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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기은 Keyeun Lee Jun 21. 2021

영원히 수도권 매립지를 쓸 수는 없잖아

Project 2: Infographics

이번 학기 가장 애정을 가지고 수강한 수업 '디자인사고와 커뮤니케이션'!

Small Multiples, Infographics, Data visualization을 주제로 총 3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결과물을 포스터로 직접 인쇄까지 하는 것이 최종 과제이다. 숱한 밤을 새며 완성한 자식과도 같은 프로젝트들의 워크로그를 찬찬히 풀어나가보려한다.


Goal of Project 2

자유 주제로 인포그래픽 포스터를 만드는 과제다. 그 주제의 데이터를 짜임새 있는 정보로 만들고, 지도, 차트, 일러스트레이션 등 정보를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요소들을 활용해 풀어나가는 것이 관건이다.


Step 1: Ideation


언제나 처음 아이디어를 짜는 것이 가장 어렵다. 이번 과제는 보다 시사적인 이슈로 포멀하게 풀어내고 싶어 이것저것 주제를 생각하던 중 지난 마부작침 인턴 당시 여러 기획을 끄적여놓은 뭉치를 발견했다. 그 중 발굴해낸 것이 바로 '수도권 매립지'이다.

버려진 기획도 다시보자

현 수도권 매립지는 인천 서구에 위치해있으며, 서울, 경기, 인천이 함께 사용하고있다. 수도권 매립지의 역사를 거슬러올라가보면 벌써 30년이 가까운 세월동안 인천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3-1 수도권 매립지는 2025년 종료를 앞두고 있으며 이와 관련해 인천과 서울, 경기가 힘겨루기 중이다. 기획한 작년 8월에 핵심 아이템으로 잡은 '생활폐기물 총량제 시행 중간점검'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2020년 기초지자체별 생활 폐기물 총량제 준수 현황과 함께 수도권매립지에 지난 10년간 얼마나 많은 쓰레기가 반입되었는지를 알아보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Step 2: Data Collect & Analyze

작년까지는 수도권매립지에 역대 폐기물 반입 현황과 함께 생활폐기물 반입 총량제 준수 현황이 올라와있었던 것으로 기억해 순조롭게 데이터를 크롤링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세상은 내 마음대로 돌아가는 법이 없다.

2021년이 절반이 지난 지금도 이 상태다

공식적으로 공개된 데이터는 없지만 분명히 생활폐기물 총량제 준수와 관련해 보도자료가 나오고, 기사도 여럿 나왔기 때문에 데이터는 분명 있다는 촉이 왔다. 그래서 정보공개청구를 진행하고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몇차례 트러블 끝에)  매립지공사로부터 2020년 각 기초지자체별 월별 생활폐기물 반입 총량제 준수 데이터를 받았다. 데이터를 분석하다보니 기사에서 보도된 내용이랑 데이터가 사뭇 다른 것을 발견했다. 알고보니 경기도 데이터가 한 줄씩 밀렸던 것! 아무래도 담당자분들이 정보공개청구 업무 외에도 여러 일이 많아 바쁘시다보니 이런 일이 있었던 듯 싶다. 다시 수정을 요청드려 받아 재분석을 하는 소소한 해프닝이 있었다.

이래서 정보공개청구는 시간을 가지고 넉넉히...


다음으로 연도별 폐기물 반입량의 경우, 해당 사이트 에서 공개하고 있는 데이터를 긁은 후, 생활폐기물 / 산업폐기물 / 건설폐기물로 대분류를 나눴다. 데이터를 분석해보니 '생활폐기물 총량제를 위반한 지역이 많다'와 '10년간 쓰레기 배출이 많았다'는 기존의 다소 추상적인 메시지에 구체적인 스토리를 입힐 수 있었다. 예컨대, 3월에 이미 총량제를 위반한 지역이 등장했다는 점, 주어진 할당량의 200%를 초과한 지역들이 6곳 있다는 점, 최근 건설폐기물 배출은 유의미하게 감소한 반면 생활폐기물 배출은 증가하고 있다는 점 등이 있었다.

R 로 분석한 기록들



Step 3: Layout

레이아웃 구성은 P1때보다 훨씬 어려웠다. 많아진 정보량을 어떻게 하면 가독성 좋게 배치할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 이 과정에서 SCMP Print Arcade에 올라온 멋진 인포그래픽 기사들을 많이 참고하며 공부했다. 핵심은 '선택과 집중'이었다. 준비한 데이터들이 모두 소중하지만, 보여주고자 하는 핵심 메시지에 부차적인 아이라면 과감히 버릴 수 있어야한다. 또한 Visual Hooking을 고민하는 데에도 시간을 많이 쏟았다. 아무리 내용이 좋다고 하더라도 독자들에게 소위 읽혀야지만 그 가치가 증명될 수 있기 때문에, 눈길을 사로잡는, 읽고싶은 포스터를 만들기 위해 여러 데모 파일을 만들며 실험했다.

망한 버전 중 하나... 쓰레기 봉투는 전혀 visual hooking 하지않았다.



