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은 모르핀·코카인·아편 등과 그 유도체로서 미량으로 강력한 진통작용과 마취작용을 지니며 계속 사용하면 습관성과 탐닉성이 생기게 하는 물질이다. 마약에 한번 취한 뒤 사용을 중단하게 되며 격렬한 금단증세를 일으켜 마약을 사용하지 않고는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게 되며, 종국에 가서는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폐인이 되게 하는 물질이다. 이런 물질이 의료 및 연구 이외의 목적에 남용되는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그 사용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로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 -두산백과 '마약'정의 中
언제부터인가 끊임없이 연예계에 화제 되는 이슈 중 하나가 바로 '마약 스캔들'이다. 누구누구가 마약 했다는 관련 기사들이 끊임없이 나온다. 그리고 마약을 한 이들은 어느 정도의 자숙기간(그들은 자숙이라 부르고 나는 휴식이라 생각한다)이 지나면 슬금슬금 얼굴을 내비치고, 다시금 나와 활동을 한다.
솔직히 나는 마약이 왜 위험한지, 왜 강력범죄인지에 대해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다. 단지 담배보다 중독성이 세다는 거? 마약에 취하면 환각이 보이며 술에 취한 듯 비틀거린다는 거? 그 정도다. 그리고 막말로 피해자가 없는 범죄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음주운전-미투- 빚투-병역비리-학폭 등 명확한 피해자가 존재하는 범죄에 비해 가볍게 여겼다. 도박에서 돈을 얻든 잃든 그건 도박판에서 벌어지는 일이지,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이들에게까지 그 피해가 침범되진 않으니까, 마약 또한 마약을 한 사람만 몸 버리는 거지 그 사람이 마약 했다고 해서 우리에게까지 영향을 주진 않으니까라고.
그러다가 최근 마약 논란이 다시금 이슈 되면서 친구와 관련 얘기를 나누었는데, 대화를 하다 보니 문뜩 대체 얼마나 마약이 중독성이 강하면 범죄임에도 불구하고, 연예계에서 매장당할 수있음에도 그렇게 할까 하는 의문과 함께 '마약 하면 대체 뭐가 그리 좋아서?'라는 궁금증이 생겨버렸다. 그리고 그 순간 마약 스캔들의 심각성을 깨달았다. 누구도 하면 안 되지만 특히 연예인들이 마약을 했다는 이슈가 많아질수록 사람들은 비난과 함께 마약 그 자체에 대한 궁금증이 은연중에 생기며, 해서는 안될 호기심과 상상으로 이어지게 된다는 것을, 그렇게 자꾸 터지는 마약 스캔들에 무감각해지고 호기심이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면 또 다른 범죄자가 나올 수도 있다는 것만으로도 마약은 엄청난 범죄라는 것을 말이다.
이렇게 마약의 심각성을 깨닫게 된 후, 나는 '마약'이라는 표현이 불편해졌다.
'마약'이 심각한 범죄임을 알면서도 우리는 맛있는 떡볶이를 '마약떡볶이', 불면증을 가시게 하는 편안한 베개를 '마약 배게'라고 부르며 찬사 한다. '마약'은 나쁘지만, 우리에게 '마약'이라는 표현은 어느새 좋은 의미로 쓰이고 있다. '끊을 수 없는 중독성'이라는 마약의 악질 특성이 장점으로 표현되는 것이 너무나 불편해졌다.
ps.
몇 년 전, 마약배게, 마약떡볶이란 표현이 유행할 때 썼다가 브런치 작가가 안되어 서랍 속에 넣어둔 채 잊고 있었는데, 요즘 들어 오래전에 썼던 이 글이 자주 생각나서 서랍에서 꺼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