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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만렙백수 윤준혁 Jul 07. 2019

젤나가와 첫 번째 자손 프로토스

젤나가와 첫 번째 자손 프로토스의 이야기 - 스타크래프트 인문학

*스타크래프트 인문학 3화 "젤나가와 저그의 스토리"

https://brunch.co.kr/@herman-heo-se/67

*스타크래프트 인문학 4화 "테란 연합의 등장과 세 종족의 조우"

https://brunch.co.kr/@herman-heo-se/68

본 글은 스타크래프트 1 - 오리지날 까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스타크래프트 2 공허의 유산 - 젤나가의 탄생


젤나가(XEL'NAGA)와 '무한의 순환'

  스타크래프트의 세계관을 이해하기 위해선 신, 창조주 혹은 절대자라고 할 수 있는 '젤나가(XEL'NAGA)'를 먼저 이해해야 하는데... 프로토스의 칼라니아어로 "먼 곳에서 온 탐험가들"부르는 젤나가는 생명이 탄생하기도 전에 아니 우주와 행성이 만들어지기도 이전에  공허에서 왔다고 전해집니다. 이런 젤나가의 목적은 '우주에 생명을 씨앗을 뿌리는 것' 그리고 '새로운 젤나가의 탄생을 통해 무한의 순환을 영속시키는 것'입니다.

   그들이 생명을 뿌린 종족들 중에서는 선택을 받은 두 종족이 나타나게 됩니다. 하나는 무엇으로도 변할 수 있는 불굴의 정신을 의미하는 순수한 정수(Pure of Essence) 다른 하나는 엄청난 잠재력을 바탕으로 젤 나가의 정수를 품을 수 있는 존재인 순수한 형체(Pure of Form)입니다. 두 종족은 진화를 거듭해 순수한 정수와 순수한 형체를 발전시켜가며 운명의 날에 고대의 젤나가를 찾아가면 고대의 젤나가는 두 종족을 융합한 뒤 남은 그들의 정수를 부여한 뒤 승천하게 되고, 새롭게 태어난 젤나가들은 구세대의 젤나가처럼 다른 은하계로 가서 생명의 씨앗을 뿌리는 걸 반복합니다. 이것이 바로 젤나가가 '무한의 순환'이라고 부르는 시스템입니다.





프로토스의 고향 아이어의 모습 - 내 목숨을 아이어에 My life for Aiur



첫 번째 자손 프로토스

  하지만 이런 '무한의 순환'이라고 하는 시스템에 불만을 가진 '아몬(AMON)'이라는 자가 나타납니다. 젤나가의 구성원중 하나였던 아몬은 무한히 반복되는 순환의 과정에서 그들이 겪게 될 고통(위험, 갈등) 역시 무한히 순환되는 것에 불만을 가졌으며, 순환의 고리를 끊어내는 것이 위와 같은 고통에 대해서 해방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또한 위대한 신이 되어야 할 젤나가가 인도자 역할에 머무는 것이 못마땅했던 아몬은 다른 젤나가들이 잠든 사이 아몬을 추종하는 세력들과 함께 우주로 나서게 됩니다.

  그런 아몬이 제일 처음으로 한 일은 유한한 자신의 수명을 대신해 살 수 있는 '숙주'를 찾는 일이었고 '무한의 순환'의 시스템과 같이 '순수한 정수' '순수한 형체'가 필요했습니다. 그렇게 두 조건을 찾아 우주를 탐험하던 중 코프룰루 주변에 아이어(AIUR)라는 행성에서 놀라운 생명체를 발견하게 되는데 뛰어난 육체적 조건에다 긴 수명은 물론이고 사이오닉 능력으로 의사소통을 하고 있었습니다. 아몬과 그의 추종세력은 직감적으로 이 종족이 '순수한 형체'임을 깨닫게 되고, 이들의 진화를 촉진시키고 문명의 발달에 노력했습니다. 또한 아몬을 신으로 섬기는 이 종족에게 그들이 '첫 번째 자손'이라는 의미로 '프로토스'라는 이름을 지어줍니다.






스타 1에서 케이다린 수정의 모습


젤나가와의 이별과 영원한 전쟁

  그렇게 만들어진 첫 번째 자손은 아몬의 도움으로 눈부신 성장을 할 수 있었고 아이어 행성 전체를 지배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점점 아몬의 통제를 넘어서게 됩니다. 결국 아몬과 그의 추종자들은 아이어와 프로토스를 남겨두고 두 번째 자손을 향해 떠납니다.

  그동안 프로토스라는 종족일 지원해주고 보호해주었던 젤나가들이 떠나자 젤나가가 떠난 이유가 무엇 때문인지에 대한 고민을 하기 시작했고, 곧 이 고민은 "네 탓에 젤나가가 떠났다."와 같은 동족 간의 싸움으로 번지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프로토스의 암흑기이자 프로토스 역사상 최악의 내전이었던 영원한 전쟁(Aeon Of Strife)입니다.

