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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현지 Dec 28. 2022

[오스트리아 여행 ②] 볼프강의 청량함에 물드는 시간

[유한한 영국생활자의 틈만 나면 떠나는 여행기] 오스트리아, 장크트볼프강



  ‘장크트 볼프강(St. Wolfgang)’에서 다짐한 것이 있다. 만약 오스트리아를 다시 여행한다면 나는 꼭 이곳을 찾을 것이다. 때는 여름일 것이며, 반드시 숙소를 예약할 것이고, 짐가방 안에는 수영복이 있을 것이다.


  ‘장크트 볼프강’은 잘츠부르크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작은 호숫가 마을이다. 여기서 ‘작은’은 마을을 수식하는 단어로, 이 마을이 기대고 있는 호수는 ‘장크트 볼프강’ 같은 마을을 몇 개나 끼고 있는 넓은 호수다. 알프스의 산 속에 신비스러운 물빛을 반짝이며 흐르는 이 맑은 호수를 너무나 사랑하여 자신의 이름에 호수의 이름을 덧붙인 이가 있다고 한다. 바로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Wolfgang Amadeus Mozart)’. 그리고 이 호수의 이름은 ‘볼프강 호(Wolfgangsee)’.


< 모차르트가 너무 사랑하여 자신의 이름에도 붙였다는 '볼프강' 호수 >


  ‘또 ‘모차르트’인가’ 하는 이가 있다면 이번 한번만 참아주길 바란다. 볼프강 호수에 아직 와보지 않은 이들에게 이곳이 어느 정도로 아름답고 유명한 곳인지를 ‘모차르트’의 유명세를 차용해 전하고 싶은 것뿐, 이후의 여정에는 모차르트가 전혀 등장하지 않을 예정이다. ‘모차르트’뿐 아니라 다른 유명한 관광명소, 예를 들면 이 호수의 또 다른 마을 ‘장크트 길겐(St Gilgen)’에 있는 ‘모차르트 어머니 생가’라든지(장크트 길겐이 모차르트 어머니의 고향이라고 한다.), 천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장크트 볼프강 성당, 백 년이 넘은 산악열차(Ropeway, 장크트 볼프강에 기차역이 있다.)도 전혀 나오지 않는다.

  우리의 장크트 볼프강 여행은 정말로, 오로지! 맑은 호수, 파란 하늘, 투명한 바람, 짙은 햇살, 초록의 산과 그와 더불어 인간이 만들었으되 이미 자연에 동화된 아름다운 풍경 속을 걷고, 쉬어 가는, 볼프강의 청량한 바람과 호수를 닮은 휴식의 시간이었다.


< 인공의 것들조차 자연의 일부가 된 알프스 호숫가 마을의 풍경 >





  잘츠부르크에서 장크트 볼프강까지는 버스와 유람선을 타고 이동했다. 잘츠부르크에서 버스를 타고 ‘장크트 길겐’으로 가서, 길겐의 선착장에서 다시 유람선을 타고 장크트 볼프강으로 들어갔다.


< 잘츠부르크에서 장크트 볼프강까지 (출처 : 구글맵) >


  이동에 소요된 시간은 버스로 1시간 남짓, 유람선으로 50분, 다해서 약 2시간이 걸렸다(참고로 직접 차를 운전해서 이동하면 볼프강 호수 주변 고속도로를 따라 약 1시간 정도면 갈 수 있다고 한다.). 짧지 않은 이동 시간이었지만 경치가 좋은 호수의 유람선은 일부러 타러 가기도 하는 것이니, ‘유람선’을 타고 정말 ‘유람’을 한다 생각하면 더디 가는 길도 나쁘지 않았다.

  다만 그날 우리의 일정이 장크트 볼프강을 돌아본 후 다시 잘츠부르크로 돌아와 오후 5시에 빈(Wien)으로 가는 기차를 타기로 되어 있었기에(이를 위해서는 장크트 볼프강에서 오후 1시반에는 돌아나오는 배를 타야 했다.), 새벽부터 움직이느라 분주했다.


  길겐에서 출발하는 첫 유람선(오전 9시)을 목표로 하고, 잘츠부르크에서 아침 7시 버스를 탔다. 선착장에 여유 있게 도착해 유람선 표도 미리 사고, 간단히 아침식사도 할 생각이었다.

  8시를 조금 넘겨 도착한 장크트 길겐은 고요했다. 아직 본격적인 하루를 시작하기 전의 마을. 첫 유람선 탑승까지 시간이 남아서인지 다른 여행자들도 보이지 않았다. 북적이지 않는 맑은 날, 알프스 호숫가 마을의 고요한 아침은 무척 운치 있게 들릴 것이다.


