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가 아빠의 딸 4
지난 목요일 아내와 함께 입원한 후로 병원에서 계속 지내다가
오늘 처음 일하려고 밖으로 나갔다.
오후 일정이라 오전에 아기 면회를 갔다.
인생 3일 차 아기는,
어제보다 얼굴의 윤곽이 더 또렷해졌고
무엇보다 얼굴에 보조개가 들어갔다.
자기 이름도 아직 모를 아기가
우리 둘의 아이인 것을 이미 몸으로 증명하고 있었다.
아이가 눈을 뜨기 전 살짝 쌍꺼풀이 올라오더니
검정 눈동자로 바로 나를 응시하기 시작했다.
이건 수동적 정보의 입력이 아닌
진짜 정보를 받아들이고 파악하는 눈이었다.
벌써?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빠르지 않은 템포로 나와 아내를 번갈아가며 보았다.
아내는 수술의 아픔도 잊은 채 바라보고 셔터를 눌렀다.
아이를 볼 때만큼은 하나도 안 아프단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이 아이가 벌써
엄마의 아픔을 어루만져주었다.
긴 발가락을 보니 엄마 거다.
이렇게 온몸이 꼴라쥬처럼 우리의 부분 부분으로
결합되고 꾸며져 있는데, 신기하면서도 감사했다.
이제 지구에 왔으니
지구 시간에 맞게 먹고 자고 울면서 표현할 것이다.
이 행성에서의 첫걸음은 오늘 시작된다.
인생 4일 차,
우리 집으로 드디어 아이가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