  영원한 전쟁 도중 한 프로토스는 왜 젤나가가 프로토스를 떠났으며, 프로토스에게 부족한 것은 무엇인가를 고민하며 젤나가의 유산을 탐사하던 중 사이오닉 에너지를 발산하는 신비한 수정 '케이다린 수정' 발견하게 됩니다. 이 수정의 에너지를 그들이 가진 신경삭에 흘려보내는 것을 통해 그들의 모든 기억, 감정,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칼라(KHALA)'라는 정신 체계를 구축할 수 있었습니다. 칼라의 발견은 그동안 서로를 원망하고 싸우던 그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화합할 수 있게 도와주었습니다. (그래서 입을 사용할 일이 없어져서인지... 입이 퇴화한 모습을 볼 수 있는게 아닐까요?...)





라자갈의 초상화 스타1(왼), 스타2(오)

암흑 기사단(DarkTempler)과 아둔

  서로의 기억과 감정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완벽한 의사소통'의 단점이 무엇일까요? 바로 자유의지가 없어지는 것입니다. (짝사랑도 할 수 없겠네요... 이미 다 알고 있을 테니...) 프로토스 종족 중에서도 이런 전체화 된 칼라의 정신 체계를 거부하는 프로토스들이 하나씩 생겨나기 시작합니다. 그들은 칼라에 연결된 자신들의 신경삭(Nerve funiculus)을 스스로 잘라버려서 연결을 끊어버립니다. 프로토스의 종족과 직결된 문제를 의결하던 대의회에서는 이들을 이단이라고 판단하고,  젊고 유능한 집행관 '아둔(ADUN)'에게 이단을 처단하라고 명령을 내립니다. 물론 또다시 동족 간의 혈투가 벌어지는 것을 원치 않았던 대의회는 아주 은밀하게 처단할 것을 주문합니다. 아둔은 그의 손으로 직접 처단하기 이전에 그들을 만나보기로 합니다. 집행관인 그의 앞에 나타난 것은 어린 소녀 라자갈(RAZAGAL)이었습니다. 어렸던 그녀의 용기 있는 모습에 집행관인 아둔은 망설입니다. 결국 처단하는 대신 살려주는 자비를 베풉니다. 그리고 대의회의 눈을 피할 수 있게끔 빛을 굴절시켜 모습을 감출 수 있는 기술을 전수해 줍니다. 그렇게 그들은 다크템플러(암흑 기사단 Dark Templer)가 됩니다.


이렇게 저에게 큰 자비를 베풀어 주시다니……영원히 잊지 못할 겁니다. 고귀한 집행관 아둔이시여, 저는 당신의 충실한 제자가 되겠습니다. 그리고 당신께서 말씀하시는 것은 무엇이든 하겠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가 그럴 것입니다. 우리는 지식을 모아 우리의 안전을 지켜나가겠습니다. 그림자 속에 숨어 보이지 않게 남아 있겠습니다. 그리고 때가 되면 동족과 기쁘게 상봉할 것입니다. 우리는 동족을 상대할 마음이 없기 때문입니다."   - 라자갈




  하지만 다크템플러에게도 곧 위기가 찾아옵니다. 프로토스의 정신 체계 칼라는 또 하나의 특별한 기능이 있었으니... 바로 사이오닉 에너지를 제어하는 것이었습니다. 칼라가 없는 사이오닉 에너지는 통제 불능한 핵무기와 같았죠 호기심 많던 몇몇 다크템플러에 의해서 사이오닉 에너지가 폭발하는 사건이 일어났고 이 사건으로 인해 대의회에게 암흑 기사단은 발각됩니다. 결국 암흑 기사단에게 추방명령이 내려졌고 그들은 이주를 준비했습니다. 암흑 기사단 이주하는 날 갑자기 대의회와 다크템플러 사이에 격렬한 충돌이 일어났고, 아둔은 칼라의 힘과 다크템플러에게 알려준 공허의 힘을 합친 '황혼의 힘'이라고 불리는 힘을 이용해 마지막 다크템플러가 우주선에 올라탈 때까지 지켜주게 됩니다. 그리고 곧 아둔은 그 에너지에 휘말려 에너지의 폭풍 속으로 사라지게 됩니다. 대의회는 젊고 유능한 집정관이 이단을 지키기 위해 싸웠다는 사실을 프로토스 종족에게 알릴 수 없어서 영웅의 존재로 남겨 이 사건을 덮기로 했고, 새로운 고향 샤쿠라스로 떠난 다크템플러들은 스스로를 네라짐(NERAZIM)이라고 부르며, 네라짐들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희생한 아둔을 기리는 새로운 인사법을 정하게 됩니다.