< 장크트 길겐의 버스 정류장 >


  그러나 너무 이른 호숫가 마을의 아침에는 문을 연 가게도 없었다. 7월 여름이었지만 일교차가 심한 알프스 호수 주변의 아침 공기는 발이 절로 동동거리도록 싸늘했다. 몸을 더욱 시리게 하는 빈속을 따뜻한 커피 몇 모금으로 채우면 세상의 행복을 손에 쥘 수 있을 것 같았으나 아무리 골목골목 고개를 빼고 훑어보아도 우리에게 행복을 나눠줄 가게는 보이지 않았다. 우리만 너무 이르게 시작한 볼프강의 아침은 운치를 얻는데 필요한 고요함을 넘어 당혹스럽게 적막했다.

  선착장 주변 거리를 한바퀴 돌아본 뒤, 처음 버스에서 내렸던 마을 초입의 버스 정류장으로 다시 돌아갔다. 버스에서 내릴 때 스치듯 지나쳤던 시골동네 구멍가게 같은 카페가 막 문을 열고 있던 것이 떠올랐다.

  여행지에서는 한끼 한끼가 매우 소중하기에 조금 더 특별하고 근사한 곳에서 커피를 마시고 싶은 욕심에 작고 허름한 가게 안으로 들어서는 마음이 처음엔 썩 탐탁치 않았다. 하지만 가게 안에 들어서는 순간, 우리를 맞이하는 익숙한 글귀에 친구와 나는 입을 다물지 못하고 서로를 바라봤다.

  (한글로!!) “환영합니다! 따끈한 음식, 시원한 음료수들 있습니다!”


< 알프스의 작은 가게에서 발견한 한글 안내판 >


  우리처럼 멀리 한국에서 날아와 시간을 쪼개어 이른 아침부터 알프스를 여행하는 한국인 여행객들이 많은가 보다. 역시 세계 어디를 가든 부지런한 한국인들이다(영국에서 지내는 동안 정말 한국인들의 신속성과 부지런함, 또 그 다능함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언어만 해결되었다면 세계도 정복했으리라.)

  반가운 한국어 안내글에 웃음을 머금고 음식을 주문했다. 커피는 전동머신 커피였고, 메뉴판의 음식 중 조리 가능한 것이 몇 가지 없는 빈약한 아침이었지만, 따로 글귀를 써서까지 한국인을 반겨주는 마음 덕분인지 제법 푸근했다.


< 한국인을 반겨주는 마음 덕분에 제법 푸근해진 아침의 커피 한잔 >


  유람선 선착장에서 배를 기다렸다. 장크트 길겐은 가로로 길게 형성된 볼프강 호수의 왼쪽 끝지점에 자리하고 있다. 그래서 이곳 선착장에서 볼프강을 바라보면 호수가 더욱 멀리 뻗은 듯 광활하게 보인다.

  아름다운 자연 환경 속에 자리한 마을을 찾을 때면 늘 떠올리는 생각이지만, 이런 풍경을 매일 보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은 어떨까. 매일 봐도 좋을까, 아니면 매일 봐서 무덤덤할까. 만약 무덤덤하다면 이런 풍경을 매일 보진 못하지만 단 한 번의 여행으로 ‘인생풍경’을 논하며 두고두고 아름답게 기억할 여행자가 행복할까, 그래도 매일 아름다운 것을 보고 사는 이곳 사람들의 삶이 행복할까, 하는 생각에 잠겨 있는 사이 장크트 볼프강으로 우리를 실어줄 유람선이 도착했다.


< 장크트 길겐의 선착장에서 바라보는 볼프강 호수 >


  부지런히 아침을 시작한 덕분에 승객이 많지 않은 유람선에서 원하는 자리를 골라 앉았다. 2층 야외석 가장 뒷자리. 유람선이 볼프강 호수의 장막을 휘저으며 빠르게 달리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 하늘의 구름도 빠르게 흘러 파란 하늘이 나타났다. 눈부신 햇살이 밝게 비추는 장크트 길겐이 보다 선명하고 아름답게 멀어져갔다.


< 유람선 뒤편으로 멀어져가는 장크트 길겐 >


  유람선 위에서는 그냥 기분이 좋았다. 바람에 머리가 산발이 되어 흩날리는데도 웃음이 났다. 머리 매무새를 신경 쓸 필요가 없는 오래된 친구 앞이었기 때문인지, 유람선 주변의 호수 물빛과 풍경이 비현실적이었기 때문인지, 날이 점점 뜨거워졌기 때문인지(알프스의 아침은 속히 뜨거워질 필요가 있었다.). 이유가 무엇이었건 유람선을 타고 볼프강 위를 흐르는 동안 처음 소풍을 가는 아이처럼 무척 설레고 들떴다.


