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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밤 비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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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주나 Sep 11. 2020

prologue

긴 여행의 시작

Spain barcelona


정확히 내 긴 여행의 시작은 2018년 10월30일이었다. 오늘로 거의 2년이 다 되어 간다.


내 집도 감옥같았고 내일의 해가뜨는게 끔찍했다. 그저 일개미로 살았다. 스트레스가 머리끝 폭발직전에 도망왔다. 이대로라면 내가 죽겠구나 싶었고 이대로 죽는다 하더라도 스트레스와 과로사로 한국땅에서 죽고 싶지는 않았다.


도망의 시작은 태국 방콕이었다.
당일새벽에 발권이 가능한 아무곳의 티켓을 샀다. 짐을싸고 날이 밝자마자 집을 나섰다. 정신없는 하루를 보냈다. 공항버스까지 한번 놓치고는 비행시간을 한번 변경까지 해가면서까지 무리해서 출발했다. 나는 그날이 아니면 안될꺼 같았다.

밤비행기를타고 아침에 카오산로드 호스텔에 도착하자마자 씻고 잠이 들었는데 25시간을 자버렸다.

눈을떠보니 ‘아 맞다 나 지금 방콕이지’

그때 그 기분은 아직도 생생하다.

그렇게 3개월만 현실에서 도망치자는 생각으로 왕복 티켓을 사서 떠났는데벌써 2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현실도망자에서 자유로운 배낭여행자 된것이다.


어제 바닷가에서 처음 만난 친구와 인사를 나누는데 나의 웃는 얼굴이 정말 좋다고 말했다.

"응? 내가 웃는 얼굴이야?"

나는 처음 들어보는 소리였다.

늘 화난 표정, 피곤한 표정, 아프고 예민해보이는 얼굴, 이것들이 나를 대표하는 얼굴이었다.

그리고 집에 돌아가 거울을 보았다.

거울속에 정말 웃는 내가 있잔아?

많이 회복되고 건강한 내가 보였다.


나는 건강해졌다.

그래서 아직 돌아갈 생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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