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의 요리생활
아내의 친구는 요리를 잘한다.
손맛이 좋은 편이다.
음식과 식재료 공동체에 속한
그들은 시골에서 공수했거나
직접 만든 것들을 종종 나눈다.
내 동생이 보내준 신선한 참나물이
이웃에 널리널리 퍼졌다.
어떤 이는 무쳐먹고
또 누구는 삶아서 나물로 해 먹었다.
참나물 향이 좋았던 아내의 친구는
김밥을 말았다.
남편과 아들 둘이 맛있게 먹고
건강해 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정성껏 준비했다고 한다.
하지만, 초딩 입맛에 가까운
삼부자는 아내 친구의 김밥이
별로라며 타박을 했고,
마음이 상한 나머지
김밥 두 줄을 아내에게 쾌척했다.
때마침 점심 찬거리가 없던 나는
덕분에 한 끼를 때울 수 있었다.
삼부자의 타박이 무색할 정도로
김밥은 모양도 맛도 일품이었다.
이렇게 훌륭한 김밥을 마다 한
그 삼부자가 이해가 되진 않았지만
취향은 취향이니 존중하고…
점심 끼니를 해결하게 해 준
아내의 친구를 위해서
나는 자두나무 수제 도마 위에
예쁘게 올리고
사진을 찍어서 보내주었다.
남편과 아이들에게
살짝 상한 마음을
잠시 위로받았으면 좋겠다.
김밥과 사진이 오가며
식재료와 음식의 공동체는
더 공고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