제가 낸 아이디어는 채택되지 않았어요. 그런 아이디어가 한둘이 아니었기에 그대로 끝났다면 그러려니 했을 텐데 얼마 지나지 않아 이미지가 좋은 동기가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똑같은 아이디어를 내자 곧바로 채택이 되었어요.

저는 기분이 나쁘기보단 내 아이디어가 나쁘지 않았다는 생각에 입가에 미소가 번지더라고요. 그 당시 저에게 써진 색안경과 이 상황에서는 제가 먼저 말했다는 걸 말해도 우기는 사람이 된다는 경험을 해봤다는 게 재밌는 거예요. 어느덧 저에겐 색안경을 가진 사람이 나쁘다기 보단 각자의 개성이라고 생각되더라고요.



색안경을 어떻게 받아들이시나요?


먼저 편견이 필요하신 분들을 존중해요. 사람의 한정적인 시간을 소중하게 쓰기 위해 경험하지 않고도 예측 가능한 부분을 배제해야 할 분들이 있잖아요. 흔히 들을 수 있는 이야기로 모 기획사에서 떨어졌지만 다른 기획사에 붙어서 대박이 난 연예인분들이 존재하잖아요. 그런데 만약 떨어트린 기획사에서 모두를 뽑아서 모두를 케어했다면 오히려 손해가 더 컸을 수도 있잖아요.

이렇듯 저는 아이에게 갖는 색안경, 남녀에게 갖는 색안경, 공부를 못하는 사람에게 갖는 색안경 등 그리고 추가로 편견이 필요하신 분이 있기에 상대를 배려만 한다면 필요 없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다만 저는 색안경을 끼지 않는 걸 선택했고 스스로 경험하기 전까진 섣불리 판단하지 않기로 했어요. 안될 것 같다고 생각하는 아이디어도 일단 시도를 해보고 결정하자는 거죠.

물론 그럼에도 저도 모르는 사이에 생겨날 수 있는 게 색안경이지만요.


자신에게 색안경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필요 없다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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