Step 4: Feedback & Revision

진행한 프로젝트들 중 가장 많이 수정을 거친 작품이다. 봐도봐도 마음에 안들어서 주변에 조언을 구하고 수정하고 다시 수정하고를 여러번 거쳤다. 옆에서 찡찡대고 귀찮게 굴었는데도 계속 좋은 피드백 준 가족과 지인에게 이 기회를 빌어 감사 인사를 드린다. 꾸벅

p2_final, p2_final2, p2_realfinal, ...


처음 작업본은 다음과 같이 키컬러로 처음에는 토양 느낌의 노랑 계열을 선택했다. 그러나 너무 쨍하다는 피드백이 많았다. 또한 좁은 마진, 서울과 인천을 상징하는 캐릭터의 크기가 너무 커서 전체적인 무드를 해친다는 피드백을 받았다.

조금 더 차분하고 쓰레기스러운(?) 컬러들을 찾다가 아래 쑥색을 키컬러로 잡고 카토그램을 제작했다. 또한 하단 면적그래프는 토양 느낌의 컬러로 가되 전반적으로 채도를 많이 죽여서 튀지 않도록 작업했다. 컬러를 잡을 때 참고한 사이트는 Data Color Picker로, 내가 원하는 키컬러를 하나 입력하면 팔레트를 자동으로 생성해준다. 또한 폰트의 경우, 처음에는 SCMP 느낌으로 세리프체와 산세리프체를 혼용했는데, 이게 되려 깔끔함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을 받아 여러가지를 시도해보던 중, 최종적으로 조교님의 추천으로 Din Pro와 Europa를 사용했다.

색 수, Brightness, color intensity도 조정할 수 있다

중간 수정과정이 여럿 있었는데 p2는 아쉽게도 그때그때 캡쳐를 해두지 못했다. 최종본(인 줄 알았던 것)은 다음과 같았다.

최종본이..었던 것

우선 상단에는 생활폐기물 총량제를 각 지역이 월별로 어떻게 지켜왔는지 카토그램을 통해 표현했다. 카토그램은 보통 선거 결과를 보여줄 때 선거구를 표현할 때 많이 사용하는 지도의 한 형태다. 본 포스터에서 면적 기반 지도를 선택하지 않은 이유는 각 지역에 할당된 반입량 대비 얼마나 배출량이 over했는지 보여주는게 주목적이지 각 지역의 면적과 정확한 위치가 중요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각 지역의 면적크기가 다르기 때문에 오히려 면적기반지도로 시각화를 하면 over한 정도가 왜곡되어서 비추어질 우려도 있다. 허나, 익숙한 형태의 지도는 아니고, 시계방향으로 읽어야한다는 것이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how to read를 간략히 써놓고 왼편에 최종결과로 지역명을 적어놓은 카토그램을 사이즈를 키워서 배치했다. 더불어 오른편에 가장 잘 지킨 지역, 가장 잘 못 지킨 지역을 따로 select해 정리했다.


하단에는 지난 10년간 수도권매립지에 배출된 쓰레기 양의 추이를 생활폐기물, 사업장일반폐기물, 건설폐기물로 나눠 면적그래프로 시각화했다. 면적그래프가 마치 땅처럼 느껴져 토양 느낌의 컬러로 가공했고, 포인트가 되는 지점에 쓰레기 차 아이콘을 배치해 차가 올라가고 내려가는 표현을 통해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러나 위 포스터 역시 캐릭터의 크기가 여전히 커서(범블비 같은 너낌...) 전체 무드를 해치고, 제목과 소제목의 구분이 어렵다는 피드백을 받았다. 또한 카토그램의 정육각형들이 다소 찌그러져 보인다는 평도 있었다. 그래서 캐릭터의 크기를 확 줄이고 글자 크기를 조정하고, 기타 데이터 오류를 다시 한번 확인해 다음과 같은 최최종본을 제작했다.


드디어 완성!

[P2] 2025 Garbage Crisis

포스터를 작업하는 내내  '영원히 수도권 매립지를  수는 없잖아' 라는 생각이 들었다. 평생을 서울과 경기가 인천에게 모든 쓰레기를 떠맡긴  외면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물론 오세훈 시장이 당선된 이후, 연장과 관련하여 협상하려는 시도가 보이고는 있지만 이보다 보다 장기적인 시각에서 서울과 경기가 각자 지역에서 발생한 쓰레기를 어떻게 처리할지,  나아가 어떻게 줄여나갈지 대한 심도 있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더불어 이번 인포그래픽 포스터 작업을 하며 가장 많이 배운 것은 레이아웃이다. 같은 정보라 하더라도 어떤 레이아웃으로 보여주느냐에 따라서 그 효과가 정말 180도 바뀔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직도 많이 아쉬움이 남는 포스터이기는 하지만,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으니 앞으로 더 많은 포스터 작업을 하며 다양한 레이아웃을 실험해봐야겠다. 여담이지만, 영어공부...!의 필요성도 절실히 느꼈다. 추가 annotation을 해주는 부분에 있어서 짧은 영어실력이 큰 장애가 되었다. 영어... 당장 이번 여름부터라도 열심히 공부해야겠다. 아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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