< 유람선을 타고 '유람'하는 볼프강 호수 >




  장크트 볼프강 선착장에 배가 닿았다. 햇살이 진하게 내리쬐어 선명한 장크트 볼프강의 첫 인상은 생동감이 넘쳤다. 땅 위로 첫발을 내딛는 나의 걸음에도 생기가 번졌다.


< 그날의 첫 배를 생기있게 맞아주는 장크트 볼프강의 선착장>


  “왼쪽으로 걸어볼까?”


  누가 먼저 제안했는지는 모르겠다. ‘걷자’는 말에 선착장 왼편으로 난 길을 따라 걸었다.

  선착장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거리에는 산악열차를 타는 곳과 음식점, 호텔 등의 건물들이 있었으나 점차 걸어갈수록 건물은 언덕 위로 물러나고, 도로는 인도와 차도의 구분 없는 한산한 마을 길이 되었다. 나중에 장크트 볼프강을 한바퀴 돌아본 후 깨달은 것이지만, 처음 선착장에서 오른쪽이 아니라 왼쪽으로 걷기 시작한 것은 참 행운이었다.  

  오래 전부터 많은 이들이 찾았던 오스트리아의 대표 휴양지 장크트 볼프강에는 식당과 상점, 호텔들이 꽤 있다. 그것들이 모여 있는 메인 지구가 선착장부터 시작해 마을의 오른편에 있었다. 천년의 세월을 지켜왔다는 성당도 오른편에 위치하고 있다.

  우리가 처음부터 오른편으로 걸었다면 아마도 우리는 성당을 지나, 어느 예쁜 상점에서 기념품을 사고,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고, 호숫가의 레스토랑에서 점심을 먹고 선창장으로 돌아가 장크트 길겐으로 가는 배를 탔을 것이다. 그 길도 충분히 어여쁘기에, 우리는 ‘볕 좋은 날에 알프스 호수가의 예쁜 마을에서 한나절 잘 쉬었다 가노라’하며 흡족하게 잘츠부르크로 돌아갔을 것이다. 내게 언젠가 꼭 다시 장크트 볼프강으로 돌아오겠다는 다짐을 안겨준 ‘그 풍경’은 보지 못하고서.


< 선착장 왼편의 한적한 마을 길 >


  선착장 왼편길에는 특별한 것이 없었다. 점점 한산해지는 길만 있을 뿐이다. 계속 걸었다면 볼프강 호숫가의 다른 마을에 당도했을지도 모른다(다행히 거기까진 가지 않았다.).

  그러나 특별한 것이 없는 길이었기에, 음식점도 카페도 호텔도 없이, 길 가를 오롯이 ‘풍경’이 채우고 있었다. 길의 호수 방향으로 서 있던 건물과 나무 들의 키가 점점 작아지고, 그 사이로 호수가 보였다. 그러다 시야가 ‘탁’ 트이는 순간, 그곳에서 ‘알프스 호수 마을의 이상향’ 같은 장면을 마주했다. 아름답고 인상적인 순간을 포착해서 그림으로 그렸다는 인상파 화가들의 그림이 연상되는 장면이었다.


< 알프스 호수 마을의 이상향 같은 풍경 >


  초록의 산을 병풍으로 두르고 잔잔한 에메랄드 빛 호수 수면에 한가로이 동동 떠있는 하얀 요트들. 호수 바닥까지 비치는 맑고 얕은 물과 유유히 헤엄치는 작은 물고기들. 속세의 고뇌와 시름을 벗어난 평화로움이 시각화 되어 내 앞에 나타난 듯했다. 잠시 들렀다 가는 여행자의 것은 아닐 것 같은 풍경이 더욱 먼 곳의 이상향처럼 느껴졌다.


  조금 더 걸어가자 앉아서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벤치가 있었다. 암, 이런 풍경을 두고 계속 걸어갈 수는 없을 것이다. 그래서 누구라도 벤치를 놓을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벤치 정도는 나도 잠시 누릴 수 있으리라.

  아무 말이 필요 없는 풍경을 바라보고 있자니, 호수 위로 사람들을 실어 나르는 유람선이 흘러가고, 요트가 흘러가고, 1인용 카약(Kayak)떼가 흘러갔다. 아직 본격적인 장크트 볼프강 구경은(그러니까 메인 지구 구경은) 시작도 하지 않았고, 시간은 계속 가는데 이상하게 마음은 평온해졌다. 그때 나는 알았을까? 지금 걸어온 길이, 바라보는 풍경이 이곳에서의 최고의 장면이라는 것을.



