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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주나 Apr 21. 2021

말레이시아 이민국

내가 여행자로 말레이시아에 입국한지도 벌써 1년이 흘렀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친절하게도 MCO가 연장될때마다 여행자들에게 비자 만료에도 패널티 없이 출국을 할수 있도록 유예기간을 줘왔다.

하지만 더 이상은 유예기간을 줄 수없다는 공지와 시간이 더 필요한 사람은 이민국에 가서 스페셜패스를 받으라는 뉴스


이때문에 나와 나의 친구들은 당황하는것도 잠시 얼른 각자 머문곳에서 가까운 이민국을 찾아서 예약해야했다.

유예기간이 만료되는 21일 전에 이민국 예약이 된다는 보장도 없었고, 나는 대사관에서 서포트레터를 받는것 또한 간단하지 않았다. 또 내가 있는 카메론하일랜드에서 가장 가까운 IPOH 이민국으로 가기 위해선 주이동이 필요해 경찰의 승인도 받아야했다. (현재 말레이시아는 코로나로 인해 사유가 없이는 주간이동이 불가하다)


역시 인생 쉬운것 하나없다.





Malaysia Cameron highlands

2021. 04. 20


나의 친절한 보스, 애런이 나를 위해 친히 이포까지 운전을 해줬다. 내가 있는 이 시골마을은 지금 버스터미널이 운행을 안해서 애런이 데려다 주지 않으면 갈 방법이 없다.


끝없는 꾸불길을 달려 가는데 2시간 오는데 2시간 결코 쉽진않다.

나는 애런에게 늘 멍청한 소리만 한다고 짜증나게 하지말라고 소리를 치는데 오늘만큼은 한없이 그를 친절하게 대했다.

일단 점심은 뭘 먹겠냐고 묻는데 나는 너무 긴장이 되서 입맛이 없어 비자를 받은 후에 먹고싶다고 했고 그 마음을 충분히 이해한다고 했지만 나를 레스토랑으로 데려갔다.

“여기 진짜 맛있어! 내가 맨날 오는곳이야”

하... 나의 보스는 여전히 멍청하다.





내 기준으로는 서류를 정말 꼼꼼히 준비했다고 생각했는데도 부족한것이 있었다.

당황해서 어찌할바를 모르는 나를 애런이 진정시키면서 말했다. “괜찮아, 필요한걸 말하면 내가 다 도와줄수 있어”

능숙한 말레이어로 내가 인터넷과 프린트를 쓸수 있게 도와주고 시간이 흐를수록 초조해 하는 나를 계속 진정시키면서 괜찮으니까 충분히 너의 시간을 가지라고 말해줬다.


그리고 친절한 이민국 직원들을 만나 그들은 내가 오랜시간 말레이시아에 머문것을 전혀 문제 삼지 않았고, 말레이시아가 좋으냐며 웃으며 농담까지 하는 레이디를 보면서 그제서야 긴장이 풀렸다.

무례한 직원들을 만나서 불쾌했다는 후기들을 아주 많이 봤는데 나는 참 모든것에 운이 좋다.


마침내 100링깃을 카드로 결제하고 내 여권에 드디어 스탬프가 찍혔다.

내 여권은 1년간 도장이 찍힌적이 없다.

이것은 국경을 넘을때 찍히는 도장도 아니고 고작 한달짜리 스페셜패스를 의미하지만 이것이 이렇게 감격스러울수가 있을까

단지 도장이 찍혔다는것만으로도 행복해졌다.




이민국을 나오니까 비가 그치고 구름사이로 해가 나왔다. 긴장이 풀리니까 미처 보지 못했던 하늘도 보이고 배가 너무 고프다. 필름카메라를 꺼내는 여유도 생겼다.


포장을 기다리면서 2링깃짜리 달달한 아이스커피를 원샷을 했다. 오랜만에 뜨거운 날씨에 아이스커피을 마시는 이 느낌이 그냥 좋았다.

이포는 맛있는 음식이 너무 많다. 다시 꾸불길을 달려서 돌아가야하기에 호스텔 식구들꺼까지 포장해서 돌아가서 먹기로했다.




다시 카메론하일랜드로 돌아가는길

주황빛 선셋을 한시간이나 볼수 있었다.

동그란 해가 선명하게 보이는 선셋을 보며 달렸다. 사진을 찍기위해 포인트를 찾아서 차를 세우라고 그렇게 말했는데 이미 해가 숨어 버렸다. 1분만 빨랐어도!!


하... 애런은 역시 멍청하지만 좋은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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