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의 시간을 잇는 그리움의 송년
우리는 평소에 자주 모이지 않고, 각자의 바쁜 일상 속에서 서로를 만나기 쉽지 않지만, 연말이 되면 왠지 모를 아쉬움에 송년회 일정을 조율하게 된다. 올해는 벌써 세 곳의 모임이 잡혔다.
"한 해 동안 건강히 잘 지냈는가"라는 안부 인사와 함께, 1년에 한두 번이라도 얼굴을 마주하며 웃고 이야기 나누자는 소중한 약속이 오간다.
퇴직하고 나서는 연락이 끊겼던 사람들이 하나둘 다시 손을 내민다. 오랜 친구이자 입사 동기였던 이들과 자연스레 다시 연결되는 순간들이다.
퇴직 후 1년이 지나면서 깨달은 것은, 진정한 우정은 언제나 간헐적이지만 깊고, 주로 초상이 있을 때 다시 만나게 된다는 사실이다. 부고의 소식에 발길을 옮겨 장례식장에 가서 마주치는 얼굴들이 안쓰럽고도 반갑다.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 위로가 되기에, 무심히 지나칠 수 없는 소중한 시간이 된다.
지난 1년간 친구 부친상과 회사 동료 부친상, 그리고 또 다른 회사 동료 장인상을 다녀왔다. 인생의 무게가 점점 더 무겁게 느껴지는 나이임을 실감한다.
이처럼 세월이 흐르면서 장례식장을 찾는 횟수는 늘지만, 그 안에서 우리는 삶과 죽음, 그리고 진정한 만남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그래서인지, 송년회 자리에서 나누는 따뜻한 대화와 웃음이 그 어느 때보다 소중하고 간절하다. 서로의 삶을 응원하며, 내일을 향한 희망을 품는 그 순간이야말로 우리가 다시 만나야 하는 이유다.
오늘도 행복하세요.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