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에 대한 잡담
도서관에서 책을 반납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문득 욕망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욕망'
나는 나의 욕망에 얼마나 솔직했던가? 그러고 보니 한 번도 내 욕망에 제대로 솔직해 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아니 분명 있었겠지.... 그래 그랬을 거다. 지금 내가 잊고 있을 뿐....
욕망에 솔직해지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적어도 우울할 일은 없을 거 같다.
내가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있다면 그것을 갖기 위한 분명한 행동을 할 테고, 이로 인해 그는 자신의 욕망에 가까워져 있을 것이다. (원하는 바를 얻기 쉽단 말이다.)
이런 사람이 내 주변에도 있다. 나는 Y를 떠올린다. Y는 착하지 않다. 나는 늘 궁금했다. 착한 사람이 복을 받아야 하는 것인데 왜 Y는 이렇게 돈이 많을까? 왜 그녀는 아프지도 않고 건강할까? 내 눈엔 그녀가 다 가진 사람처럼 보였다. 하늘도 참 무심하시지, 그녀의 고약한 심보를 안다면 그녀에게 이렇게 많은 부를 가져다주는 건 너무한 일 아닌가? 때로는 억울해하기도 했다. 문득 그녀를 지킨 욕망이 그녀를 건강한 부자로 만든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돈이 중요해.'
'돈을 지키려면 건강해야 해.'
'돈이 인생의 가장 큰 목표야'
'폼나게 살아야 해'
'아래는 보지 마 위만 봐'
그녀는 자신의 욕망을 정확히 알았고, 솔직했다. 옆에서 보기에 눈에 거슬리는 점도 분명 있었지만 그녀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오직 자신의 욕망에 충실했다. 그래서 그녀는 원하는 부를 이뤘다.
그녀의 욕망은 자식에게까지 전파가 되었다. 좋은 집, 좋은 동네, 남편의 직업, 시아버지의 직업, 물려받은 유산, 시댁의 재산, 자신의 취미, 입고 있는 옷들 돈 있는 사람의 특권을 그렇게 과시하고 싶었다. (다른 방법이 물론 존재한다. 그녀의 방법이 옳았다는 것은 아니다. 존경받는 부자도 얼마든지 될 수 있다. 하지만 그녀의 목표는 only '부자'였다. '존경받는 부자' '선한 부자' 따위는 아니었다.
더 높이 올라야 했다. 더 화려한 곳에 깃발을 꽂아야 했다. 그녀는 아직도 그가 이룬 성취에 만족하지 못한다. 나보다 더 잘난 사람들만 그녀의 눈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조금 더, 조금만 더 나도 그들처럼!' 오늘도 그녀가 정한 목표에 다가가기 위해 열심히 기어오르고 있을 것이다.
그녀의 시선에선 발아래 있는 사람들의 인생은 부질없다. 저런 음식, 저런 환경에 만족하고 사는 그네들이 한심하다. '쯧쯧 저게 행복할까?' '어머나 쟤는 저러고 살 아이가 아닌데, 쯧쯧 가엽네....' 그녀의 기준에선 다른 사람들의 행복도 그저 가난한 사람들의 쇼맨쉽 일뿐이다.
욕망에 대해 이야기 중이었다.
그래서 그녀는 행복할까요? 적어도 자신의 욕망을 숨기고 사는 사람들보다는 그녀가 행복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반대로 '돈'에 대해서 말하면 유독 부끄러운 사람이 있다. 돈이 되는 일에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는 것을 그는 몹시 불편해한다. "허허 재미로 하는 거지, 돈 벌려고 하나?" - 왜 재미가 돈이 되면 안 되는 건가? -
"난 그런 거 관심 없다. " -왜 유독 돈에 대해서 이렇게 단호한가?
그의 태도에서 이중성을 본다. 분명 그는 오늘도 카드값 명세표를 신경 쓰고 있을 것이다. 이래도 돈 되는 일에 관심 없다고? 왜? 돈이 있으면 좋은 일이지 없으면 더 행복하단 말인가? 제발 솔직해져라. 돈이 필요하다고, 돈을 원한다고 말이야. 자신의 욕망에 솔직해지지 못하면 가장 괴로운 것은 자기 자신이다.
사실 이 말을 하고 싶어 글을 썼다.
욕망에 솔직하지 못하면, 마음 깊은 곳의 자신의 욕구를 모른 척 가면을 쓰고 살아가는 것과 같다. 그런 '척' 아닌 척, '척'하는 인생을 연기할 뿐이다.
