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추럴 모던 #젊은 건축가들 #서부이촌동 #얼음 맛집
용산 서부이촌동은 아직 개발이 많이 일어나지 않아
예전의 용산의 색깔이 묻어나는 곳이다.
최근 1~2년 사이에 용산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내가 이사 온 이후로
신축 오피스텔과 아모레퍼시픽이 완공을 했다.
한산했던 용산의 거리가 회사원들로 북적이고
새로운 도로가 개통이 되기도 했다.
한데,
이렇게 삐까번쩍한 동네로 탈바꿈되는 동안에
이마트 옆의 서부이촌동 쪽 기찻길은
어떤 연유에선지 아직
개발의 손길이 닿지 않은 듯하다.
그 뒷골목을 걷다 보면 이런 곳에 카페가 있을까 싶은 곳에
요즘 용산에서 핫하다는
라고 하는 카페가 나온다.
그냥 걷다 보면 절대로 찾을 수 없는
눈에 띄지 않는 곳에 존재하는 '3층 로비'
쑥뜸방 건물 3층에 위치한다.
쑥뜸 냄새 가득한 건물에 들어서서
3층까지 좁은 계단으로 걷다 보면
새로운 세상이 열리는듯한 공간이 나타난다.
'세상에, 여기를 어떻게들 알고 이렇게 사람이 많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신기하게 사람이 많다.
SNS 덕분에 위치나 접근성이 중요한 시대는
더 이상 아닌 거 같다.
핸드드립 위주의 커피 메뉴와 티 종류로
음료가 구성이 되어 있었다.
간단한 쿠키 &브라우니 종류가 디저트로 있다.
마치 위스키와 같은 병 모양의 커피들
3F 로비는 건축사무소
사실 3층 로비는 건축사무소인
로비스트의 사무실이기도 하다.
건축가 친구 3명이 함께 시작한 건축사무소에
카페를 겸해서 시작을 했다고 한다.
감각 있는 공간을 제안한다는 백 마디 말보다
한마디 그림이 더 임팩트가 있는 듯하다.
이 공간에 와 본 사람들은 건축가들의 작업물을 직접
경험하고 작업을 의뢰할 수 있지 않을까?
건축 사무소 답게 건축의 거장인 르 꼬르뷔지에에 관한 책도 놓여있다.
컬러감이 맘에 든다.
전반적으로 따뜻하고 포근한 느낌의 공간이었다.
내장재를 건드리는 작업은 최대한 하지 않고
가구나 소품을 활용해서 공간에 아늑함을 주려고 한 것 같다.
오래된 건물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저 돌바닥이 그대로 살아 있는 걸 보면 말이다.
공간이 그리 크지 않지만
대형 테이블보다는 소파와 암체어를 배치하여
편안하게 앉아서 대화를 나누는데 집중하길 의도한 것 같아 보였다.
긴 대형 테이블이나 좌식 의자들이 줄줄이 놓여 있었다면
'로비'가 아니고 '라이브러리' 였겠지 싶다.
이름에 걸맞게 로비에서 간단히 대화를 나누는 모습들이
연출되고 있었다.
사실 나는 공간을 볼 때 비례감을 중요하게 보는 편인데
잘 지어진 공간일수록 이런 디테일에 민감하다.
창틀의 비례감
/
벽과 조명과의 비례감
/
테이블 상판의 비례감
같은 이런 사소한 부분 하나하나가
공간의 퀄리티를 끌어올리는 중요한 요소라는 것을
이 글을 읽는 사람들도 알 수 있었으면 좋겠다.
" 그냥 대충 해"가 통하지 않는
디자인의 세계라고 하고 싶다.
특히나 시각을 전공하는 친구들은 나보다도 더
백만, 천만 배 더 비례감을 신경 쓰고 작업을 하는데
생각해보면 웃긴 게 이렇게 미대 출신의 후배들이
회사에서 PPT 작성을 하다가 라인 하나의 두께를 가지고
한참을 고민하는 것을 보고 나 또한 손사래를 쳤던 기억이 있다.
당시에 우선순위가 아니었기에 대충 하라고 했지만
그 친구들은 아마 엄청난 고통을 느꼈을지도 몰랐었겠다는 생각에
피식 웃음이 나왔다.
드립 커피 & 디저트는 서비스
커피를 더 맛있게 즐기기 위해서
아주 귀여운 디저트가 함께 나온다.
그냥 커피보다는 단거와 함께하는 커피가
2배는 더 맛있으니까 말이다.
이 집의 특징 중 하나인
볼 얼음
커피를 먹는데 마치 위스키를 마시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한다.
개인적으로 너무 맘에 드는
연출이라고 생각한다.
알쓰도 즐길 수 있는
위스키, 아니 커피 타임
영롱한 색깔이 너무 예쁘다.
특히나 나는 이 날 혼자 이 공간을 방문을 해서
바 테이블에 착석을 했다.
마치 혼자 위스키 바에 방문한 고독한(?) 현대인처럼.
혼자 가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재밌는 공간이었다.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15길 19-19 3층
02-586-1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