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영목 Apr 05. 2019

창의력의 종류
조형, 개념

제7장 디자인창의력_04

창의성도 유형에 따라 몇 가지로 나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조형 창의성과 개념 창의성은 다릅니다. 어떤 사람이 수학 문제를 푸는데 뛰어난 창의성을 발휘한다고 하여, 새로운 조형을 잘 만들어내는 것은 아닙니다. 또 새로운 콘셉트를 기가 막히게 잘 만들어 낸다고 하여, 새로운 조형을 잘 만들어 내는 것도 아닙니다. 

이는 사람마다 개념, 조형 창의력을 발휘하는 능력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개념을 잘 만들어내는 사람은 그 사람의 머릿속에 개념들이 명확하기 때문에 서로 다른 2가지 이상의 개념들 간의 단어 하나하나의 의미의 같고 다름과 문장 전체가 의미하는 뜻을 정교하게 이해하기에 같고 다름을 분석해내며, 새로운 개념을 만들어낼 수 가있는 것입니다. 


언젠가 철학 학회의 발표를 본 적이 있습니다. 디자인학회와는 너무나 다른 것이 우선 ppt자료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발표자는 논문을 그대로 쭉 읽는 것이 발표였습니다. 그런데 이를 듣는 사람들은 눈을 지그시 감거나 심각한 표정으로 무언가를 적어가며 신중하게 발표를 듣는 것이었습니다. 


놀라운 것은 발표가 끝난 후였습니다. 질의자들은 ‘00페이지의 00째 줄에 사용된 00의 의미와 00페이지 00째 줄에 사용된 00의 의미가 어떻게 다른 것입니까?’와 같이 질의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놀라웠습니다. 디자인에서는 볼 수도 상상할 수도 없는 풍경이었습니다. 


그러나 바꾸어 생각해보니 만일 디자인을 진행하는 단계에 그 철학 학회에 참석했던 분들이 참석을 하였어도 저와 같은 경험을 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 위에서 3번째 ‘라’ 안의 외형에 ‘가’ 안의 저부분에 사용된 에지를 쓰면 어떨까요?‘ 혹은 ’‘마’ 안을 좀 더 부드럽게 하면 어떨까요?‘ 심지어 ‘뭔가 톡 쏘는 디자인이 더 있었으면 좋겠는데요. 지금은 디자인들이 안정적이긴 한데 뭔가 톡 쏘는 맛이 없네요’ 등등의 대화를 들으면 아마 철학자들은 제가 경험했던 것과 유사한 놀라움과 혼동을 겼을지도 모릅니다.      


창의력은 어떤 대상을 새롭게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따라서 그것이 글이면 글에 익숙해야 하고 그것이 조형이면 조형에 익숙해야 합니다. 조형에 대한 깊은 이해와 그 조형을 형성하는  세부적인 조형 요소들 그리고 그들이 만나는 규칙 등을 이해하고 있어야 조형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제가 창의력에서 이 부분을 따로 떼어내어 강조하는 것은 일부 학생들이 스마트한 머리가 있으면 창의력이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스마트한 머리가 있어도 경험에 의한 조형에 대한 깊은 이해가 없으면 절대로 새로운 조형을 만들어 낼 수가 없습니다. 

이것이 교수님들이 디자인 초반의 리서치와 콘셉트에서의 창의성 못지않게 조형 창작에 들어간 단계에서의 창의성을 중요하게 강조하는 이유입니다. 


콘셉트가 새롭다고 하는 것은 개념이자 의미이지 그것이 조형은 아닙니다. 콘셉트가 창의적인 것은 이제 비로써 새로운 조형을 만들어낼 기반이 마련된 것이고 그때부터 비로써 새로운 조형을 찾는 작업이 시작되는 것입니다.



디자인잡론 목차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