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좋은 부부되기 연습

by 김태선

코로나 19로 중단한 그림 공부를 다시 시작했다. 첫 수업시간!

비슷한 또래가 많겠거니 생각했는데, 연배가 높은 분들이 많아서 놀랐다. 77세의 남자 회원분은 1년 정도

수채화를 배우셨다는데 그 솜씨가 수준급이다.

"나이 먹었다고 집에만 있으면 안 돼요. 취미를 갖고 다녀야 건강하고 덜 늙는다고..."

그림도 그리고 악기도 배우고 이것저것 취미생활을 해서인지 열정과 활기가 넘치고 젊어 보였다.

칠 순 가까운 여성 회원분도 그림과 중국어. 영어공부까지 한다고 하니 대단하고 존경스럽다.


노년인구, 은퇴인구가 증가하고 있고 노후와 은퇴 고민을 하는 사람들도 많다. 60살에 은퇴하고 90살까지

산다고 가정했을 때 은퇴 후 30년 넘는 시간을 부부가 함께 보내야 한다. 오랜 시간을 사이좋은 부부로

살기 위한 준비와 연습이 필요할 것 같다.

은퇴 후 사이좋은 부부로 살기

일본의 노후 전문가 오오에 히데키 씨 한 인터뷰에서

“이미 오래 산 부부니까 은퇴해도 다 이해해 주는 게 당연하다는 생각은 곤란하다”며 “불필요한 감정 다툼을 하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지기 전에 은퇴 부부의 공생(共生) 법칙을 알아 둘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가 제시한 은퇴 후 사랑받는 남편 되기

5계명은 다음과 같다.

첫째, 아내만 따라다니는 바둑이는 안된다.

둘째. 거리두기가 부부 사랑을 키운다.

셋째. 갑자기 친한 척하면 불편하다.

넷째. 부부 공통 취미는 없어도 된다.

다섯째. 아내를 직장 상사 대하듯 모셔라.


부모님의 모습을 봐도 맞는 말 같다. 아버지는 지방직 공무원으로 60세에 은퇴를 하셨고 머지않아 90세를

바라보는 나이가 되신다. 은퇴 후 30년 가까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셈인데, 아버지의 삼시 세 끼를 차리는

울 엄마의 수고로움이 크다. 아버지는 삼시세끼 거르는 법 없이 정해진 시간에 드셔야 하고, 외식은 할 마음이 전혀 없으시니 팔순 중반의 울 엄마는 그것이 불만이다. 연세도 있으셔서 내 몸 건사하기도 귀챦은데 하루 세 끼니를 꼬박 꼬박 차리는 것이 힘이 들 수 밖에...

"밥 안차려 줘도 돈 벌어오는 남편과 사는 니(너)가 제일 부럽다" 딸에게 내뱉는 부러움과 푸념이다.

"친구들은 남편이 세상을 떠나서 밥 차릴 걱정과 부담이 없는데..

나만 남편이 있어서 혼자된 친구가 가끔 부럽다"는 웃기고도 슬픈 얘기다.

또래 친구들도 남편이 밖에서 밥 먹고 온다. 어디 출장이라도 간다고 하면 얼굴색부터 밝아진다. 한 끼 밥

걱정에서 해방되는 것이 이토록 큰 기쁨과 자유를 주고,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밥은 남이 차려주는 밥이라는 말도 있다. "오늘은 또 뭘 해 먹지?" 직장맘 시절, 퇴근하면서 했던 가장 큰 고민거리는 밥이었다.

삼시 세 끼

지인이 여행을 간다길래 남편과 어디 좋은 데 가는 거냐고 물었더니 정색(?)을 한다.

"남편이랑 무슨 여행을 가요? 친구들이랑 가는 거지...

가족끼리 그러는 거 아니에요." (헐~~~)

(남편과 여행이 별로이고 부담스런 나이가 된 것인가? 벌써?)

"그래도 나이 들면 남편이 최고야. 잘해줘. 돈 벌어온다고 고생하잖아"

부부가 떨어져 지내는 시간이 길어 질수록 같이 있게 되면 서로를 부담스러워하는 것 같다.

맞벌이 부부로 떨어져 지낸 시간이 많다가 함께 살게 되었을 때 한 동안은 불편했고 싸웠던 것 기억이 있다. 이제는 함께 사는 것이 당연하고 그러려니 하고 살고 있지만..

사이좋은 부부 되기의 좋은 방법은 적당한 거리두기인 것 같다.

너무 대면 대면하지는 않되 서로의 시간과 취미를 존중해주고 절대 간섭하지 말고(참견과 잔소리를 포함해서)

상대에게 너무 의존하거나 기대지 말고 적당한 거리두기.


"당신은 은퇴하면 뭐 할 거야? 미리 취미생활 좀 만들어놓는 게 좋지 않을까?

골프는 나랑 같이 하니까 악기를 배우던지 서예 같은 것도 좋을 것 같은데 어때?"

"난 은퇴하면 낚시할 거야. 바닷가에서 실컷 낚시하면서 살고 싶어."

"그래, 인정! 그동안 가족 부양하느라 고생했으니 은퇴하면 하고 싶은 거 맘껏 하면서 살아도 돼.

마음껏 자유를 누리셔요. 간섭 안 할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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