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의 비밀 알고 계셨나요?
고민이나 힘든 일이 생기면 털어놓으시나요? 감추시나요?
저는 어린이일 때 세상은 수수께끼로 가득해서 풀고 싶은데 함께 풀려는 사람이 없었어요. 분명히 저와 같은 궁금증을 가진 사람들이 있었을 텐데 제가 생각하는 궁금증을 말하면 혼자 이상한 사람, 특이한 사람이 되거나 때로는 틀린 사람이 되더라고요. 그래서 그 자체만으로도 사는 게 힘들다는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어요. 그래서 고민이나 힘든 일을 감추기 시작했는데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그렇게 저는 중학생이 되어 '세상에서 내가 제일 힘들어'라는 중2병에 빠졌었어요.
저에게는 이상하게도 고민과 힘든 일을 털어놓는 사람이 많았어요.
자랑으로 들리는 행복에 겨운 고민부터 어디 가서 말하기 진짜 힘들었겠구나 싶은 일들까지 다양하게 듣다 보니 두 가지를 받아들이게 됐어요.
첫 번째는 정말 고민 없이 살 것 같은 사람의 고민을 들으며 '사람은 각자의 크고 작은 고민이나 힘든 일은 누구나 있구나'를 받아들였고요.
두 번째는 고민을 다 털어놓은 후엔 마치 절차 인양 "너는 고민이나 힘든 일 없어?"라고 물어보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별 뜻 없이 얘기했는데 가벼운 고민을 얘기해도 특이한 사람이 되고 힘들다고 느끼지 않았던 일을 얘기해도 세상에서 가장 힘들고 불쌍한 사람이 되더라고요. 그게 싫어서 '나는 힘든 일이 있어도 어디 가서 털어놓으면 안 되겠다는 다짐'을 받아들였어요. 그러고는 저런 중2병에 빠졌던 거 같아요.
여러분도 한 번쯤은 내가 세상에서 제일 힘들다고 생각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그렇다면 고민과 힘든 일을 왜 털어놓는다고 생각하시나요?
고민을 들을 때 가끔 장난식으로 듣기도 하지만 저를 믿고 용기를 내서 털어놓는 거란 믿음에 대부분은 경청하면서 정말 열심히 들었어요. 그런데 저도 사람인지라 피곤한 날은 진짜 별말 안 하고 고개만 끄덕이며 듣기만 했는데 이게 맞나 싶을 정도로 고마워하셨던 분이 계셨어요. 그분 덕분에 힘든 일을 털어놓는 건 대부분 공감이나 이해 그리고 위로를 받고 싶은 마음이라고 인식하게 되었어요. 힘들었겠다고 형식상 하는 말이 아닌 진심이 담긴 행동이 가장 큰 위로라는 사실을요.
반대로 저에게 털어놓으라는 분들에게 '저는 딱히 없어요'라고 말하는 저를 되돌아보며 '나는 공감과 위로를 바라지 않는구나'라고 생각하게 되었죠.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그렇게 대학교를 다니던 중 힘든 일을 별로 얘기하고 싶지 않았지만 얘기하게 되었어요.
저는 고민을 듣는 입장일 뿐 제 고민을 이야기하고자 생각한 적이 없었어요. 저와 비슷한 경험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는 분에게만 저의 사례를 얘기하며 공감을 하는 정도였죠. 그런데 대학교 동기중 한 명이 정말 병적으로 고민 좀 털어놓으라고 사정사정을 한 적이 있었어요. 그래서 제 생각을 있는 그대로 얘기하며 말을 이어갔죠. "나는 힘든 일을 감추거나 위로받고 싶지 않은 게 아니라 별로 공감받고 싶거나 위로받고 싶은 마음이 없어서 얘기를 하지 않아. 그리고 사실 그다지 힘들지도 않은데 네가 들었을 땐 힘든 일처럼 들릴순 있어. 진짜 너무 듣고 싶으면 해 주겠는데 내가 왜 해야 하는지는 모르겠다." 라면서 말이에요. 동기의 반응에 전에 느끼던 그 감정을 똑같이 느꼈지만 말을 다 하고 나자 예전의 제가 틀렸다는 걸 깨닫게 됐어요. 저는 공감이나 위로가 필요 없는 게 아니라 그럼에도 살만하다고 느끼고 있었어요.
힘듦의 비밀 알고 계셨나요?
왜 이렇게 됐는지 모르지만 세상 사는 건 다 힘들어요. 그런데 저는 힘들 때마다 '사는 게 다 그렇지 뭐' '이 정도야 뭐'라며 스스로를 세뇌하며 아무렇지 않게 넘어갔나 봐요. 정확히 말하면 객관적으로 힘든 일은 있으나 주관적으로 살만하다고 느끼는 거였어요. 그렇게 힘듦에 대한 비밀이 단순하게 풀리더라고요. 육체적으로든 정신적으로든 아무리 힘든 환경이라도 힘듦을 느끼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본인의 선택이라는 거였어요.
매일매일 '세상에서 내가 제일 힘들어'를 마음속으로 외치던 중2병의 저는 저도 모르는 사이에 아무리 힘들어도 살만하다고 느끼고 있었어요. 평생을 그런 건 아니겠지만 적어도 남들이 힘들다고 바라보는 것보단 살만할 거예요.
여러분은 힘들게 사는 게 선택사항이라면 힘들게 살아가시겠어요? 살만하게 살아가시겠어요?
어떤 선택을 하던지 그렇게 살고자 마음을 다잡는다면 충분히 그렇게 살아가실 수 있으실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