ADUN TORIDAS

"아둔게서 우리를 숨겨주시리라"

EN TARO ADUN

"아둔의 이름을 위해서"



주저리

- 스타크래프트 1에서는 생명공학을 발전시키기 위해 행성을 돌아다니며 생명체들을 진화시키며 유랑하는 과학자 종족이라는 설정이 있어서 프로토스와 저그의 창조주의 설정은 아니었으나 스타크래프트 2 공허의 유산에서 프로토스의 기원을 설명하기 위한 설정이 덧씌워지면서 사실상 '과학자 종족'의 포지션은 폐기된 상태이다.

- 프로토스의 이름은  헬라어(고대 그리스)로 '최초, 처음'을 뜻하는 프로토스(πρῶτος, protos)에서 유래했으며 작중 '첫 번째 자손(The Firstborn)'이라는 의미다. 대표적으로 고위직 명칭이었던 집정관(ἄρχων; Archon) 역시 헬라어이다.

- 두 번째 자손을 찾아 떠나는 젤나가와의 갑작스러운 이별이 당황스러웠던 프로토스는 그들이 섬기고 있는 신이었던 젤나가들을 보내지 않기 위한 발악을 한다. 떠나려는 함선을 공격하기도 하고, 젤나가를 죽이면서 협박하기도 하지만 결국 프로토스는 아이어에 남겨지게 된다.

- '영원한 전쟁(Aeon Of Strife)'의 배경을 차용해 만든 동명의 스타크래프트 유즈맵이 있었으며 이 유즈맵이 훗날 리그 오브 레전드, 도타, 카오스 등과 같은 게임에 영향을 주게 된다. 현재 다수의 영웅들이 전장을 두고 끝없이 싸우는 게임의 장르를 영원한 전쟁의 스펠의 앞글자를 딴 'AOS'라고 부르게 된다.



젤나가와 '무한의 순환' 시스템의 이해를 돕기 위한 아르타니스, 무한의 순환 임무 중

I... I see now. The xel'naga were the first, born with in the Void.

이제야… 보인다. 처음은 공중에서 태어난 젤나가였다.

Their sacred purpose was to cultivate life and perpetuate the Infinite Cycle.

그들의 신성한 목적은 생명을 일구고 무한의 순환을 영속시키는 것.

At a new universe's creation, they take a physical form. If destroyed,

they are thrust back into the Void.

새로운 우주가 창조될 때마다, 젤나가는 물리적 형체를 취한다. 그 형체가 파괴되면,

다시 공허 속으로 빨려 들어가지.

All of this time, they have waited for us assemble the Keystone and our way here...

지금까지 그 긴 시간 동안, 그들은 우리가 중추석을 조립해 이곳으로 찾아오길 기다려 왔다




It was here, from Ulnar, that the Xel'Naga began to seed the universe with life.

젤나가가 이 우주에 생명의 씨앗을 뿌리기 시작한 곳이 바로 이곳 울나르다.

They created us, just as they gave life to a numberless assembly of races in other universes.

그들은 수없이 많은 우주의 종족들에게 생명을 불어넣었다. 우리도 그중 하나였다.

Every time, they observe and identify the potential of their offspring... never interfering.

그때마다, 그들은 자기 자손들의 잠재력을 관찰하고 확인했다. 허나, 절대 간섭하지는 않았다.

The infinite Cycle will always be the same. Two races are destined to emerge...

one pure of essence, an indomitable spirit capable of change...

무한의 순환은 언제나 똑같다. 운명의 선택을 받은 두 종족이 나타난다…

하나는 순수한 정수, 무엇으로도 변할 수 있는 불굴의 정신…

and one pure of form a being capable of vast psionic potential,

able to house the essence of a xel'naga.

… 그리고 순수한 형체. 엄청난 사이오닉 잠재력을 바탕으로

젤나가의 정수를 품을 수 있는 존재.




Ahead of us... within a chamber of Ascension, the xel'naga have slumbered as civilization grew, fall and formed again.

문명이 자라나고 몰락하고 다시 태어나는 동안, 젤나가는 우리 앞에 있는 저 승천의 방에서 잠자고 있었다.

They will awaken when the two destined race arrive.

선택된 두 종족이 오면 젤나가가 눈을 뜨리라.

Then the elders among them all will give their lives to bestow their essence...

그러면 그중 가장 오래된 젤나가가 자신의 남은 정수를 부여할 것이니…

and pure of form and pure of essence

will be reborn as xel'naga,  shepherds of the infinite Cycle.

… 순수한 형체와 순수한 정수는

무한의 순환을 관장하는 젤나가로 다시 태어나리라.


#만렙백수 윤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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