  계속 바라봐도 전혀 지겹지 않은 풍경이었지만, 짧게 머무는 여행자이기에 하염없이 앉아 있을 수는 없어 억지로 몸을 일으켜 다시 왔던 길을 되걸었다. 어느새 뜨거워진 공기와 가벼운 산책은 이른 아침의 냉기를 멀리 쫓아내고, ‘덥다’는 탄식을 끌어내 쉽게 말을 바꾸는 가벼운 입을 계면쩍게 만들었다.

  요트가 떠 있던 호숫가 근처에 이르자, 같은 마음이라는 듯 아까 본 빈 요트에 한 무리의 사람들이 오르고 있었다. 또 몇몇의 사람들은 호수에 ‘풍덩’ 뛰어들어 수영을 했다. 잔잔한 평화로움에 활기가 돌았다. 내 마음엔 부러움이 돌았다. 이렇게 아름다운 곳에 지금처럼 잠시 들렀다 가는 것이 아니라 며칠 동안 묵으며 신비롭기까지 한 호수에 발과 몸을 담가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 휴양객을 위한 특별한 공간에 자리를 잡고 물놀이를 시작하는 사람들 >


  호수가 점점 데워지는 오후, 우리가 다시 유람선을 타고 이곳을 떠날 때쯤에는 꽤 많은 사람들이 호숫가에 자리를 잡고 알프스의 맑은 여름을 즐겼다. 멀어지는 장크트 볼프강을 바라보며 언젠가 꼭 저 호숫가 한 켠에 나도 자리를 잡고, 호수에 풍덩 뛰어들어 에메랄드 빛으로 물들고야 말겠다고 굳게 다짐을 했더랬다(그리고 그 다짐은 이 글을 쓰느라 사진을 찾아보면서 더욱 공고히 다져지는 중이다.).





  선착장 오른편 구역(메인 지구)은 예상한 대로 예쁜 가게와 레스토랑, 전망대 등이 있었다. 앞서 보고 온 풍경이 기대 이상으로 아름다워 감흥이 조금 덜 했지만, 그래도 어디를 가나 아름다운 마을이었다.

 여기저기 알뜰하게 어여쁜 장크트 볼프강


  마을을 떠나기 전, 호수 전망이 멋진 어느 레스토랑의 야외 테이블에 앉아 점심을 먹었다. 마을을 산책할 때 이마에 살짝 맺힌 땀을 까슬한 호수 바람이 순식간에 말려버렸다. 물론 시원한 맥주도 한몫 했을 것이다.



  야외 테이블에서 펜스 너머로 찰랑거리는 호수를 바라보며 시원한 맥주를 마시는 내가, 내가 생각해도 너무 행복할 것 같아 미소가 멈추지 않았다. 게다가 그날의 볼프강은 사람의 혼을 쏙 빼 놓으려고 작정을 한 듯 쉬지 않고 초록빛 청량감을 마구 뿜어내고 있었으니 황홀경에 빠지지 않을 재간이 없었다.  

  순전히 볼프강의 이 초록빛 농간 때문이었다. 내가 볼프강과 맥주 사진을 찍어 영국 바스(Bath)에서 집을 지키고 있는 남편에게 자랑을 하는 만행을 저지르고 만 것은. 그렇다고 너무 잔인하다고 생각하지는 마시길. 두 달 후, 나의 남편 역시 '체코 프라하(Czech Prague)'로 혼자 여행을 떠나 나와 똑 같은 방식으로 되갚아주었으니.


 나중에 남편이 프라하에서 바스(Bath)로 되갚아준 사진들


  지금까지 한 것이라곤 넋을 놓고 호수를 바라본 것 뿐인데, 어느새 장크트 길겐으로 돌아갈 배를 탈 시간이 되었다. 풍경에 취해 너무 여유를 부렸는지 배를 놓칠새라 허겁지겁 뛰어 선착장으로 달려갔다.

  장크트 볼프강의 유서 깊은 명소인 성당과 산악열차와는 스치듯 인사를 했다. 여행하는 도시마다 기념으로 꼭 하나씩 사는 마그넷도 사지 못했다(마그넷은 거의 가족률(律) 같은 것이었다.). 일부러 보지 않으려고 한 것은 아니지만 인간이 만든 것까지 둘러보기에 우리의 시간은 짧고, 볼프강 호수는 너무 대단했다. 이러니 아무래도 꼭 다시 돌아와 놓친 장크트 볼프강을 마저 여행해야 할 것 같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일부러 놓치고 온 것은 절대 아니다.



< 반드시 다시 찾고야 말 '장크트 볼프강' >


※ 2022년 7월에 여행한 기록입니다.


[유한한 영국생활자의 틈만 나면 떠나는 여행기] 오스트리아, 장크트 볼프강 – 볼프강의 청량함에 물드는 시간, 마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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