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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raetic sensibility Feb 10. 2021

피렌체는 둘이 가세요.


아르노강이 칸초네에 물드는 저녁.

찬 기운이 들어 스카프를 꺼내 두릅니다.


상상의 안경을 쓰고 이탈리아. 피렌체로 떠나봅니다.


강가에선 저마다 사랑을 속삭이는데 곁에 아무도 없어 젤라토를 샀어요. 손에 뭐라도 들고 있어야 자연스럽잖아요. 먹는 척, 구경하는 척 훔쳐보았죠. 단테의 것이 아니더라도 베키오 다리에는 사랑 이야기가 흔해서 이곳에서의 키스라면 더 달콤할지도 모르겠어요.


슈퍼에서 산 3유로짜리 와인을 가슴에 안고 미켈란젤로 언덕으로 갑니다. 야경을 보려면 높은 곳을 찾아야 해요. 피렌체에서는 그만한 곳이 없지요. 이곳에도 온통 연인들뿐이지만.. 심술은 그만두기로 했어요. 아름다운 것은 그저 아름답게 보기로 합니다.


와인은 야경 맛이고요. 야경은 와인 맛이에요. 자정이 가까워져 오는데 거리의 악사는 연주를 쉬지 않고, 새들도 흘리고 간 부스러기를 주워 먹느라 바빠요. 피렌체는 한시도 잠들지 않을 것처럼 빛이 나요.


한낮 같은 시뇨리아 광장에서 금발 머리 남자가 피아노를 연주합니다. 그 너머로 흰 석상이 늘어서 있는데 헐벗고 있어도 하나도 안 야해요. 이제 조금만 더 가면 멧돼지 동상이에요. 내내 손에 쥐고 있던 동전은 한쪽 다리를 높이 들어도 입안으로 넣는 게 쉽지 않겠어요. 그게 뭐라고 두근거려서 몇 번이나 자세를 고쳐봅니다. 결국 멧돼지 입속으로 들어가긴 했는데, 나는 미간을 찌푸린 채 우는 양 웃습니다.


떠나간 당신을 생각하며 던졌는데 어쩌나 하고요.

이제 아무 사이 아닌 데, 다시 오게 될지도 모른데서요.


================ + =================



혹시.. 그런 경험 있으신가요.


있던 일이 없던 것처럼...

사진을 하나도 찾을 수가 없을 때...


어흥... 지금 제가 그래요

온 집안을 뒤져도 외장하드는 없어

다음 클라우드는 종료된 지 이미 오래

이것이 디지털의 단점인가요.

너무 쉽고.. 그래서 쉬이 버려지는...

문득... 아날로그가

그리워집니다.


생생한 피렌체의 사진을 올리고 싶었습니다. 제 그림으로나마 조금...느껴보세요.
유럽을 여행했던 사진들은... 이제 책에서만 조금 볼 수 있을 뿐.. 아 똑땅하네요 증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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