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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시츄 May 13. 2017

불금에는 꼭 나가야만 하나?

집이 최고의 술집이야

혼술 , 혼밥, 혼커족이 쏟아져 나오는 요즘.

금요일만 되면 아직도 지인들에게서 

불금 잘 보내고 있어?

라는 카톡이 오곤 한다.


이런 문자를 받고 나면 잠시 고민에 빠진다.

나는 집에서 혼밥, 혼술 하는 중인데...


잘 보낸다고 해야 하나. 

아니면 못 보낸다고 해야 하나.


불금에 집에 와서 혼밥,혼티 (혼자 TV 보는), 혼술 하는 나는 문제가 있는 것인가?

불금을 잘 보내려면 꼭 밖에 나가서 친구들과 함께 밥을 먹고 수다를 떨고 술을 마시거나 만나야만 잘 보내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인가?


어느 누구도 불금을 잘 보내는 방법을 말해준 사람은 없는데 

나 혼자 정한 불금이라는 정의에 나는 어쩌면 잘 못지내고 있는 것이 아닐까 잠시 불안해진다.





혼술








근데 생각을 해보면 나는 대학시절부터 밖에서 1차를 하더라도 2차는 집에 와서 편하게 앉아서 맥주나 막걸리(?) 한잔 하고 TV 보다가 잠이 드는 게 더 좋았던 것 같다. 


불금을 보내는 이유는 일주일간의 고단함을 주말에 늦잠을 자고 푹 쉴 수 있다는 홀가분함에 달리는 것 아닌가?

결국에는 홀가분함을 푸는 방식의 차이인데 누군가는 나가서 노는 것으로.  누군가는 집에서 혼술을 하면서 푸는 것이니 결국 나는 불금을 잘 보내는 중인 것이다.


물론 '자발적인 혼술러' 라는 점에서 말이다.


나와 같은 자발적인 혼술러에게 집은 최고의 살롱이다.




살롱엔 음악, 술, 안주, 그리고 조명 빠질 수 없지





싱글녀의 살롱이 오픈(?)을 하면 일단 불을 끄고 작은 조명만 하나 키고 노래를 틀어둔다.

다행히도 냉장고 속에 다행히 맥주 한 캔이 있다. 


'한 캔이면 살짝 기분 좋게 마시고 놀기에 딱이지.'


'음악은 얼마 전에 새로 산 블루투스 스피커로 들어볼까?'



일레븐플러스 _블루투스 스피커




그리고 은은한 조명도 하나 켜고,

등을 기대고 앉을 큰 쿠션도 하나 가져오고





깔고 앉을 면 러그도 하나 준비하면 






살롱 인테리어는 준비 완료



술상을 차리자



단출한 술상이다.



엄마 집에서 가져온 브리 치즈 반 덩어리가 남아 있었다. 

부엌 수납장을 삳삳히 뒤져보니 참크래커 한 봉지가 나온다.

딱 이군. 크래커 위에 치즈를 슬라이스 해서 올린다.








접시와 컵은 작년 일본 도쿄 여행을 다녀오면서 프랑프랑 매장에서 사 왔다.







접시는 꼭 결혼해야만 하나씩 장만하는 게 아니라는,

싱글 때부터 하나씩 모아뒀다가 결혼할 때 들고 가면 되지 라는 생각으로 낑낑거리며

접시, 찻잔, 티팟, 유리컵을 바리바리 싸들고 왔었다.


덕분에 오늘 싱글녀의 살롱은 서울 어느 술집보다 멋진 술상을 차릴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인테리어를 결혼하면, 우리 집 사면 등등 나중으로 미룬다.

생각의 차이 일 순 있지만 


나중은 없다. 


나의 브런치 두 번째 글에서도 얘기하지만 현재 내가 살아가는 순간의 공간이 주는 가치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과소비가 아닌 이상 , 싱글이라고 지금의 인테리어를 뒤로 미룰 필요는 없다고 본다.








그리고 맥주는 칭타오.

양꼬치는 없지만 치즈를 올린 크래커도 나쁘지 않을 듯하다.





그리고 술집처럼 테이블용 미니 조명 하나.







술상까지 준비 완료.


혼술을 자주 하지는 않지만 이렇게 한 잔 할 때는 가끔 집이라는 곳이 참 고마운 곳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힘든 일상을 힐링해주는 편안한 존재.


집이 편하지 않으면 밖에서 돌다가 집에 와서는 잠만 자고 다시 나가기 바쁜 곳이 될 것이다.


다른 사람들의 집을 컨설팅을 해줄 때도  ' 편한 집, 쉬고 싶은 집'을 모토로 얘기를 해준다.

아무리 예뻐도 생활하는데 불편한 집은 금방 망가지고 쓸모없어지기 마련이다.

그건 귀신 나올 것 같이 정신없는 집이랑 별반 다를 게 없다고 생각한다.


살아가는 스토리를 담고 있는 공간 디자인.

그게 내가 하고 싶은 일이다. 


술 한잔 하면서 주절주절 말이 많았다.

그럼 난 혼술 후 이불속으로 쏙.





굿 나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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