이런 사람들은 우울이 깊다. 진짜 원하는 속마음을 어디에도 털어놓지 못하기 때문에 우울이 쌓인다. 욕망은 이런 것이라 생각한다. '진짜 내가 원하는 바로 그것! ' 이게 바로 욕망이다. 자신의 욕망에 죄책감 따위 갖지 말란 말이다. 체면 차리지 말란 말이다. 치열하게 자신의 욕망을 찾아내고 마주해야 한다. 그래야 자신을 만날 수 있다. 나를 찾아야 진짜 당신이 원하는 삶도 살 수 있다. 정신 건강을 위해서라도 적어도 나 자신에게만큼은 솔직해지자.
특히 돈에 대해서... 솔직해지자.
이 글은 나를 포함 돈에 대해서 이중성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썼다. 돈에 대해 여전히 있어 보이고 싶고, 고상해 보이고 싶은 나의 '척'을 본다. 이제는 이 고상함의 가면을 벗고, 적극적으로 행동하고 싶다.
나 돈을 원한다고, 부자가 되고 싶다고, 당당히 말하라. 솔직해져야 부자가 될 수 있다. 물론 돈이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되겠지만 이건 또 다른 이야기다.- '오늘의 주제는 자신의 욕망에 솔직해지라.' 그중에서도 돈에 대한 욕망! 이것에 대해서만 이야기하자.-
자신의 욕망에 솔직해져야 그 욕망을 이룰 수 있다는 말이다. 속 마음은 이런데, '아닌 척' 하지 말란 말이다. 욕망을 못 본채 하면 우울해진다. 자기 자신의 마음에 솔직해지자.
오늘의 핵심은 이것이다. 다른 건 다 잊어도 된다. 모든 것의 시작은 현상을 정확히 보는 것이다. 욕망을 확인하고 그것을 표출하는 것이 껄끄럽다면, 이렇게 내게 묻자. "왜 나는 내 욕망을 당당히 밝히는 것이 어려울까?" 내가 솔직해지지 못하는 마음 중에 하나가 '돈'에 대한 태도이다. 돈을 좋아하면 돈을 밝히는 사람, 욕심 많은 사람으로 보일까 봐 두려워하는 마음 때문이다. 이런 마음은 어디서 비롯되었을지 그건 자신만 안다. (어쩌면 모를 수도 있다.) 대게가 부모에게서 받은 선입견으로부터 비롯된다.
자신의 욕망을 제대로 확인했다면, 내가 가지고 있는 부정적인 생각의 기원을 찾고 싶을 것이다. 이걸 트라우마라고 하지. 자신의 트라우마를 확인했다면, 그다음 단계는 삶에서 부딪히며 직접 내 욕망을 성취해나가는 과정이다. 솔직해져야 직면할 수 있다. 당당히 원하는 것을 말하라. 그래야 삶에서 그것을 끌어들일 수 있다. Y는 자신의 욕망에 솔직했다. 그녀는 자신의 욕망을 현실에서 끊임없이 행동으로 옮겼다. 그녀는 자신의 욕망에 충실했기에 하나씩 이뤄지는 욕망들을 카운트하며, 자신이 꿈꾸던 미래에 한 발씩 다가갔을 것이다. 이것이 그녀가 부와 건강을 동시에 이룬 비결은 아닐까?
그러고 보니, 선한 부자가 되고 싶다는 목표는 아무나 갖는 것이 아니란 생각이 든다.
적어도 나에게는 그렇다. 아직 누군가에게 나누어 주고 싶다는 생각보다 나를 먼저 채우고 싶은 생각이 드니... 아직 내 잔이 채워지지 않았단 생각이 든다. '난 욕심이 많구나. 갖고 싶은 것이 많구나.' 이런 나도 인정해주자. 누구는 얼마를 벌어서 몇 프로를 기부한다는데, 나는 아직 나누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으니 이거 엄청 민망한 일 아닌가? 부끄럽게 생각하지 말자.(민망한 마음이 든다는 것도 일단 접수, 이 또한 나누고 싶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나의 또 다른 욕망일 것이다.) 얼마만큼 벌어야 나누고 싶은 마음이 드는지, 그것도 확인해 보고 싶네. 그러니 돈 많이 벌자.
내 친구 N이 "나는 몇 십억으로는 모자라 몇 백억 대의 부자는 되어야겠어."라는 말에 울렁증이 일었던 때가 생각난다. 그때 그녀의 말에 멀미가 났지만, 어쩌면 그렇게 솔직히 말하는 그녀의 당당함이 부러웠는지 모르겠다. 그렇게 말하는 그녀가 진짜 그런 부자가 될까 봐 살짝 조바심도 났었다. 질투가 났다. 질투에 숨은 나의 욕망을 그땐 알아차리지 못했다. 고상한 척하고 싶었다. (글을 쓰면서 곳곳에 내가 가졌던 생각의 오류들을 발견한다. 이런 모순 투성이!
)
2022년 이제는 나의 욕망에 솔직해지련다.
누구도 의식하지 않고 일단 내 욕망에 집중해보련다. 이게 채워져야 나눔도 베풂도 가능할 것 같다. 적어도 난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