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읽어 주저하지 말라
지하철에서 만난 분
지하철 택배 아들 이야기
지하철 택배는 지하철을 무료로 이용하는 노인 분들이 많이 하신다. 그분들은 교통비가 무료여서 택배사에서 지하철 택배에 노인 분들을 고용하여 택배 물건을 배달시킨다.
내가 다리를 절며 노약자석에 앉으니, 지하철 택배 하시는 분(복장에 지하철 택배라는 조끼를 입고 있었다.)이 내 옆에 와서 앉는다. 나를 보며 왜 다리를 저냐고 물으신다.
“뇌경색으로 쓰러졌고, 후유증이 남았습니다.”라고 말씀을 드렸다.
내 나이를 묻고는 내가 꼭 자기 아들 나이인 것 같다면서. 이야기를 이어 가신다. 지금은 ‘근무력증’으로 따로 나가 산다고 한다. 지난날 아들이 결혼한다며 데려 온 여자를 반대했다면서 지금은 그게 너무도 마음에 걸린다고 하신다. 마음의 문을 닫고 집 밖으로 안 나온다고 하신다. 듣다 보니, 마음이 너무 안타깝다. 시간이 지나면 병도 나을 것이며, 마음의 문도 열거라며 위로 아닌 위로를 드렸다.
“그렇게 됐으면 좋겠네.”
“꼭 그렇게 될 겁니다. 힘내세요.”라고 말하며 나는 환승을 위해 그 열차에서 내렸다.
병은 사람을 나약하게 만든다. 위축되게 만든다. 그러나 용기를 가지고 힘을 내어 살아가야 한다. 살아 있는 한 희망은 있고, 그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다 보면 어느 순간 그 희망대로 되어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거꾸로 읽어 주저하지 말라
장애를 가지고 살아가는 것은 신체적,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다. 육체적인 피로감이 쉽게 찾아오고, 그에 따라 정신적으로도 많이 약해진다.
한 번은 친구 직장 근처로 찾아가 점심을 같이 먹고 헤어져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오른발을 심하게 절어서 버스를 타기 어렵다. 버스는 장애인에게 지하철보다 많이 위험하다. 급정거도 있고 그럴 때마다 심하게 흔들린다. 사람이 많으면 더욱 곤란해진다. 손잡이를 잡으면 그걸로 버티는 데 그렇지 않으면 한없이 위험한 게 버스다.
지하철이 안전하다. 그래서 지하철로 돌아오는 길, 환승역 대림역에서 있었던 일이다. 조금만 걸어도 지쳐서 지하철 역사 의자를 찾아 앉아 있었다. 스포츠 가방을 멘 아저씨가 나를 따라 옆에 앉았다. 주섬주섬 가방에서 낱말카드를 꺼내 내 방향으로 보인다. 마치 나 보고 그 단어를 읽어 보라는 듯. 그 카드에는 '저주'라는 단어가 쓰여 있다.
순간 거꾸로 읽어 보니 주저라는 말로 보인다. 주저하지 말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고는 얼른 일어나 지하철도 들어오지 않는 데 서서 기다릴 요량으로 서 있었다. 그 아저씨도 따라 일어나며 전화통화를 하는 척하면서 갖은 '저주의 말'을 뿜어낸다. 다행히 지하철이 들어와 타니 그 아저씨는 따라 타지는 않는다.
건강했을 때는 겪어보지 않았던 일이었다.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약해진 틈을 타고 생긴 일이라 생각한다. 그럴 땐 거꾸로 생각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임을 깨닫는다.
"주저하지 말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