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장 디자인조형창작_13
디자인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초기의 조사 과정을 끝내고 디자인 방향이 결정되면 머릿속에 있는 애매한 이미지를 명확히 하기 위하여 오징어 같은, 암몬조개 같은 식으로 어떤 상징적 표상을 정합니다.
여기에서의 이 ‘오징어’나 ‘암몬조개’를 ‘디자인 모티프’라고 합니다. 디자인 모티프는 디자인 초기의 애매한 혹은 막연한 상태를 구체화시켜 결과를 도출하기 위한 것으로, 요리로 생각한다면 일종의 ‘요리 재료’입니다.
그런데 가끔 이 재료를 그대로 식탁에 내놓는 경우가 있습니다.
어떤 학생이 자신은 ‘해파리’를 모티브로 조명을 디자인하겠다고 하고는 누가 봐도 진짜 해파리 같은 형상을 만들고 완성했다고 한다면, 이것은 어떤 요리사가 자신은 싱싱한 생선으로 맛있는 요리를 하겠다고 하고는 그 생선을 그대로 식탁에 올리는 것과 같습니다.
이 학생이 만든 해파리는 해양박물관에 전시할 수는 있으나, 멋진 디자인 조명으로 평가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디자인 모티브는 완성된 디자인에서 다른 사람들은 그 디자이너가 무엇을 모티프로 만들었는지 몰라도 무방합니다.
디자이너는 모티프로부터 조형 요소, 조형 요소들 간의 구성 원리, 색채와 질감의 조합에 따른 특성 등의 조형 특성을 관찰하고, 그 요소들을 통제하여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소재로 활용하는 것이지 모티프의 재현하는 것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